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가 보내온 건강 시크릿] 어느 날 갑자기…공황장애 극복 체험기

【건강다이제스트 | 김은희 작가】

어느 날 갑자기 불현듯 찾아온 것이 공황장애였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적잖은 시련의 시간을 거치면서 비로소 공황장애에서 벗어날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공황장애로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처절한지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디 이 글이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2013년 4월 13일

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한 날입니다. 그 당시 저는 남편이 하던 사업이 어려워져 보험회사에 입사해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던 때었습니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직장을 다니는 워킹맘이다 보니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듯 살았습니다. 결혼 전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6년 일한 것이 이력의 전부이다 보니 새롭게 뛰어든 보험회사 영업이 쉬울 리 없었습니다.

그 일을 3년째 하면서 제가 가진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으며 하루하루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았습니다.

2013년 4월 13일 그날도 고객 컨설팅을 마치고 지친 상태로 저녁 늦게 퇴근을 했습니다. 몸이 힘드니 가족들 챙기는 것도 힘에 부쳤습니다. 그것이 화근이 되었습니다. 남편이 이를 문제 삼으면서 큰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머리와 온몸을 두들겨 맞으면서 생명의 위협까지 느껴야 했습니다.

그런 일을 겪고도 다음 날 간신히 회사에 출근했는데 갑자기 몸에 이상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사무실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의식은 있었지만 몸에 힘이 빠지면서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이 일로 병원에 보름 간 입원을 해야 했습니다. 의사는 무조건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쉬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휴대폰 배터리가 나가면 새롭게 충전을 해야 하듯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새로운 에너지가 충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3년 만에 모든 일을 잊고 병원에서 보름간 쉬었지만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듯 아팠습니다.

공황장애라고?

보름 간 병원 입원을 하고 퇴원을 했지만 증상이 또다시 나타났습니다. 몸이 바닥으로 스르르 쓰러지면서 의식과 몸이 분리되는 그런 증상이 수시로 나타났습니다. 회사 사무실에서도 쓰러졌고, 백화점에서 고객을 만난 후 쓰러지기도 했습니다. 쓰러지는 순간이 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말이 나오지 않는 극한 상황에서 119에 실려 병원에 가기도 했습니다. ‘혹시 머리 쪽을 많이 맞아서 머릿속 혈관이 터져 이런 일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자꾸만 쓰러지니 병원에서 MRI 촬영을 하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MRI 소견상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비인후과나 정신과에 진료를 의뢰해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자꾸 쓰러지는 것이 귀의 문제일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정신과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은 했지만 정신과 진료는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간호사로 일할 때 정신과 환자들이 겪는 고통을 너무도 많이 봤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원인을 모른 채 자꾸만 쓰러지니 어찌해야 할지 몰라 절망스러웠습니다. 앞으로 회복될 수 있을까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증상은 점점 더 심해져 단순한 일상생활도 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늘 해왔던 마트 장보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면 바로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어지러워 쓰러질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되고서야 비로소 알게 된 병명은 바로 공황장애였습니다. 2013년 6월, 비로소 제가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공황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실천했던 것

갑자기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고, 메스껍기도 하고, 숨이 막혀 죽을 것 같고, 불안하여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증상을 병원에서는 공황발작이라 하고 정신과 진료를 받을 것을 권합니다. 이런 증상이 거듭되면 언제 또 재발할지 모른다는 강박감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공황장애라고 병원에서는 말합니다.

외출을 하거나 일반 활동에서도 공황장애를 일으킬까 봐 생활의 제약을 받는 것을 공황공포증이라 합니다. 제 주변에도 터널을 못 지나가 길을 돌아가고, 비행기를 못 타서 해외출장을 못 가는 분들도 보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공황장애를 경험해 보니 공황장애를 단지 아픈 병으로만 인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황장애나 정신적인 문제를 아프다는 관점이 아닌 우리 몸이 자신을 보호하고 에너지를 회복하라고 보내는 신호라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저는 몸과 의식이 분리되는 경험을 하면서 원망의 마음이 컸습니다. 말이 나오지 않는 극한 상황까지 다다르자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억울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아닌 가장으로 살아온 것도 서러웠고, 그 대가가 고작 공황장애인 것도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결국 남편과는 같은 공간에 있을 수조차 없어서 남남으로 돌아섰고, 세 아이의 양육은 제가 맡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황장애라고 해서 편히 쉴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일도 하면서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공황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실천했던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약을 먹지 않고 공황장애를 이겨낸 김은희 작가는 몸의 에너지가 부족하다 싶으면 무조건 스톱을 하고 몸을 이완하는 훈련을 한다고 말한다.

첫째, 컨디션에 맞게 하루를 보내기

몸이 지치고 에너지가 달리는 상황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는 바로 멈추기를 하고 집에 와서 선도 수련에서 배운 이완하기를 했습니다. 선도수련은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약 대신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실천하기 시작한 수련법입니다. 18개 관절을 풀어주는 동작으로 구성돼 있는데 선도수련을 꾸준히 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이완하는 데 도움을 받았습니다.

둘째, 선도수련에서 배운 것 날마다 실천하기

선도수련은 몸을 의식으로 바라보는 바라봄 명상을 하면서 18관절을 풀어주는 수련법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18관절은 양쪽 턱관절, 뒷목 관절, 어깨, 팔꿈치, 손목, 등, 배, 가슴, 다리, 고관절, 무릎, 발목을 말합니다. 이들 18관절을 의식적으로 바라보면서 동작으로 풀어주는 수련법입니다. 18관절체조를 하고 순환체조와 좌선 명상을 차례대로 배워나갔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에 상처가 나거나 아파야 몸을 봅니다. 선도수련은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회복하도록 도움을 주는 수련법입니다. 처음에는 막혀있는 관절을 풀어 주면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손의 장심과 발의 용천으로 에너지가 들어오고 나가는 에너지의 활용으로 몸과 마음과 의식까지 좋아졌습니다.

