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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건강상식] 딱밤 맞기, 머리에 충격은 없을까?2022년 7월호 66p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도움말 | 양기화 박사(전 심평원 평가위원, 병리학·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지샘병원 병리과 과장)】

내기를 해서 지면 벌칙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딱밤 맞기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많이 하고 연인들 사이에서도 즐겨 하는 놀이다. 한 예능 프로에서도 특정 연예인의 딱밤 때리기가 웃음 코드를 자극하기도 했다.

얼마나 강도가 센지 딱밤 한 대 맞고 벌겋게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문득 든 생각 하나! ‘딱밤 맞기로 머리에 충격을 가하면 뇌세포도 영향을 받을까?’하는 거였다. 그래서 알아봤다.

‘딱밤을 세게 맞아도 우리의 뇌세포는 괜찮을까?’

놀이로 즐겨 하는 딱밤 맞기이지만 손매가 매서운 경우 순간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하고, 맞은 부위가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딱밤을 맞으면 일순간 정신이 혼미해지기 때문에 혹시 뇌에 충격이 가해져 손상이라도 입으면 어쩌나 걱정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 같은 궁금증에 지샘병원 병리과 과장인 양기화 박사는 “의학적으로 딱밤이 신경 및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학문적으로 연구한 사례는 거의 없다.”면서 “다만 뇌과학적 입장에서 볼 때 딱밤 맞기가 뇌세포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한다.

두뇌의 구조 때문이다. 우리의 두뇌는 두개골이라는 단단한 뼈로 보호를 받고 있다. 두개골 안을 채우고 있는 뇌척수액에 두뇌가 떠 있는 방식으로 이중으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기도 하다.

따라서 딱밤 정도의 충격은 뇌척수액이 흡수하여 두뇌에까지 충격이 전해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딱밤이 두개골에 부딪히는 순간 생기는 파동이 두뇌의 신경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렇듯 우리의 뇌세포는 두개골과 뇌척수액이라는 이중장치로 인해 외부로부터의 충격이나 손상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게 보호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 충격으로 인해 뇌세포가 손상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양기화 박사는 “권투선수 치매(dementia pugilistica)라는 만성 외상성 뇌증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라고 말한다.

권투시합으로 선수가 사망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1982년 11월 1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시저스 팰리스(Caesars Palace) 특설 경기장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orld Boxing Association, WBA) 라이트급 챔피언 레이 맨시니(Ray Mancini)에게 도전했던 우리나라 김득구 선수가 14회에 턱을 강타당하고 쓰러진 뒤 뇌출혈로 사망하는 비극이 있었다. 그 후로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마련되면서 요즘에는 권투선수 치매를 쉽게 접할 수 없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권투선수 치매는 주로 맷집이 좋으면서 주먹이 센 선수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맞으면서도 파고들어가서 한방에 상대를 쓰러뜨리는 선수들이다.

양기화 박사는 “권투선수 치매를 앓은 선수의 뇌를 검사해 보면 주로 뇌의 기저부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변성을 일으킨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많은 신경세포의 세포질에 신경섬유타래가 가득 들어차 있다는 것이다. 신경섬유타래 때문에 신경섬유가 제 기능을 할 수 없어서 치매가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양기화 박사는 “권투선수 치매가 오랜 세월 머리를 맞은 선수에게 생긴 것처럼 우리의 두뇌에 상당한 충격이 반복적으로 오랫동안 가해지면 치매 등 뇌세포에 각종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뇌세포에 충격을 가하는 것들

두뇌는 두개골 안을 채우고 있는 뇌척수액에 의해 떠 있는 구조여서 웬만한 충격에도 끄덕없을 만큼 튼튼한 것은 우리 몸의 신비일 것이다.

하지만 강한 주먹이나 기타 충격이 머리를 가격하게 되면 문제가 된다. 양기화 박사는 “뇌척수액 안에 떠 있는 두뇌는 움직이지 않지만 두개골이 충격을 받으면 밀리게 되면서 뇌척수액에 떠 있던 두뇌가 두개골에 부딪힐 수가 있다.”고 말한다.

이런 현상은 급가속이나 급감속 상황이 발생하는 순간 발생하기 쉽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갑자기 쓰러져 머리가 벽이나 땅에 그대로 부딪히는 경우나, 타고 있는 차가 충돌하는 바람에 머리를 앞 유리창에 부딪히는 상황 등이다.

양기화 박사는 “우리의 두뇌는 마치 두부처럼 말랑말랑한 상태이고, 뇌척수액에 떠 있기 때문에 충격을 흡수하여 손상을 받지 않지만 급가속 혹은 급감속 상황에서 두뇌가 두개골 안쪽에 부딪히면 마치 두부가 짓이겨지는 것과 같은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말한다.

손상의 정도에 따라서는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고, 생명에 지장이 없다 하더라도 손상을 입은 부위의 뇌기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

머리가 급하게 뒤틀리는 충격을 받을 때도 조심해야 한다. 양기화 박사는 “이때의 충격으로 두뇌가 손상을 입을 수 있다.”며 “머리가 뒤틀리는 바람에 뇌척수액에 떠 있는 두뇌 역시 꼬이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충격이 두뇌에 가해지면 신경세포들을 연결하는 신경섬유 다발이 끊어지는 손상을 입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기화 박사는 “신경섬유가 끊어지면 신경세포의 연결이 차단되면서 뇌기능에 마비가 오게 된다.”고 말한다.

이런 형태의 사고는 교통사고에서 많이 볼 수 있다고 하니 차를 탈 때는 규정에 따라서 안전띠를 반드시 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사항이다. 차량에 있는 안전띠를 생명띠라고 하는 것도 사고가 났을 때 우리의 몸, 특히 뇌를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밖에 높은 데서 떨어진다거나, 걷다가 넘어져 머리를 부딪히는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높은 장소에서는 안전한지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서두르다 발을 헛디뎌서 넘어지는 안전사고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걸어야 한다.

특히 자전거를 탈 때나 요즘 유행하는 전동킥보드 같은 주행기구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머리보호구를 착용하도록 한다.

양기화 박사는 “평상시의 일상생활에서 머리에 최대한 충격을 주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런 의미에서 딱밤 맞기 같은 놀이는 되도록 하지 말자. 물론 뇌세포까지 그 충격이 전달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다른 즐거운 놀이도 많은데 굳이 머리를 때리는 딱밤 맞기를 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양기화 의학박사는 병리학과 진단검사의학과를 전공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립독성연구원 연구부장으로 근무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평가책임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현재 군포 지샘병원에서 병리과 과장으로 진료 중이다. 주요 저서는 <치매 당신도 고칠 수 있다(2017)>, <우리 일상에 숨어 있는 유해물질(2018)> 등을 출간했다.

이은혜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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