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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사는 법] 피부노화 연구 권위자,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피부가 가려우면 원인부터 찾아야 합니다”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온 환자가 의자에 앉자마자 하는 말!

“교수님, 가려워서 미치겠어요!”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에게는 익숙한 상황이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참을 수 없이 가려우면 ‘미치겠다.’‘죽겠다.’와 같은 과격한 말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정진호 교수는 가려움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를 수없이 만나지만 짧은 진료 시간 동안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어서 아쉬운 마음을 담아 최근 <가려워서 미치겠어요>라는 책을 냈다. 그런데 책을 낸 지 두 달도 안 되어 인터넷 서점 건강 부문 베스트셀러에 안착했다. 이는 그만큼 가려워서 미치겠다는 사람이 매우 많다는 의미다. 가려워서 미치겠다면 뭐부터 해야 하는지 정진호 교수에게 들어봤다.

피부가 건강해야 몸도 건강한 이유

정진호 교수는 피부과 전공의가 된 80년대 후반부터 피부 노화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다. 그러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피부가 노화되면 전신의 여러 기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정진호 교수는 “피부는 여러 가지 호르몬과 생리활성물질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피부가 노화되고 병이 들면 제대로 된 역할을 못 하게 된다.”며 “그 결과 뇌가 노화하고 뼈가 약해지는 등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진호 교수는 피부 노화를 유발하는 외부 환경을 찾는 일에도 열정을 쏟았다. 특히 피부 온도를 올리는 ‘열’을 파고들었다. 뜨거운 물로 샤워나 세수를 하면 피부에 좋지 않다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러한 상식은 정진호 교수의 연구에서 비롯됐다. 정진호 교수는 ‘열 노화’에 관해 처음으로 규명한 피부과학자다.

체온은 36.5도인데 피부 온도는 31~32도에 그친다. 피부의 모든 효소나 기능은 피부 온도가 31~32도일 때 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 만약 뜨거운 물이나 햇빛에 피부가 노출되어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 자외선에 노출된 것처럼 노화를 유발하게 된다.

정진호 교수는 또 피부 노화를 유발하는 생화학적 변화를 예방하는 성분을 연구를 통해 알아냈고 다수의 논문으로 그 결과를 발표했다. 그럴 때마다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었다. 피부 노화를 억제하는 방법을 찾았지만 논문으로만 그치는 게 아쉬웠다. 과학적으로 노화 예방 효능이 입증된 성분을 적용한 화장품을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내 정진호 교수는 큰 결심을 했다. 2013년, 서울대학교병원 벤처기업 ㈜정진호이펙트를 설립해 현재 운영 중이다. ㈜정진호이펙트는 발모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가려움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피부 노화를 예방하는 화장품과 민감한 피부를 위한 보습제 등을 개발했다.

당신을 가렵게 만드는 9가지 원인

정진호 교수가 한평생 연구한 피부 노화는 건강을 해침과 동시에 우리를 ‘미치게’ 하기도 한다. 미치도록 가려운 증상의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건조한 피부다. 피부가 노화되면 피부장벽 기능이 손상되어 건조해진다. 노화된 피부는 지질을 잘 만들지 못해 각질층의 기름막이 얇아지고 틈새가 생겨서 피부의 수분이 쉽게 증발하기 때문이다.

정진호 교수는 “가려움증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으며 가장 흔한 원인으로 9가지를 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앞서 이야기한 ▶건조한 피부 이외에도 ▶복용 중인 약물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 ▶음식 ▶피부질환 ▶내과질환▶정신적 문제▶신경질환 ▶계속 긁는 습관이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의 흔한 원인이다.

흔히 가려움증은 약을 쓸 때 잠깐 좋아졌다가 약을 안 쓰면 나빠지기를 반복한다. 가려움증의 원인은 그대로 둔 채 약으로 가려운 증상만 억제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 정진호 교수는 “가려움증의 원인을 없애야 가려움증의 뿌리를 뽑을 수 있다.”며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환자와 피부과 의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왜 가려운지 원인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가려운 원인은 1가지일 수도 있고 2~3가지 원인이 함께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당뇨병은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피부까지 건조하다면 더 심하게 가렵다. 어렵더라도 스스로 가려움증의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의심되는 원인은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정진호 교수는 “가려움증의 원인을 없애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꼭 원인을 제거해야 가려움증이 재발하는 일이 없이 완치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피부 건강 특명! 각질층을 지켜라!

