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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초대석] 국내 최초로 가정의학 도입한 천안·아산충무병원 윤방부 회장“2023년에는 욕심을 버리고 그럭저럭 잘 살아 보세요!”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사진 | 아산충무병원 제공】

영서의료재단 천안·아산충무병원 윤방부 회장(80세)은 국내에 가정의학을 도입하고 뿌리내리게 한 주역이다. 1970년대 후반, 미국 미네소타대학교로 간 윤방부 회장은 그곳에서 가정의학 전문의를 취득한 후 귀국해 대한가정의학회를 창설했으며, 초대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가정의학을 전문과목으로 법제화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선 결과 ‘가정의학과’는 1985년 국내 23번째 전문과목이 되었다. 세계가정의학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한 윤방부 회장은 전 국민이 가정의학과 의사를 주치의로 두어야 한다는 주장을 오랫동안 해오기도 했다.

2008년 연세대 의대에서 정년퇴임을 한 윤방부 회장은 현재 아산충무병원 가정의학과에서 진료를 보며 녹색재단 녹색건강제품 심의위원회 위원장, 담배 연기 없는 사회를 위한 연구회(KASS) 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여든의 나이에도 매일 아침 충남 아산행 기차를 타고 8시면 병원에 도착해 진료를 시작한다. 진료가 끝난 후에는 국민 건강을 위한 일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힘을 보태고 있다.

국내 가정의학 창시자 윤방부 회장에게 희망찬 2023년을 건강하게 보낼 방법을 묻고 답을 들어봤다.

Q. 2018년에는 담배문제시민행동을, 2021년에는 담배 연기 없는 사회를 위한 연구회를 발족하셨습니다. 유독 흡연 문제 해결에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윤방부 회장: 딱 잘라 이야기하면 흡연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질환의 위험 요소이며, 원인입니다. 반드시 흡연자를 금연하게 만들고 간접흡연으로부터 비흡연자를 보호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2018년 담배문제시민행동이라는 단체를 만든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담배문제시민행동은 담배 문제로부터 국민 건강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정책적인 대안을 만드는 시민단체입니다. 담배 문제를 해결할 정책을 제안하려면 그에 맞는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2021년 5월에 담배 연기 없는 사회를 위한 연구회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국민 건강을 위해서는 흡연자가 담배를 끊게 만들어야 하며, 관련 정책과 시스템을 개선해야 합니다. 또 담배에 중독되어 못 끊는 사람을 덮어놓고 비난만 할 게 아니라 도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담배 연기 없는 사회를 위한 연구회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담배의 유해성을 분석하고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차단 방법, 흡연자의 건강 관리법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Q. 담배 문제 외에도 녹색재단 녹색건강제품 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최근에는 제1회 은둔환자 지원 확대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좌장을 맡는 등 국민 건강을 위한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계십니다. 진료를 보면서 외부 활동까지 병행하면 고되지 않으세요?

윤방부 회장: 누구든지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고 살자는 게 제 지론입니다. 인연이라는 것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잠깐 만났던 사람도 언젠가는 다시 보게 됩니다. 잠시 인연이 닿더라도 인간관계에 최선을 다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상황이 허락하는 한 돕고 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이것도 일종의 투자고, 좋게 말하면 그저 인생을 사는 방법입니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만큼 재미있는 일이 있을까요? 그래서 지금도 재미있게 살고 있습니다.

Q. 어떻게 하면 회장님처럼 노년에도 활력이 넘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지 묻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강조해 온 건강법이 많겠지만 2023년 새해에 건강을 위해 꼭 해야 할 3가지를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윤방부 회장: 저는 오래전부터 건강하게 살려면 ‘6S’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왔습니다. 6S를 간단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만족하며 사는 것입니다(satisfaction). 만족하고 살면 병이 안 생깁니다.

둘째, 배우자와 잘 지내는 것입니다(spouse). 배려하고 이해하고 노력해야 큰 갈등 없이 살 수 있습니다.

셋째, 스포츠를 즐기는 것입니다(sports). 건강하게 살려면 운동은 필수입니다.

넷째,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selfish). 자기만 위하면서 살라는 게 아니라 나를 우선으로 두고 살아야 합니다.

다섯째, 스트레스를 다스릴 줄 알아야 합니다(stress). 노력으로 안 되는 일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내려놓아야 합니다.

