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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체험기] 고혈압 약을 먹지 않고 노력했던 것들2023년 1월호 114

【건강다이제스트 | 문현정 작가】

2년 전의 일입니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속이 더부룩하고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한참이 지나도 증상이 가라앉지 않아 동네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의사는 윗배부터 아랫배까지 손으로 꾹꾹 눌러보더니 별 이상은 없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간호사에게 혈압을 재보라고 했습니다.

수동으로 혈압을 쟀는데 그 수치가 꽤 높았습니다. 수축기 혈압이 148로 나왔습니다. 의사는 “혈압이 이렇게 높은지 알고 있었냐?”고 물었습니다.

저 또한 믿기지 않는 수치였습니다. 2년에 한 번씩 꼬박꼬박 건강검진을 했었고, 그때마다 혈압은 늘 115 정도가 나왔던 터라 혈압에 대해서는 안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몸도 날씬한 편이어서 혈압이 높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의사는 10분 후 다시 혈압을 재라고 간호사에게 시켰고, 저는 밖에서 기다렸다가 또다시 혈압을 쟀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하게 혈압이 나왔습니다. 의사는 “고혈압 전단계도 아니고 고혈압이니 약을 먹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혈압이 높아서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더부룩했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 불현듯 어렸을 때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외가댁에서 자랐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 하루는 밖에서 누군가 큰소리로 외할머니를 부르면서 큰일 났다고 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쓰러졌다고 했습니다.

외할아버지는 고혈압으로 혈압이 높았지만 매일 저녁 친구 분들과 약주를 즐겨 하셨습니다. 돼지고기에 짠 김치를 안주삼아 거의 매일 술을 드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늘 얼굴이 불그레해서 집으로 돌아오셨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그랬던 외할아버지가 술을 드시다가 쓰러져서 병원으로 급히 옮겨진 저녁, 엄마로부터 듣게 된 외할아버지의 병명은 중풍이었습니다. 1980년대에는 뇌졸중이나 뇌출혈, 뇌경색이라는 말보다 중풍이라는 말이 더 널리 쓰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느꼈던 공포심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잘생기고 건강하고 풍채 좋던 외할아버지는 어느새 말이 어눌하고, 왼쪽 손을 못 쓰시고, 왼쪽 다리를 절며 걷는 쪼그라든 할아버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일순간에 변해버린 그 모습이 어찌나 어색하고 낯설었던지….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소통의 대가였고 늘 손주들한테도 다정다감한 말씀을 해주시던 외할아버지가 말이 잘 나오지 않아 ‘어버버’ 할 때는 기가 막혔습니다. 외할아버지는 그렇게 몇 년을 외할머니 고생을 시키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엄마도 30년간 고혈압 약 복용

외할아버지도 고혈압이었는데 외할머니도 혈압이 높아 늘 약을 드시곤 했습니다. 가족력 때문인지 저희 엄마도 50대 초반에 고혈압 진단을 받고 그때부터 고혈압 약을 늘 복용했습니다. 약을 복용한 지 3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지금도 고혈압 약을 먹으면서 혈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고혈압 약을 먹으면서 생기는 애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몸이 아파 병원에 가면 늘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것도 “고혈압 약을 먹느냐?”는 것이고, 또 “당뇨약을 먹느냐?”는 것입니다. 검사를 하려고 해도 물어보고 수술을 하려고 해도 꼭 물어봅니다.

엄마와 병원에 갈 때 이런 일을 늘 당하다 보니 저는 일찍부터 고혈압에 대한 공포심이 컸습니다. 그래서 늘 조심한다고 했는데 혈압은 소리 소문 없이 높아져 있었던 것입니다.

고혈압 전단계를 지나 이미 고혈압이라고 쐐기를 박던 의사가 고혈압 약을 먹어야 한다고 권했지만 저는 두통약만 처방받고 병원 문을 나섰습니다.

엄마가 고혈압 약을 30년 가까이 먹는 것을 보아왔던 터라 약을 먹기 시작하면 죽을 때까지 고혈압 약을 먹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고혈압 약 처방이 무슨 사형선고나 다름없이 느껴졌던 이유입니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는 약이 바로 고혈압 약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옆에서 엄마를 지켜보면서 갖게 된 생각이었습니다.

고혈압 약을 먹지 않고 혈압 관리법

혈압에 대해서는 일찍부터 경각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가족력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걷기 운동을 하면서 체중 관리는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 잊고 지냈던 것도 사실입니다. 특별한 증상이 없으니 무시하고 살았습니다. 혈압도 2년에 한 번 건강검진 때 체크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가슴 두근거림으로 혈압이 경고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나이 49세에!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중풍으로 돌아가시고, 외할머니도 수년간 혈압 약을 드셨고, 엄마도 30년 넘게 혈압 약을 드시고 계시고…그런 사실을 잘 알면서도 제대로 몸 관리를 하지 못한 저 자신에게 화도 나고 자괴감도 들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한순간에 평범했던 일상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먹는 것, 행동하는 것 모두가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말이 어눌해지고 몸이 마비되고 정신도 온전치 못한 상태로 살고 싶진 않았습니다. 또 죽을 때까지 평생 고혈압 약을 달고 살아야 하는 처지도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지난 2년간은 혈압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쌓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혈압에 좋은 음식도 공부하고 혈압에 좋은 운동도 실천하면서 하루하루 혈압 관리를 해오고 있습니다.