가려움증의 원인을 찾았다면 원인을 제거하는 노력을 함과 동시에 가려움증을 악화시키는 나쁜 습관과 환경을 피해야 한다. 건조한 피부는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하려면 손상된 각질층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각질층이 정상화되면 피부장벽 기능이 좋아져서 피부 속 수분을 지킬 수 있으므로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는다.

정진호 교수는 평소 각질층의 지질 성분이 없어지는 것을 예방하고 지질 성분을 보충하려면 다음의 11가지는 꼭 실천하라고 당부한다.

▲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는 가려움증은 반드시 원인이 있으며, 그 원인을 찾아 없애는 게 최선의 치료법이라고 강조한다.

첫째, 목욕하면서 때를 밀지 않는다.

둘째, 비누 거품을 오래 문지르지 않는다.

셋째, 고형 비누 대신 약산성 클렌저를 사용한다.

넷째, 샤워 횟수와 시간을 줄인다.

다섯째, 뜨거운 탕에 들어가지 않는다.

여섯째, 샤워 후 물기를 닦을 때 수건으로 피부를 문지르지 말고 두드려서 말린다.

일곱째, 보습제를 하루 2회 이상 바른다.

여덟째, 실내 습도를 50% 이상으로 유지한다.

아홉째, 실내 온도를 20~22도로 유지한다.

열째, 이불속 온도를 낮게 유지한다.

열한째, 가려움을 없애려고 알코올을 바르지 않는다.

6주 이상 계속되는 가려움증을 만성 가려움증이라고 한다. 만성 가려움증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쉽게 생기고 가려워서 미치게 만든다. 노화 현상으로 인해 생기는 피부 변화가 가려움증을 유발하곤 한다.

정진호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가려움증을 예방하는 노력이 더욱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금은 가렵지 않아도 피부 관리를 잘하지 못하거나 피부가 건조해지면 가려워질 수 있다. 암과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듯 피부 가려움증도 예방해야 한다.

코로나 시대 피부 건강 지키는 법

코로나가 장기간 유행하면서 얼굴 피부와 손 피부가 안 해도 될 고생을 하고 있다. 매일 장시간 마스크를 쓰고 있느라 얼굴 피부가 건조해지고 피부 트러블이 잘 생긴다. 비누로 손을 자주 씻고 손 소독제가 필요한 상황이 잦아져서 손 피부가 건조해지고 손 습진이 생겼다는 사람이 많다.

정진호 교수는 “가능하다면 2~3시간마다 마스크를 벗고 잠깐 휴식을 취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기 전에는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손을 씻거나 손 소독제를 사용한 후 바로 핸드크림을 바르면 손이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이밖에도 금연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면 피부를 건강하게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다. 63세인 정진호 교수도 밖에 나갈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른다. 샤워를 간단하게 하고 보습제도 열심히 바르고 있다.

▲ 정진호 교수는 피부가 노화하면 다양한 신체 기능이 떨어지므로 평소 자외선 차단하기, 샤워 짧게 하기, 뜨거운탕 들어가지 않기 등을 실천해 피부 노화를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피부 건강=신체 기능의 원천

오랜 시간 다양한 연구를 통해 피부 노화의 비밀을 밝혀냈으며 서울대학교 노화고령사회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정진호 교수! 정진호 교수의 저서 중에는 <피부가 능력이다>라는 책이 있다.

책 제목처럼 젊은 피부는 자신감을 줄 뿐 아니라 신체 기능의 원천이 된다. 특히 피부 노화로 인한 가려움증은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킨다. 가려워서 긁느라 잠을 잘 자지 못하면 낮에 피곤하고 컨디션이 나쁠 수밖에 없다. 가려움이 오래되면 우울하고 신경질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

피부 관리? 피부 노화 예방? 그런 거 귀찮아서 안 한다는 생각은 고이 접어두자.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려면 최소한 피부를 건조하게 만드는 생활습관은 피해야 한다. 유명한 호빵 CM송처럼 ‘찬바람이 싸늘하게 두 뺨을 스치면’ 찬바람으로부터 내 피부를 보호해 줄 촉촉한 보습제부터 골고루 발라보자.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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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노화#정진호#건강다이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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