여섯째, 건강검진을 꼭 해야 합니다(screening). 빼먹지 말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6가지 건강 습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습관을 꼽는다면 단연 ‘만족’입니다. 그래서 2023년 새해에는 만족하는 삶을 첫 번째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규칙적인 운동이고, 세 번째는 무엇이든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먹기입니다.

Q. 반대로 2023년에는 꼭 고쳐야 할 건강에 나쁜 습관은 무엇일까요?

윤방부 회장: 첫 번째로 고쳐야 할 나쁜 습관은 음식 타령입니다. 음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지 말고 뭐든지 골고루 감사하면서 먹어야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비싸고 좋은 음식만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형편대로 맛있고 즐겁게 먹으면 됩니다.

두 번째 고쳐야 할 나쁜 습관은 의사가 아닌데 의사 노릇을 하는 것입니다. 증상만 보고 어떤 병이라고 지레짐작해 스스로 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남의 병까지 진단해주기도 합니다. 여기에 근거 없는 건강 속설만 믿고 치료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위험천만한 ‘자칭 의사 면허’를 빨리 버려야 합니다.

세 번째 고쳐야 할 나쁜 습관은 불규칙적으로 사는 것입니다. 특히 잠을 일정한 시간에 자야하고 늦게 자면 안 됩니다. 밤에 뉴스를 꼭 본다는 사람이 있는데 나이 들어서 세상 물정을 너무 알려고 하면 골치만 아픕니다. 멜라토닌이라고 하는 수면호르몬이 가장 많이 나오는 시간은 밤 9시 30분입니다. 그래서 10시쯤 잠을 자는 게 좋습니다. 잠은 양보다 질이 중요합니다. 일정한 시간에 잠을 자면 푹 잘 수 있습니다.

Q. 나이가 들수록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나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있을까요?

윤방부 회장: 다들 나이가 들어도 한 군데도 안 아픈 완벽하게 건강한 삶을 꿈꿉니다. 병원에 안 가고, 약도 안 먹고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이 나이까지 살아보니까 완벽을 추구하며 사는 것보다 그럭저럭 잘 사는 게 나은 것 같습니다. 소화가 안 되면 소화제를 먹고, 노안이 심하면 안경을 쓰고, 통증이 있으면 진통제를 먹으면서 그럭저럭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의사로서의 경험인데 인명은 재천인 듯합니다. 죽고 사는 것은 하늘에 맡기고 욕심을 내려놓고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면서 아팠다가 나았다가 하면서 그럭저럭 살면 잘 살고 있다고 봅니다.

▲ 영서의료재단 천안아산충무병원 윤방부 회장은 국내에 가정의학을 최초로 도입했으며 대한가정의학회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Q. 해가 바뀌었지만 3년 가까이 코로나 유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전과 비슷한 일상을 살고 있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감염, 재감염의 불안이 존재합니다. 여전히 코로나와 함께인 2023년은 어떻게 사는 게 좋을까요?

윤방부 회장: 지금처럼 내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마스크를 잘 쓰고 쓸데없는 모임을 피하고 감염되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면서 살면 됩니다. 그리고 이제는 코로나를 특별한 병이 아닌 독한 감기쯤으로 생각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걸렸더라도 나으면 되고, 많이 아프면 치료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건강에 대한 조언을 들으면 보통 그동안 잘못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고쳐야 할 일투성이다. 윤방부 회장이 강조하는 ‘그럭저럭 인생관’은 그런 의미에서 인간적이다. 대부분 몇 군데씩 아팠다가 나았다가 하면서 그럭저럭 살아왔기 때문이다. 50년 넘게 의사로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며 얻은 통찰이 바로 그럭저럭 인생관이다. 윤방부 회장 역시 그럭저럭 살고 있지만 잘 살고 있다. 여든의 나이에도 하고 싶은 일을 실컷 하며 하루를 꽉 채워서 쓰고 있다.

누구나 늙고 언젠가는 아프다. 그것이 세월의 순리이고 모든 이에게 찾아오는 공평한 운명이다. 2023년 새해에는 완벽하게 건강한 몸을 갖기 위해 쏟아붓는 에너지와 죄책감을 조금 거두어내 보자. 그럭저럭 살고 있다면 우리는 이미 충분히 잘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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