셋째,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 갖기

무엇이든 억지로 하면 힘이 들고 탈도 납니다. 하지만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공황장애가 온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이완하기를 했습니다. 꼭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공황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공황장애 초반에는 ‘회복할 수 있을까?’ 마음속으로 불안했고, 두려움도 떨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침마다 ‘그냥이라도 웃자.’ ‘웃을 수 있는 일을 만들자.’ 최면을 걸었습니다. “은희야, 넌 할 수 있어.” 다짐의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살려고 했던 긍정의 말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면서 몸도 마음도 힘이 생겼습니다.

공황장애든 정신적으로 힘들 때는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주고, 무슨 말을 해도 공감해주는 내 편인 사람을 만나길 권합니다.

넷째, 명상하기와 자연 속에서 걷기

공황장애를 극복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우리 몸은 대단한 자연치유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연이 선물해 준 치유의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꼭 권하고 싶습니다.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든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 없이 할 수 있는 명상을 꼭 추천합니다. 명상은 앉아서 할 수도 있고, 걸으면서 할 수도 있으며, 누워서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명상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워서 하면 훨씬 더 효과적인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자연 속을 걷는 것은 가장 쉬운 명상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경험상 자연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걸으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시간은 공황장애 극복을 위한 첫 번째 열쇠가 되어주었습니다.

‘지금 내가 공황장애로 아프구나!’ ‘내가 많이 지치고 힘들구나!’ ‘꼭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살았구나!’ ‘나를 사랑하는 맘으로 바라보지 않았구나!’

이렇게 자연 속에서 나의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돌아보는 시간은 공황장애가 자가 치유되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주었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화분의 식물을 사랑해 주어도 좋고, 둘레길을 걷거나 가벼운 산행을 하는 것도 좋으며, 요즘 유행하는 캠핑도 좋습니다. 자연과 함께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좋습니다. 자연에도 리듬이 있듯이 사람의 몸도 리듬이 있습니다. 자연의 음과 양의 조화가 내 몸 안에도 있다는 것을 명상이 깊어질수록 알게 될 것입니다.

다섯째, 나에게 초점 맞추는 시간 갖기

크게 다치거나 질병으로 수술을 했다면 모든 상황을 접고 집중 치료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정신적인 아픔이나 공황장애는 겉으로는 아픈 것이 크게 티가 나지 않고, 본인도 가족도 인지를 잘 못 하여 대처를 못 하는 실수를 종종 범하곤 합니다.

우리 몸은 에너지의 한계를 넘으면 공황장애 증상으로 표현을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어쩔 수 없이 환경에 나를 맞추다 보면 완치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공황장애가 발생했다면 완치될 때까지 나에게 초점을 맞추는 연습을 하시길 권합니다.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나를 위한 시간, 내가 좋아하고, 내가 기뻐하는 시간은 무엇이든 좋습니다. 저는 의식 공부 책을 보고, 둘레길을 걷고, 몸이 힘들다고 느껴지면 무조건 쉬면서 이완하기와 기분 좋아지는 것 하나를 하루 중에 실천했습니다.

때로는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실망하지 마시고 차츰차츰 약을 줄여나가야 하며, 앞서 소개한 것들을 하나씩 해보기를 권합니다.

결론적으로…

2022년 9월 현재, 지금의 저는 너무 애쓰며 살지 않습니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에너지가 부족하다 싶으면 스톱을 합니다. 그러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아침을 열고 감사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듭니다.

공황장애의 고통에서 벗어난 지도 어느덧 8년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일 아침마다 굳고 경직된 몸을 회복하기 위해 선도수련에서 배운 18관절 풀기를 하고 좌선명상도 합니다.

그래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제게 닥친 공황장애는 오히려 인생을 새롭게 리셋하는 터닝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우리 삶에서 우연은 결코 없다고 합니다. 제가 공황장애를 겪은 것도 제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만약 제게 공황장애가 몸과 마음의 아픔으로 오지 않았다면 암이나 다른 시련으로 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제게 있어 공황장애는 진정 저를 알 수 있게 했고, 제 삶의 이정표를 새롭게 정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특히 공황장애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던 선도수련을 실천하면서 에너지 운용 기법을 알게 된 것은 큰 수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지금 이 시간에도 공황장애로 지하철을 못 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못하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지금 너무도 괴롭고 힘든 것이 공황장애일지 모르나 부디 마음의 독감이라고 생각하고 의연하게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다 못한 얘기는 저의 책 <공황장애, 나는 이렇게 극복했다>를 참고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 김은희 작가는 공황장애를 진단받은 후 다시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 했던 노력들을 소개한 <공황장애, 나는 이렇게 극복했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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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작가는 건국대학교병원 간호사로 6년간 근무했고, 현재 삼성화재 컨설턴트 15년차로 일하고 있으며, 작가이자 세 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다. 공황장애를 선도수련으로 극복하면서 수천 년부터 이어온 선도수련이 우리의 생활 속에서 꽃피기를 꿈꾸는 선도수련가이기도 하다.

김은희 작가 kunkang1983@naver.com

#김은희 #공황장애 #건강다이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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