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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초대석] 장수과학자 전남대학교 박상철 연구석좌교수“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원칙은 하자! 주자! 배우자! 입니다”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사진제공 |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다들 오래 산다.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를 이야기할 정도다. 그래서 단순히 오래오래 살라는 말은 시대착오적 덕담이 되고야 말았다.

오래 사는 것이 당연한 시대에서 축복받은 장수 혹은 불행한 장수를 결정하는 것은 모두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장수과학자로 불리는 전남대학교 박상철 연구석좌교수다.

박상철 교수는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회장, 서울종합과학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등으로 활동할 뿐 아니라 TV나 강연을 통해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을 널리 알리고 있는 74세 현역이다(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회장직은 최근 연임이 결정되어 2026년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박상철 교수가 제안하는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 인생설계도를 공개한다.

박상철 교수는 오랜 시간 ‘장수의 비밀을 아는 사람’으로 불려왔다. 1980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서울대학교 노화고령사회연구소를 이끌었다.

노화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노화의 원리> 편집인, 국제백세인연구단 의장, 국제노화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국내 최초로 세계 곳곳의 장수촌을 다니며 장수하는 비결을 찾아냈고, 2002년에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젊은 세포보다 늙은 세포가 외부 반응에 더 강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노화는 죽어가는 현상이 아니라 잘 살기 위한 적응 과정이라는 획기적인 메시지를 남긴 장본인이다.

현재 박상철 교수는 바람직한 장수로 가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노화 연구의 세계적 석학 박상철 교수에게 축복받은 장수인으로 사는 법을 문답 형식으로 들어봤다.

Q. 노년기에는 아픈 사람이 많고, 이 때문에 장수를 마냥 축복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아픈 곳이 많은 노년기에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박상철 교수: 흔히 나이가 든 사람 중에는 아픈 사람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 숫자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실제로 노인 중에는 아픈 사람보다 건강한 사람의 비중이 훨씬 높아지고 있습니다. 70, 80대에도 건강하게 팔팔하게 사는 사람이 많은 것입니다. 따라서 ‘칠십이 넘으면 아픈 데가 많아질 텐데 걱정이다.’에서 ‘칠십 대에 내가 할 일이 무엇일까?’로 생각을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일상생활을 그대로 유지해야 합니다. 늙는다는 것은 죽기 위한 변화가 아닙니다. 생존을 위한 변화라고 봐야 합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생명이 허락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Q. 대부분 나이가 드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시작이 아니라 끝을 향해 가고 있다고 인식하고요. 나이가 드는 자연적인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게 좋나요?

박상철 교수: 늙었다는 것은 누가 결정할까요? 50대까지는 젊고 60대부터는 늙은 걸까요? 아니면 60대까지는 젊고 70대부터는 늙은 걸까요?

늙음은 내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나의 선택입니다. 나이가 몇 살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작년보다 혹은 지난달보다 뭔가를 잘하게 됐으면 ‘자람’이지 더 늙은 게 아니지요. 반면에 나는 늙어서 못 한다고 포기해버리면 늙음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나이 듦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을 바꿀 때 건강하고 당당한 장수 문화가 시작됩니다.

Q. 건강하고 당당하게 나이 드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노년기에는 생활 속에서 어떤 원칙을 지키며 살아야 할까요?

박상철 교수: 건강한 장수를 위한 기본 원칙으로 3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하자’입니다. 뭐든지 해야 합니다. ‘나는 나이가 많아서 못 한다.’‘나는 기운이 없어서 못 한다.’고 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주자’입니다. 예전의 노인은 가족이나 이웃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었습니다. 이제는 독립적으로 살면서 가진 것을 나눠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재능을 나눠주는 것도 좋습니다. 능동적인 나눔이 꼭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배우자’입니다.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세상은 격변하고 있고 변화를 따라가야 합니다. 지금 세상은 나와 상관없는 세상이라고 외면하고 눈과 귀를 막아버리면 안 됩니다. 새로운 것이 있다면 열심히 배워야 합니다.

Q. 건강한 장수를 위한 기본 원칙 3가지를 일상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박상철 교수: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몇 가지 공통점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만든 100세를 준비하는 행동 강령 8조목을 소개합니다.

1조목은 ‘움직이자’입니다. 움직인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됩니다. 노동을 하고, 운동을 하고, 집안일을 하면서 몸을 계속 써야 합니다.

2조목은 ‘마음을 쏟자’입니다. 늙었다고 주변 사람에게,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관심해지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변화하는 것에 마음을 써야 합니다.

▲ 박상철 교수는 매일 ‘하자, 주자, 배우자’를 실천하면 오래오래 건강하게 현역으로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3조목은 ‘변화에 적응하자’입니다. 왕년에는 얼마나 잘 나갔는지를 과시하면서 그때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현재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과거에 머물지 말고 변화에 집중해야 합니다.

4조목은 ‘절제하자’입니다.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됩니다. 아직 젊다고 체력을 과시하는 것도 금물입니다. 과음, 과식은 자제해야 하고, 운동도 강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사람을 사귀는 것도 절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5조목은 ‘나이 탓하지 말자’입니다. 나이는 탓할 게 아닙니다. 무엇을 할지 말지는 나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결정하는 겁니다.

6조목은 ‘남 탓하지 말자’입니다.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내가 해야 합니다. 또 이런저런 눈치를 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실컷 해도 됩니다.

7조목은 ‘어울리자’입니다. 나이가 들면 혼자 있지 말고 어울려야 합니다.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외로움은 마음의 병을 부르게 됩니다.

8조목은 ‘규칙적으로 살자’입니다. 100세 어르신을 보면 대부분 규칙적으로 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식사 시간은 꼭 지킵니다. 나이가 들수록 생체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Q. 상대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는 노년에는 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동은 언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박상철 교수: 권장하는 운동 시간은 몸이 어느 정도 풀린 오후입니다. 하지만 언제 하는지 보다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하기 편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하면 됩니다.

운동은 며칠만 해서는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규칙적으로 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운동은 ‘3주’는 해야 내 것이 되고, ‘3달’을 하면 효과가 나오고, ‘3년’을 하면 비로소 문화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고령사회를 살고 있으며,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다. 박상철 교수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고 또는 맞이하게 될 노년기는 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는 삶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일흔 살인데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수동적인 하루를 사는 사람이 있고, 100세에도 활동적으로 살면서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하루를 사는 사람이 있다. 기회와 선택은 나이와 상관없이 주어진다.

‘나이 듦은 두려워할 현상이 아니라 생존의 과정’일 뿐이라는 박상철 교수의 말은 100세, 어쩌면 그 이상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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