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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사는 법] 한국인 맞춤 통풍 치료법 선구자 중앙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송정수 교수“심뇌혈관질환 확률 2배 올리는 통풍 반드시 예방하세요”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사진 | 중앙대학교병원 제공】

아파도 너무 아픈 병이 있다. 그래서 질병의 왕이라고 한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병, ‘통풍(痛風)’이다. 최근 통풍이 급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많은 이가 통풍에 대해 잘 모른다. 안다고 해도 극심한 통증이 있다는 정도가 다다.

극심한 통증은 통풍이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통증이 없어서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의 실체를 밝혀야 비로소 통풍을 정복할 수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송정수 교수는 통풍이라는 빙산의 숨겨진 부분을 오랫동안 파헤쳐 온 의사다. 한국인 맞춤 통풍 치료법을 정립하는 데 열정을 바쳐온 의사다. 통풍을 주제로 하는 TV 건강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해 ‘국민 통풍 주치의’로 불리는 송정수 교수에게 의사들도 잘 모르는 통풍의 실체를 들어봤다.

관절통은 빙산의 일각

우리나라에 류마티스내과 전문의가 거의 없던 시절, 송정수 교수는 군 복무를 마치고 류마티스내과 전임의 과정을 시작했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에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는 패기에서 비롯된 결심이었다. 류마티스내과 교수가 된 후에도 그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당시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주로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강직성 척추염, 루프스와 같은 질환을 연구했다. 하지만 송정수 교수는 관심을 갖는 의사가 드물었던 통풍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통풍을 연구하면 할수록 밝혀지는 사실이 있었다. 흔히 통풍하면 엄지발가락, 발목 등에 생기는 극심한 관절통을 떠올린다. 통풍으로 생긴 관절통은 뼈를 부수는 듯한 통증이 며칠간 지속되어 아이를 낳는 산통보다 고통이 심하다고 할 정도이며,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관절 기능장애를 유발한다. 하지만 이런 통증은 통풍이라는 질병에서 빙산의 일각이라고 볼 수 있다.

“관절통도 고통스러운 증상이지만 통풍에는 더 무서운 합병증이 있습니다. 바로 동맥경화에 따른 심근경색증, 뇌출혈, 뇌경색 등이 일반인에 비해 2배 정도 많이 생기고, 이런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확률도 2배 높다는 사실입니다.”

통풍과 심뇌혈관질환의 관계는 통풍 환자는 물론 의사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송정수 교수는 그동안 통풍의 심뇌혈관계질환 합병증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했고 강의, 논문, 학술발표 등을 통해 그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통풍이 급증한 이유

통풍 연구를 거듭할수록 대한민국 1세대 통풍 전문의 송정수 교수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통풍 발생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송정수 교수는 그 이유로 달라진 생활습관을 꼽는다.

“통풍이 급증한 이유는 식생활이 서구화되어 기름진 음식과 열량이 높은 인스턴트식품을 섭취하는 일이 많아졌고 지나친 음주를 즐기는 사람도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또 운동이 부족한 사람이 많아서 비만 인구가 증가하고 노인 인구가 많아진 것도 통풍이 늘어나는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통풍과 관련 있는 고혈압, 당뇨병, 만성 콩팥병, 고지혈증 환자가 많아지면서 통풍 환자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통풍은 요산이라는 물질이 우리 몸에 과다하게 쌓여서 생기는 질병이다. 요산은 소변으로 나오는 산성 물질이라는 뜻으로 우리가 즐겨 먹는 고기나 생선에 많이 들어 있는 퓨린이라는 물질이 대사된 최종 산물이며, 소변을 통해 찌꺼기 형태로 나온다.

퓨린은 세포와 조직이 파괴되면 없어지지 않고 재활용되는데 비만한 사람은 퓨린이 많이 쌓이고 이로 인해 요산이 증가한다. 요산 찌꺼기가 100개 만들어지면 100개 모두 신장을 통해 몸 밖으로 나와야 한다. 만약 신장에서 요산을 잘 배출하지 못하면 남은 요산이 결정을 만들어서 피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관절이나 신장, 혈관 등에 쌓이고 우리 몸의 면역계, 특히 백혈구가 요산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해서 공격한다. 그러면서 몸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통풍이 된다.

