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선의 건강제안]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나려면…“뇌에 휴식을 주세요!”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우리 몸은 1.4kg밖에 되지 않는 뇌에 의해 전체가 지배받고 있습니다. 뇌는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각 장기가 할 기능에 필요한 것이 충족되면 ‘좋고’, 충족되지 않으면 ‘싫고’의 반응만 보이는 반면 뇌(prefrontal cortex)는 해야 할 일이나 도리 등 이해득실을 따져 스스로에 유리한 방향으로 판단(inhibition)을 함으로써 감정대로 행동하지 못하게 제어하는 기능을 합니다.

따라서 몸이 원하는 것과 뇌의 제어기능이 원하는 바가 맞지 않으면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고, 그에 따른 신체반응이 나타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예정에 없던 새로운 일을 요구받게 되면 몸은 쉬고 싶지만, 뇌는 계산을 통해 일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요구를 해 갈등이 생깁니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이유 없이 짜증이 나고 일의 효율도 떨어지게 됩니다. 또 가슴이 답답하거나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머리가 아프거나 정신이 맑지 못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근육과 혈관의 강직도가 증가함에 따라 온몸이 아프거나 지나친 피로감 등으로 다양한 스트레스 반응을 나타내게 됩니다.

그렇다면 몸의 스트레스 반응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나는 기술

스트레스는 기온, 미세먼지, 정신적인 자극 등의 외부인자뿐 아니라 완벽주의나 과로하는 성격과 같은 내인적인 요소에도 크게 영향을 받으므로 살면서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또 이런 동기부여와 의욕이 삶의 활력을 만들어 내므로 적절한 스트레스는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따라서 자신에게 닥친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좀 더 상대편 입장을 수용하면서 스트레스 자극에 둔감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스트레스 예방의 첫 단계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스트레스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온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몸의 입장에서 가장 흔한 스트레스는 일과 성취를 위해 지나치게 체력 소모를 많이 해 에너지가 방전되어 나타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남에게 인정받는 데 집착해 피로하다는 몸의 요구를 무시하고 계속 일하게 되면 체력이 떨어지면서 이유 없이 짜증이 나거나, 화를 참기 어려워지고,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요즈음 흔히 말하는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을 어느 정도 맞추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 몸의 에너지가 방전되어 스트레스 상황이 지속될 때는 다음과 같이 대처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첫째, 주변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을 조금 줄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내가 꼭 해야 하는 부분 이외에는 개입하지 않도록 노력해 봅니다. 쉽지 않은 경우도 있어 연습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둘째, 평상시 시간을 내어 챙기기 어려웠던 운동, 산책과 같은 신체활동을 늘려봅니다.

이때 가급적 나무가 많고 공기가 깨끗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식을 먹거나, 운동을 해서 힘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깨끗한 공기에 노출되면 피부, 호흡기, 혈관이 모두 좋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문을 열고 열심히 일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감정적인 불편함으로 조였던 혈관도 열려 힘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뇌의 휴식을 위해서는 실내 운동이 아닌 자연으로 들어가 활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평상시보다 활동량이 늘게 된 경우는 200~300Kcal 정도 열량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10~20분 낮잠을 자는 것도 좋습니다.

주 1회라도 1~2개월 반복해 뇌를 쉬게 하는 노력을 하면 바닥난 체력을 회복하고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는 내적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모든 일은 시작이 반입니다. 스트레스를 풀려면 내 생각과 생활에 변화를 주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 스트레스 악순환의 고리 밖으로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박민선 교수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로 비만, 피로, 건강노화 전문의다.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학술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는 <건강 100세 따라잡기> 등이 있다.

박민선 편집자문위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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