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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리포트]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기 싫은 번아웃 증후군 예방 꿀팁2022년 5월호 111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CHA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방민지 교수】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야구 선수도 아닌데 아웃(out)될 일이 많다. 스트레스가 가득 차 마음은 ‘번아웃’이요, 월급은 받자마자 ‘로그아웃’이고, 상사의 직구 스타일 화법에 매일 ‘삼진아웃’을 당하는 기분이다.

만약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아무 일도 하기 싫고, 어떤 일에도 관심이 생기지 않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가 고갈된 게 느껴진다면 당신은 번아웃 증후군일 가능성이 크다. 의욕 활활, 열정만랩 직장인일수록 더 주의해야 하는 번아웃 증후군. 그 예방법을 알아본다.

우리를 번아웃시키는 직장 스트레스

누구나 가슴 한구석에 사표 하나쯤은 품고 다닌다는 말처럼 직장생활은 쉽지 않다. 사람이 힘들고, 업무가 많고, 책임이 버겁다. 그래도 출근은 해야 한다. 꼬박꼬박 받는 월급이 있기 때문이다. 일하는 내가 썩 괜찮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날, 이런 나를 발견하면 잠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 에너지가 고갈된 게 느껴진다.

• 일에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일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 또는 부정적이거나 냉소적인 느낌이 늘어났다.

• 일의 효율이 떨어졌다.

• 같은 성과가 있어도 예전보다 성취감이 줄어들었다.

이 네 가지 변화는 번아웃(burnout)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다. 번아웃 증후군은 일을 열심히 하던 사람이 심한 신체적, 정신적 피로를 느끼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이다.

번아웃(burn out)이란 말처럼 에너지를 모두 써버린 상태라서 분노, 짜증 등이 빈번해지거나 공감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CHA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방민지 교수는 “번아웃 증후군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에서 비롯된다.”며 “의학적으로 질병은 아니지만 사람의 건강 상태와 건강 서비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한다.

번아웃 증후군은 직장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해서 장기간 누적되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방민지 교수는 “특히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경우, 항상 일을 가장 우선시 하는 경우,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하는 경우, 업무량이 많고 근무시간이 긴 경우는 번아웃 증후군에 취약한 편”이라고 말한다.

번아웃은 쉬어가라는 신호

번아웃이 오래되어 업무나 일상생활을 원활하게 하는 게 어려워지면 적응장애, 우울장애, 불안장애, 불면증 등의 정신과적 질환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또한 신체적 질환에도 점점 취약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소화불량, 이명, 어지럼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방민지 교수는 “번아웃은 정말로 아프기 전에 정신적, 심리적으로 방전되기 직전임을 알리는 몸의 신호”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신호가 감지되면 일을 줄이고,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활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 몸과 마음이 완전히 방전되기 전에 다시 충전할 수 있다.

번아웃 상태가 되면 흔히 직장을 그만두거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충동이 들곤 한다. 대부분 그런 마음이 굴뚝같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한다. 다 내려놓고 떠날 용기가 없는 나약한 내 모습에 또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회피는 단기간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궁극적인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힘들다고 무턱대고 직장을 때려치우지는 말라는 말이다. 도망이 아니라 너무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 방전된 나를 돌아보고 나를 돌봐주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또한 번아웃이 만성화되면 조금 쉰다고 해서 금방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혼자 힘으로 이겨내기 벅차다고 느끼면 믿을 수 있는 누군가에게 힘든 마음을 털어놓고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나를 사랑하는 나로 살자! 번아웃 증후군 예방법

예전 신용카드 TV광고 카피처럼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번아웃 증후군!’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첫째, 나에게 관심을 갖는다.

방민지 교수는 “직장인은 외부 환경에서 주어지는 여러 과제와 상황에 집중하다 보면 정작 자신의 내면에는 관심을 두기가 어렵다.”며 “현재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줄도, 힘든 줄도 모르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말한다.

자기가 어떤 일을 할 때 얼마나 힘든지, 좀 무리를 하더라도 어느 정도 쉬면 회복되는지, 무엇을 해야 기분이 좋아지는지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살펴본다.

둘째, 일하는 중간에 5~10분이라도 일에서 빠져 나온다.

하루 중 깨어있는 모든 시간을 일만 생각하며 살지는 말자. 5분이라도 하늘을 보며 시간이 흘러가고 있음을 느끼고, 10분이라도 밖으로 나가 걸으며 계절의 변화를 체감해 본다.

셋째, 인생의 진짜 의미를 느낀다.

일에 빼앗긴 내 삶의 주도권을 찾아온다. 목표, 성공, 달성 등만 추구했던 ‘이성 모드’를 중간중간 행복, 감사, 만족과 같은 ‘감성 모드’로 바꿔보자. 일에서만 나의 가치를 찾지 않는다.

넷째, 적극적으로 쉰다.

일이 바쁘더라도 쉴 때는 푹 쉬어야 한다. 최소한의 휴식시간, 수면시간을 정해놓는 것도 좋다.
쉴 때는 가능하면 일하는 공간을 벗어나야 한다. 쉬려고 회사 책상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있으면 주변의 통화 소리, 마우스 클릭 소리 등 일하는 소리가 다 들린다. 쉬는 게 쉬는 게 아니다. 잠시 복도나 계단에 있더라도 일하는 공간과 거리를 둬야 진정한 휴식을 할 수 있다.

다섯째, 자주 행복을 누린다.

나에게 언제 가장 행복한지 물어보자. 그리고 그 행복을 자주 느끼도록 노력한다. 운동하면서 땀 흘리는 게 즐거우면 운동을 자주 하고, 음악을 들을 때 행복하면 음악을 가까이한다.

놀면 불안하다는 사람이 있다. ‘내가 지금 놀 때가 아니다!’ ‘이렇게 놀면 성공은 언제 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런데 오늘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과연 5년 후, 10년 후에는 행복할 수 있을까?

일의 목표를 달성해야만 행복하다는 사람도 있다. 안 놀고 일만 하면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무기력해지는 번아웃이 오면 목표를 달성했음에도 성취감과 행복은 느낄 수 없다.

방민지 교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나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나의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방민지 교수는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조현병, 정신병적 장애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2019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폴얀센박사 조현병 연구학술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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