통풍은 증상이 처음 시작될 때부터 관리를 잘하면 통풍 발작뿐 아니라 심각한 합병증도 거의 예방할 수 있다.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한 이유다.

통풍과 동반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는 통증이 심한 관절염과 더불어 만성 콩팥병, 요로결석,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대사증후군, 동맥경화, 심뇌혈관질환 등이 있다. 송정수 교수는 통풍 강의를 할 때 통풍관절염을 잘 치료하면 소의(小醫), 통풍관절염과 요산 조절을 잘해서 통풍 발작의 재발을 예방하면 중의(中醫), 통풍관절염을 치료하고 요산 조절도 잘하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 만성 콩팥병과 같은 만성 성인병도 함께 잘 치료하면 대의(大醫)라고 표현한다.

“관절염만 잘 치료해서는 통풍을 제대로 치료한다고 볼 수 없고, 몸 전체를 잘 관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 송정수 교수는 통풍의 심뇌혈관계질환 합병증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했으며 그 자세한 내용을 강의, 논문, 학술발표, TV 출연을 통해 알려왔다.

송정수 교수는 통풍 환자의 심뇌혈관질환 관리를 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경동맥 초음파검사를 시행해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을 예방하고 있다. 또 통풍만 치료하지 않고 고혈압, 당뇨병, 만성 콩팥병, 동맥경화, 고지혈증 등에 대한 치료와 관리도 병행하고 있다.

더 건강해지는 계기가 되는 통풍 관리

송정수 교수는 한국인 맞춤 치료법을 정립하고 통풍 환자를 교육하는 데도 많은 열정을 쏟았다. 2013년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한국인 맞춤형 통풍 치료 지침’을 소개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통풍이 많이 발생하는 서양의 통풍 치료 지침을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따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통풍 치료 지침에서 1차 치료제로 권장하는 ‘알로퓨리놀’이라는 약이 있다. 그런데 한국인은 이 약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10배 정도 더 나타나서 심한 부작용으로 고생하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생겨 큰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송정수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2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페북소스테트’라는 약을 1차 치료제로 쓸 것을 권장한다.

“만약 통풍을 진단받아도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약물치료와 더불어서 과음 및 과식을 안 하고, 정기적으로 땀을 흘리는 운동을 하고, 이상적인 체중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등 몸과 마음 건강을 잘 관리하면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고 통풍을 잘 극복할 수 있습니다.”

송정수 교수는 통풍을 새로 진단받은 환자는 꼭 교육을 한다. 교육에는 약물치료 시 주의사항, 통풍 발작 재발을 막는 법, 다양하고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는 법 등이 포함되어 있다.

통풍은 당뇨병,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해야 하는 병이다. 평생이라는 말에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요산 관리에 힘쓰고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는 좋은 생활습관을 실천하면 전화위복처럼 오히려 더욱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

환자를 변하게 만드는 진짜 명의

통풍은 비만일 때와 가족력이 있을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만약 비만이라면 살을 빼는 것이 최우선이다.

송정수 교수도 매일 아침 체중을 확인한다. 체중이 늘어난 날에는 반성의 의미로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 시간을 늘린다. 식탐을 버리고 소식하려고 노력한다. 시간이 나면 집에서 1~2시간씩 헬스자전거를 타고 스텝퍼로 걷는 운동을 한다.

▲ 송정수 교수는 통풍이어도 약물치료와 더불어 식이조절, 꾸준한 운동, 체중 관리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오히려 더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송정수 교수는 ‘정정배겸희’ 정신을 의사로서의 원칙으로 삼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정정배겸희는 정의롭게 살고, 정직하게 살고, 배려하며 살고, 겸손하게 살고, 희생하며 사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를 치료할 때 부모님께 물려받은 유산인 정정배겸희 정신을 실천하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몸도 건강해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통풍 명의를 추천해달라는 인터넷 게시물 댓글에는 송정수 교수가 자주 등장한다. 다들 송정수 교수에게 치료를 받고 좋아진 경험을 추천하는 이유로 들었다.

송정수 교수가 많은 이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이유는 간단하다. 교육과 소통을 통해 환자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게 만드는 의사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송정수 교수의 환자들은 ‘지금 통풍 치료를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살을 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와 같은 질문을 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다.

남을 달라지게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송정수 교수는 통풍 환자의 봄을 매일 앞당기고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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