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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경의 마음처방전] 숨 막히는 공포! 공황장애 극복 팁2022년 11월호 p66

【건강다이제스트 | 이후경(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경영학 박사, LPJ마음건강의원 대표원장】

공황장애는 이 시대의 병이다.

현대인은 성공을 추구한다. 자신의 능력과 성과를 통해 존재감을 확인한다. 현대인은 완벽을 꿈꾼다. 더 높은 학벌, 더 좋은 직장, 더 많은 연봉에 집착한다. 성공주의와 완벽주의의 종점은 정신적인 황폐화다. 공황장애가 싹틀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공황장애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다. 머리가 돌아버릴 일이 도처에 깔려 있다. 숨이 턱턱 막힌다. 심장이 터질 일이 한둘이 아니다. 우리에게 불안과 공포는 매우 익숙하다.

공황장애는 연예인 병으로 알려져 있다. 연예인은 항상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인기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며, 대중의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 엄청난 긴장의 연속은 공황의 불쏘시개다.
공황장애는 느닷없이 발병한다. 주 증상은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극심한 불안과 공포다.

공황장애의 원인은 생물학적, 심리적, 환경적이다. 보통 정신과 의사는 생물학적 원인에 집중하고, 심리학자는 심리적 원인에 집중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누적된 과로와 스트레스에 따른 공포 반응체계의 고장’이라 할 수 있다.

뇌에서 공포 센서가 오작동하여 위험 상황이 아닌데도 잘못된 신호를 보낸다. 이에 따라 몸에서 위험 대처 반응으로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항진된다. 불이 안 났는데도 화재경보기가 작동한 것과 같은 이치다. 문제는 모든 게 실제 상황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크게 3단계를 거친다.

1단계는 공황발작이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리며, 머리가 어지럽고 호흡이 힘들어지는 등의 신체 증상으로 출발한다. ‘죽을 것 같다.’, ‘미칠 것 같다.’로 표현된다. 보통 10~20분 정도 극도로 심해졌다가 저절로 가라앉는 경우가 많다. 심장병이나 뇌경색 등으로 오인하지만, 모든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온다. 이때 그냥 놔두면 2단계로 넘어간다.

2단계는 예기불안과 회피행동이 특징적이다. 보통 공황발작 강도는 약해지고 빈도는 증가한다. 예기불안은 발작이 또 일어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오는 각종 불안 증상이다. 발작은 트라우마로 작용하여 기억에서 떨쳐버리기 어렵다. 회피행동은 발작이 일어나는 장소를 피하는 증상이다. 알레르기 증상과 유사하다. 엘리베이터, 자동차, 비행기 공포증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때 방치하면 3단계로 넘어간다.

3단계는 광장공포증이 특징적이다. 발작 시 도움받기 힘든 광장과 같이 넓은 장소나 밀집된 장소를 전혀 이용 못 하는 증상이다. 백화점, 지하철, 교회, 극장 등 공공장소에 누군가와 항상 동반한다. 혼자서 외출하는 것을 엄두도 못 낸다. 심한 경우 아예 집밖에 못 나가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진다. 이어 우울증, 알코올중독, 가정파탄, 자살 등으로 발전한다.

공황장애 극복 팁 3가지

공황장애 극복을 위한 탁월한 처방은 무엇일까?

첫째, 이해(Understanding)다. 공황장애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이해하면 수용할 수 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병을 받아들여야 한다. 안 받아들일수록 병의 실체는 더 커진다. 그동안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여기서 안 멈추면 정말 큰 병으로 간다. 병은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다. 오히려 축하하고 휴가를 주어야 한다. 불교에 이런 말이 있다. “몸에 병 없기를 기대하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나니 병고(病苦)로서 양약을 삼으라.”

이해하면 사랑할 수 있다. 우리는 스트레스와 더불어 살아간다. 불안과 공포는 현대인의 원동력이다. 불안감 없이 성공도 없고, 공포감 없이 성취도 없다. 성공의 기쁨은 불안을 누르고, 성취의 쾌감은 공포를 제압한다. “증상을 즐겨라.”

공황은 죽음의 연습이다. 세상에 죽음만큼 큰 공포는 없다. 인간은 누구나 한 번 죽는다. 어차피 죽을 건데 미리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둘째, 여유(Relax)다. 현대인의 삶은 긴장의 연속이다. 긴장은 불안, 공포, 공황의 출발점이다. 순간순간 여유를 찾아야 한다. 주위분산이 효과적이다. 잠시 시선을 벽에 걸린 시계로 옮겨보자. 좋아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보자. 실내에서 바깥으로 장소를 옮겨보자. 호흡조절이 탁월하다. 호흡조절은 불안, 공포, 공황 극복의 일차 치료법이다. 숨을 크게 쉬면서 호흡수를 세자. 평소 연습해야 실전에 효험이 있다. 경한 증상에 매우 효과적이다. 호흡조절은 명상과 같다.

근육 이완도 효과적이다. 평소 훈련을 통해 조건화된 이완에 도달해야 한다. 그러면 간단한 집중만으로 이완이 가능하고(기억 이완), ‘편안해’라는 문구만 떠올려도 이완이 가능하다(반사 이완).

여유를 찾는 것은 거창한 게 아니다. 낙엽 쌓인 거리를 혼자 걸으며 발밑에 밟히는 소리에 집중해 보자. 한적한 찻집에서 창밖 경치를 바라보며 한 잔의 커피를 즐겨보자. 텅 빈 영화관에 홀로 앉아 슬픈 영화를 보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보자.

셋째, 초전박살(Action)이다. 공황장애는 만성화 경향이 있다. 1단계에서 박살내야 한다. 모든 만성병은 의식하지 않는 습관에서 온다. 공황을 유발하는 습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고,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부정적인 자동 생각을 지워야 한다. 병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파국적인 것으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 두렵다고 피하면 절대 안 된다. 피하면 피할수록 병은 심해진다.

공황장애는 약물치료로 100% 통제된다. 약물치료는 뇌 기능과 자율신경계를 안정화한다. 처음부터 반드시 약을 복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약물치료는 초전박살에 가장 효과적이다. 증상이 지속하거나, 스트레스 상황에 계속 노출되는 경우 2~3달 철저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공황장애는 쉽게 재발한다. 겁먹을 필요는 없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치료에 성공하더라도 약을 중단하면 ½에서 재발한다. 그렇다고 평생 약을 먹을 필요는 없다. 서둘러 약을 끊어도 안 된다. 2~3단계로 진행되면 인지치료, 행동치료 등 전문적인 케어가 필요하다.

이후경 박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경영학 박사, LPJ마음건강의원 대표원장,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동안 경제주간지 『중앙 이코노미스트』 칼럼리스트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사례로 풀어본 한국인의 정신건강>, <아프다 너무 아프다>, <임상집단정신치료>, <와이 앰 아이>, <힐링 스트레스>, <관계 방정식>, <변화의 신>, <선택의 함정> 등 1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

이후경 박사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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