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구내염이 잘 낫지 않을 때 설암?

【건강다이제스트 | 최민영 기자】

【도움말 |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김보영 교수】

혀에 구내염이 생겨 연고도 바르고 비타민도 챙겨 먹었는데 잘 낫지 않아 병원을 찾았던 40대 A 씨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설암이라고 했다.

잘 낫지 않던 구내염이 설암의 징후였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했고, 암이라는 말에 주저앉고 말았다.

입안에 구내염이 생기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도 자연 치유되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입안 궤양이 잘 낫지 않고 오래 간다면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김보영 교수는 “구내염이 잘 낫지 않고 오래 간다면 한 번쯤 설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궁금하다. 구내염은 왜 생기고, 설암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Q&A로 풀어봤다.

Q. 강냉이, 딱딱한 음식 등 거친 음식을 먹었을 때 입속에 검붉은 혹 혹은 멍울이 잘 생깁니다. 터뜨리면 핏물이 나옵니다. 이 또한 구내염인가요?

김보영 교수: 입안에 발생한 검은 멍울은 입 안쪽 점막에 피가 맺힌 구강 혈종입니다. 딱딱한 음식 등으로 인해 점막이 자극되거나 자신도 모르게 입안 점막을 깨물고 나서 발생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피가 고인 혈종이다 보니 터지면서 검붉은 피가 나오고 물집은 금방 사라지게 됩니다. 보통 자극에 의한 외상성 구강 혈종은 특별한 조치 없이 저절로 흡수되어 일주일 이내로 사라집니다.

그러나 간혹 손이나 날카로운 물건으로 건드려 터트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이비인후과 또는 치과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검은 멍울이라고 해도 장시간 없어지지 않고 지속되는 경우 또는 물집이 아닌 점막이 검게 변하여 지속되는 경우는 흑색종과 같은 악성 질환이 아닌지 감별하기 위해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Q. 걸핏하면 구내염이 생기는데 건강상 어떤 문제라도 있다는 신호인가요?

김보영 교수: 구내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피곤 ▶스트레스 및 영양 불균형 ▶의치증에 의한 반복적인 자극 등이 있습니다.

▶단순한 구내염은 발생 후 1~2주가 지나면 저절로 호전되는데 일부의 사람에게서는 반복적으로 구내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구내염이 재발하는 경우는 대부분이 재발성 아프타성 구내염으로 전체 인구의 약 20% 정도에서 발생하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확인 원인이나 기전이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스트레스, 피곤, 흡연, 영양 불균형, 외상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재발성 아프타성 구내염은 궤양의 크기에 따라 짧게는 1주일, 길게는 1달 이내에 호전되는 병변으로 특별한 처치가 필요하지 않지만 가글이나 연고 등이 보존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포진을 동반하는 바이러스성 구내염의 경우 스트레스, 피로, 면역 저하 등으로 인하여 입술 주위 또는 연구개 주변으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징적으로 물집과 같은 다발성 수포가 관찰됩니다.

▶구강 점막 외에 성기 궤양이 동반되거나 눈 증상이 있는 경우 자가면역질환인 베체트병(Behcet’s disease)과 감별하여야 합니다.

▶비타민 B가 부족할 경우에도 궤양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 등에서도 소화기 증상 외에 구강 궤양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당뇨나 면역 저하를 동반한 질환이 있는 경우, 항암제 투여 중인 경우 등에서 입안이나 목안에 하얗게 백태처럼 발생하는 진균성 구내염도 있습니다. 구내염이 반복적으로 재발한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통해 상담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Q. 구내염이 생겼을 때 대처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입 속에 약을 바르는 것도 힘든 구조여서요.

김보영 교수: 구내염이 생기면 작은 궤양이라도 통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우선 2차 감염 등 예방을 위해 가글을 이용하여 구강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연고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다발성 궤양으로 통증이 심한 경우 진통제 등을 복용할 수 있으며, 바르는 연고 사용이 어려운 경우 뿌리면 점막에 코팅이 되는 연고제를 사용하여도 진통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단순 아프타성 구내염은 특별한 치료 없이 충분한 휴식 및 구강 위생을 통해 상처 없이 회복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외의 경우는 원인에 따라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진균성 구내염의 경우는 항진균제 치료가 필요하며, 바이러스성 구내염의 경우 항바이러스 연고 또는 약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평소 구내염이 생기는 걸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김보영 교수: 흡연과 음주는 구내염뿐만 아니라 구강암의 위험인자로 금주, 금연을 해야 합니다. 너무 뜨겁거나 딱딱한 음식 등으로 입안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적절한 영양 균형을 유지하고, 특히 종합비타민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평소 충분한 휴식과 수면 등을 통해 스트레스 관리도 잘해야 합니다.

Q. 구내염이 오래 되어 낫지 않을 경우 설암일 수도 있다는데 설암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징후들이 있습니까?

김보영 교수: 설암은 주로 혀의 양측 가장자리에 가장 흔하게 발생합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의심해 봐야 합니다.

▶궤양이 2주 이상 지속될 때

▶작은 자극에도 출혈이 동반될 때

▶ 궤양이 오래되면서 심한 입냄새가 동반될 때

▶ 혀 점막 안쪽으로 단단하게 멍울이 만져질 때

▶ 혀의 움직임 저하로 인한 식이장애, 언어장애가 동반될 때

Q. 설암은 조금 생소한 암인데 설암의 경우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김보영 교수: 설암은 혀에 생긴 암으로 점차 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젊은 연령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혀는 발성 및 음식 섭취에 중요한 기관으로 설암이 발생하게 되면 이러한 기본적인 기능이 저하되므로 환자의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설암의 경우 다른 암에 비해 전이 및 진행 속도가 빠른 편으로,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생존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조기에 발견된 작은 크기의 암은 재건 수술이 필요 없을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이미 혀의 1/3 이상 절제가 필요한 상태까지 진행된 상태로 병원에 옵니다. 이렇게 늦게 발견되면 대부분 제거 수술 및 팔다리 피부 및 근육을 통한 재건 수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재건되는 범위가 클수록 언어장애, 연하장애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혀는 다른 장기에 비해 스스로 잘 살펴볼 수 있는 장기입니다. 거울을 통해 수시로 혀를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혀에 작은 이상이 생기고 2주 이상 지속되는 병변의 경우 전문가의 진찰을 통해 조기에 이상 소견을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Q. 설암 예방을 위해 평소 어떻게 생활하는 것이 좋습니까?

김보영 교수: 설암(혀암)의 원인으로는 흡연, 음주, 바이러스, 구강 위생, 불완전한 의치 등에 의한 만성적인 자극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설암 예방을 위해서는 반드시 금주, 금연해야 합니다. 특히 씹는 담배의 경우는 암 발생률을 높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도 구강 청결 유지, 만성적인 자극을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보영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의학박사,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전공의, 삼성서울병원 두경부외과 전임의를 거쳐 현재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조교수로 있으면서 두경부 양성 및 악성 종양을 주로 진료하고 있다.

최민영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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