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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배우자 바람 알게 됐을 때…현명한 대처법2022년 4월호 89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밝은희망부부클리닉 청담점 조재현 부부상담사】

‘바람피우면 당장 이혼할 거다!’

말은 참 쉽다. 대부분 결혼하기 전에는 바람은 곧 이혼이라고 생각한다. 바람피운 걸 알고도 이혼하지 않으면 측은하게 또는 한심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결혼하고 나서는 이런 생각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바람=이혼’을 신조처럼 여겼던 사람도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다고 모두 이혼하지 않는다. 혼자 살만한 능력이 있어도, 주변의 입방아에 오르내려도 섣불리 가정을 깨지 못한다. 이혼은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가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과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맞붙어 가정을 지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면 이 위기를 현명하게 풀어보자. 이때 도움이 될 만한 대처법을 알아본다.

CASE 1. 촉이 좋은 아내 이야기

영화(가명) 씨는 맛없는 식당 덕분에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결혼기념일을 한 달 남짓 앞둔 영화 씨는 남편 회사 근처 맛집을 검색했다. 분위기 좋은 식당을 찾았고 바로 예약도 했다.

그날 저녁 남편에게 예약한 식당 이름을 알려주자마자 거기는 맛없는 곳이라고 했다. 그래서 가봤냐고 물었더니 순간 당황하며 가보진 않았지만 회사 동료한테 들었다고 했다. 느낌이 싸했다. 느낌상 남편은 그 식당을 가본 것 같았다. 대기라면 질색하던 남편이 한 달 전에 예약해야 겨우 갈 수 있는 인기 식당을 갔다? 그러고 보니 최근 몇 주 사이 지방 출장을 여러 번 간 것도 수상했다. 남편 몰래 휴대폰을 봤다. 손 팀장이라는 사람과의 매신저 대화창을 보자마자 사지가 벌벌 떨렸다. 남편은 손 팀장이라는 여자와 바람이 난 게 확실했다.

지옥 같은 며칠을 보냈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 이혼하고 싶었지만 어린아이들이 눈에 밟혔다. 적어도 아이들에게는 좋은 아빠였다. 혼자 아이 둘을 성인까지 키울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 억울하고 분하지만 남편이 깨끗이 정리하면 한 번만 용서해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남편은 처음에는 팔짝 뛰며 잡아떼더니 대화창을 찍은 사진을 내밀자 태도가 돌변했다. 싹싹 빌고 눈물까지 보였다. 영화 씨가 보는 앞에서 그 여자에게 가정을 깨고 싶지 않으니 끝내자는 통화도 했다. 믿어지진 않았지만 남편의 진심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지금, 결국 남편은 그 여자와 확실히 정리하고 가정에만 전념하고 살고 있다. 아직도 그때의 선택이 옳은 건지 확신이 서진 않는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

CASE 2. 침묵하는 남편 이야기

창원(가명) 씨는 지금 사는 게 죽을 만큼 힘들다. 얼마 전 일하고 있는데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교통사고가 나서 응급실이라고 했다. 놀란 마음에 한걸음에 달려갔다. 아내는 많이 안 다친 것을 확인했으면 빨리 집에 가라고 했다. 자꾸 가라고 등을 떠밀었다.

얼마 안 가 아내가 왜 그렇게 자신을 집에 보내고 싶었는지 알게 됐다. 아내의 차에 아내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조수석에 어떤 남자를 태우고 가다가 사고가 난 거였다. 왠지 그 남자가 누군지도 알 것 같았다. 응급실에 갔을 때 창원 씨를 유난히도 힐끔거렸던 옆 침대 남자 환자가 분명했다.

배신감에 치가 떨렸다. 가정이 박살이 나는 줄도 모르고 낮이고 밤이고 일만 했던 자신이 너무 불쌍했다. 아내가 입원했어도 가보지 않고 아내가 전화해도 받지 않았다. 퇴원한 아내를 보고도 투명 인간처럼 대하고 있다. 가게는 직원에게 맡기고 출근도 안 하고 있다. 아내도 눈치 챘는지 밖에 나가지 않고 종일 창원 씨의 눈치만 보고 있다.

이혼은 꿈에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솔직히 이혼해서 두 명의 딸아이를 혼자 키울 자신이 없다. 그렇다고 불륜을 저지른 아내에게 양육권을 줄 수 없는 일이었다.

이혼하지 않으려면 그 남자와 끝냈는지 확인하는 게 순서지만 입이 차마 떨어지지 않는다. 아내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지는 게 싫다.

바람 후~ 가정을 지키고 싶으면 이렇게!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는 것을 알게 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증거 수집? 아니다. 복수도 이혼 통보도 아니다. 바로 바람이라는 사건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것이다. 내가 무너지지 않고 꼿꼿이 견디고 있어야 바람 이후의 삶을 제대로 결정할 수 있다.

