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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 박사의 건강솔루션] 불임 해결의 색다른 시선2022년 11월호 p102

【건강다이제스트 | 김종길 의학박사(김종길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오랫동안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던 60대 여성이 있었다. 우울의 원인은 남편의 바람기 때문이었다. 남편도 그런 아내 때문에 진료를 받으러 왔다. 아내의 강박적 성격 때문에 힘들다는 거였다. 이 부부는 결국 파국을 맞았고, 재판에서 아내는 승소했다.

그런데 몇 달 후 그 여성은 걱정이 있다며 다시 우울증 치료차 찾아왔다. 걱정인즉 딸이 늦게 결혼을 했는데 임신이 안 되어서 불임클리닉에도 다녔으나 실패하여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불임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손쉽게 검증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중금속 여부부터 체크해 보았다. 다행히 딸 부부에게는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글리코당이 불임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 시도해 보도록 권유했다. 그런데 수개월 후 딸의 임신 소식을 알려왔고, 그녀의 우울증도 치료되었다.

불임 문제의 담당 분야는 산부인과이지만 간혹 의외의 원인이 발견되기 때문에 모든 과에서 이해를 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최근 우리나라 출산율이 0.8 수준으로 세계 꼴찌로 떨어졌다고 난리다. 1980년대 GDP가 10,000불 시대에는 출산율이 2.0이었는데, 2022년 30,000불 시대에는 1.0 이하로 떨어졌다.

이 통계를 보면 출산율은 수입 증가에 반비례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문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해마다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좋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으나 의학적인 문제만 짚어보면 다음 2가지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매사 긴장된 삶을 살면서 남녀 모두 내분비계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다. 이럴 경우 임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둘째, 음식물의 변화다. 현대인들 대부분은 몸에 해로운 것을 너무 많이 먹는다. 너나할 것 없이 시대적 풍조다. 간편한 패스트푸드 음식을 즐겨 먹고, 인스턴트 음식도 좋아한다. 편해서, 저렴해서… 다양한 이유로 이런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서 영양소 결핍뿐 아니라 화학적 유해물질에 노출돼 있다.

특히 요즘 젊은이들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편의점 식품들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는 현실은 다소 우려스럽다.

또 직장 일에 지친 남녀가 섹스리스 부부가 되는 것, 술과 흡연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등도 불임의 위험성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불임률 낮추는 특단의 대책

우리는 매일 독을 먹고, 입고, 마시며 산다. 방향제품의 80%에서 벤질알코올, D-리모넨, D-리날룰 등 알레르기 물질이 검출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구겨지지 않는 옷감을 위해서는 포름알데히드가 처방된다. 이러한 화학물질은 당연히 피부병,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쉽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아직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병든 집이 아이들을 아프게 하는 ‘새집증후군’은 널리 알려진 문제다. 아기들은 가짜 젖꼭지를 빨면서 플라스틱 병의 우유를 먹는다. 플라스틱 병을 끓이면 비스페놀A라는 화학물질이 나오면서 그런 제품은 모두 폐기되었으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을까?

장난감 중금속 등 문제의 소지는 아직도 너무 많다. 조리 과정에서 진화된 ‘붙지 않는 프라이팬’은 안전할까? 아니다. 그 소재가 되는 PFOA라는 발암물질이 한국 여성의 몸에서 외국 여성보다 3~30배 높게 나왔다는 보고도 있다.

PVC 소재의 고무장갑, 아크릴수세미 같은 주방용품도 문제다. 비스페놀A ‘프리’라는 제품도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화학물질들이 남성의 정자수를 감소시키거나 성감에 영향을 주는 해를 끼치니 부부의 정상적인 출산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컵라면도 문제다. 전자레인지에 들어간 용기에서 무엇이 나올까? 국가적 검증이 필요할 일이다.

출산율 증가를 위한 거대한 대책을 편의점에서 불량한 식사를 하는 젊은이들에게 건강 식단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바꾸면 차라리 유효하지 않을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들이 왜 폐암에 걸리는가에 대한 의문은 조리용 가스에서 답을 찾았다. 전기 ‘인덕션’이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코팅 처리된 프라이팬을 쓰기보다는 스테인리스 용품을 써야 할 것이다. 라면을 덜 사랑해야 한다. 용기째로 끓이지 말고 꺼내어서 조리하자. 가끔 즐기는 것은 해롭지 않으니 형편대로 살 수 밖에 없는 일이지만, 즉석식품은 조금만 사랑하자.

매장에서 즉석 인쇄되는 영수증을 받을 때마다 그 직원이 방금 인쇄되는 글씨들을 얼마나 조심하는가를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열에아홉은 무신경하다. 드물게 장갑을 낀 사람도 만난다.

인쇄 글자를 만지는 순간 그 손에 묻는 비스페놀A가 몸으로 흡수될 터이고 종일 수십, 수백 장을 만지면 그 몸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가?

일상생활 속의 수많은 독성 화학 물질들이 불임에도 깊숙이 관계돼 있음을 누구나 건강상식으로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불임에 대한 거대담론이나 영양제 판매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각종 유해 중금속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킬 방안을 찾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시급한 일이 아닌가 싶다.

김종길 의학박사는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의학박사를 취득했다. 다년간 대학병원에서 진료교수로 활동했으며, 대한신경정신과학회장(2010)을 역임했다. 특히 통합기능의학적 연구에 매진하여 영양요법 연구의 권위자로 꼽힌다. 수필작가로 정경문학상(2003)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필집으로 <속죄> <정신분석, 이 뭣고> 등이 있다. 현재 김종길정신건강의학과 원장으로 진료하고 있다.

김종길 의학박사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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