약을 먹지 않고 정상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제가 실천하는 방법은 크게 7가지입니다. 이 방법을 통해 저는 혈압을 정상으로 돌려놓았습니다.

▲ 문현정 작가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황톳길에서 맨발걷기를 꼭 한다며 혈압에 최고의 운동같다고 말한다.

1. 매일 1시간 걷기

매일 1시간 이상 꾸준히 걷기는 혈압을 낮추는 일등공신이 되어주었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상리공원에서 천천히 호흡하면서 매일 걷습니다. 크게 힘도 들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날마다 걷습니다.

2. 맨발 걷기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저는 1시간 걷기만으로 좀 부족한 생각이 들어 맨발걷기도 합니다. 수목원에 있는 황톳길에서 1시간가량 맨발걷기를 합니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맨발걷기를 합니다. 맨발걷기를 하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듭니다. 이건 정말 혈압에 최고의 운동인 듯합니다.

3. 하루에 8분 투자하기

등척성 근력운동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두 주먹을 꼭 쥐는 운동입니다. 편안한 자세로 서서 해도 되고 앉아서도 할 수 있습니다. 두 주먹을 쥐고 2분간 버티기만 하면 됩니다. 이 운동을 하루에 4번 이상 합니다. 하루에 8분 정도를 투자하면 됩니다. 이 운동을 한 달 이상 지속하고 나서 수축기 혈압과 확장기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꼭 권하고 싶은 운동입니다.

4. 284 호흡하기

TV에서 호흡기내과 교수님이 ‘284호흡법’을 알려주셔서 그걸 꾸준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2초 들이마시고, 8초 숨을 참고, 4초간 내쉽니다. 저는 맨발걷기나 그냥 걷기를 할 때 284호흡을 합니다. 들이마시고 숨을 참고 내쉬는 과정을 반복하며 운동을 합니다. 폐가 열리는 느낌이 나고 머리가 맑아집니다. 꾸준히 하면 숨을 들이마실 때 굉장히 시원합니다. 그러니 혈압이 떨어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겠지요.

5. 빨간색 음식 먹기

혈액의 색깔은 빨간색입니다. 그래서인지 빨간색 음식이 혈관에 좋다고 하더군요. 혈압에도 당연히 좋습니다. 저는 토마토를 즐겨 먹고 비트주스를 자주 마십니다. 혈관의 청소부라고 알려진 비트는 특유의 흙냄새가 나서 먹기가 곤란한데 사과와 당근을 첨가해 주스로 만들어 먹으면 흙냄새가 덜 나면서 맛이 아주 좋습니다. 시중에 파는 비트음료도 많으나 저는 집에서 갈아드시길 권합니다. 비트주스를 마시면서 혈압으로 생긴 두통이 사라졌습니다.

6. 7시간 푹 자기

저는 잠을 많이 자는 편입니다. 잠을 못 자서 피곤한 날이면 혈압이 올라가는 걸 직접 확인한 뒤로는 꼭 잠을 푹 자려고 노력합니다.

오후 4시 이후로는 커피를 마시지 않고 잠을 푹 자기 위한 노력을 엄청 많이 합니다. 침대 맡에 스마트폰 같은 기기를 두지 않고 잠을 푹 자기 위해 노력합니다.

7. 매일 혈압 재기

가정용 혈압계를 구입해서 아침에 늘 혈압을 잽니다. 병원에 갈 일이 있으면 거기서도 꼭 혈압부터 재봅니다. 갑자기 혈압이 높아졌던 것도 매일 혈압을 재지 않아서 위험성을 간과했기 때문입니다. 혈압이 서서히 오르고 있었을 텐데도 저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2년에 한 번 하는 건강검진만으로도 괜찮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저는 많이 후회합니다. 고혈압 환자는 매일 혈압을 재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노력이 효과를 나타낸 덕분일까요? 1년 6개월 이상 저는 정상 혈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혈압이 높을 때 찾아왔던 머리의 묵직함도 사라졌습니다.

현재 혈압은 115/75

아침에 일어나면 혈압부터 재보는 것은 요즘 저의 일상입니다. 요즘 저의 혈압은 115 /75로 나옵니다. 아주 정상적인 혈압입니다. 거의 2년간 해온 노력이 정상 혈압이라는 선물을 주었습니다.

저는 고혈압 약을 먹지 않고 스스로 한 번 해보자는 신념으로 지금도 생활하고 있습니다.

물론 언젠가는 약의 힘을 빌려야 할 때가 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약물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노력해서 정상혈압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의 제가 뿌듯합니다.

무서운 혈관병!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무서운 고혈압! 가족력이 있다면 피해 가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일상생활을 잘 관리하면 정상화시키는 것도 가능하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설령 약물의 힘을 빌려 혈압을 조절하고 있다 할지라도 일상의 운동과 좋은 음식 먹기를 꼭 병행하셨으면 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분들이 함께 건강하기를 기도합니다.

문현정 작가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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