만약 가정을 지키기로 했다면 나를 포함해 가족 모두가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도록 대처해야 한다. 구체적인 대처법을 밝은희망부부클리닉 청담점 조재현 부부상담사에게 들어봤다.

Q. 이혼할 생각이 없다면 즉시 증거를 내밀며 당장 끝내라고 경고를 해야 할까요? 아니면 바람피우는 것을 알고 있다는 신호를 줘서 알아서 정리하게 하는 게 나을까요?

조재현 부부상담사_외도 배우자가 어떤 상태에서 어떤 유형의 외도를 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피해 배우자가 가정을 지키고 싶다고 해도 외도한 배우자가 ‘걸린 김에 잘 됐다. 이혼하자.’고 나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은 외도 사실을 알고 있다고 알리고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Q. 그냥 있기는 억울해서 상간자를 만나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만나도 될까요?

조재현 부부상담사_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되면 대부분은 상간자가 어떤 사람인지, 나와 어떻게 다른지 등 외도의 세부 사실을 알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외도 증거나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는 만큼 회복과 치유 과정은 오래 걸립니다. 알고 있는 내용이 계속 생각나서 괴로워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가정을 지키기로 했다면 외도에 관해 깊게 파헤치지 않는 것이 심리적 회복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상간자 소송은 하는 게 나을까요? 안 하는 게 나을까요?

조재현 부부상담사_복수심에 무작정 소송을 하지 말고 소송을 해서 파생되는 본인의 득실을 꼭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또 소송을 하는 과정이 외도 배우자와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고려해 봐야 합니다.

Q. 혼자만 알고 있자니 화가 나서 주변에 알리고 위로도 받고 싶습니다. 가족에게 알려도 될까요?

조재현 부부상담사_관계 회복을 원한다면 주변에 알리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특히 피해 배우자의 부모님이 알게 된다면 내 자식을 힘들게 한 사위, 며느리로 남아있게 되어 나중에 힘들게 회복한 부부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자녀도 모르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가 부모의 외도를 알게 되면 매우 놀라고 불안해하면서 외도한 부모에게 거부감을 느끼고 결혼과 가정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게 된다는 분석 결과가 있습니다.

Q. 다시는 바람을 피우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으면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될까요?

조재현 부부상담사_다시는 외도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진심 어린 사과가 담긴 각서라면 피해 배우자의 심리적 안정감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관계 회복에서 중요한 것은 피해 배우자가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음을 깨닫고 배우자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각서, 편지 등은 그러한 진심을 전달하는 좋은 수단이 됩니다.


외도 피해 배우자가 해야 할 3가지

첫째, 용서가 아닌 대화를 통해 관계를 회복한다.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어도 이혼을 안 하게 되면 피해 배우자는 주로 용서를 중심에 두고 회복을 시도한다. ‘내가 당신을 용서했으니 앞으로 잘해야 한다.’ ‘이혼을 안 할 거면 배우자를 용서해야 내가 덜 괴롭다.’는 식이다.

용서보다는 관계 회복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면 용서는 저절로 따라온다.

둘째, 화가 나도 선은 지킨다.

조재현 부부상담사는 “피해 배우자는 외도한 배우자를 무조건 비난하고 심문하는 투로 다그치며 적대적 감정으로 보복하려고 하거나 빈정대고 조롱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배우자의 외도 상태를 알고 싶은 마음에 추측, 넘겨짚기 등으로 마음을 떠보는 것도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셋째, 부부 애착을 높이려고 노력한다.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 동기나 이유를 파악하고 부부 관계의 애착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찾아본다.

외도한 배우자가 해야 할 3가지

첫째, 사과하고 행동으로 보여준다.

우선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그 후에는 행동으로 뉘우치고 있음을 지속해서 보여주며 신뢰를 쌓아야 한다. 조재현 부부상담사는 “이때 배우자의 욕구를 파악해서 그에 맞는 방식으로 행하되 오래도록 지속가능한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래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행동을 하다가 얼마 안 가 지치게 되면 피해 배우자에게 다시 실망을 주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둘째, 72시간이 중요하다.

바람이 적발되어 위기로 인식된 처음 72시간이 가장 결정적인 시간이며, 4~6주 이내에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 이 시기가 지나면 위기가 고착되거나 악화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회복을 염두에 둔다면 빨리 충분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이때 전문 상담자에게 도움을 받으면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셋째,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깨진 신뢰를 회복하고 친밀감을 회복하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고 배우자를 탓하지도 관계 회복을 포기하지도 말아야 한다.

조재현 부부상담사는 밝은희망부부클리닉 청담점에서 외도, 이혼 고민, 부부 성 문제 등을 전문으로 상담한다.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사 1급, 보건복지부 임상심리사 2급, 한국피해자지원협회피해상담사 1급, 교육부 전문상담교사 2급 등의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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