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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경의 마음처방전] 죽음! 두려우세요?2022년 4월호 24p

【건강다이제스트 | 이후경(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경영학 박사, LPJ마음건강의원 대표원장】

장기적인 ‘코로나 사태’로 온국민이 두려움, 우울감, 외로움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클 것이다. 뉴스에 업데이트되는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언젠가 나도 병에 걸려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고위험군의 기저질환자에게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같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코로나의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듯하다. 우리는 두려움에서 경외감으로, 우울감에서 연민감으로, 외로움에서 호젓함으로 나아가는 방식을 터득하고 있는 중이다.

“인생은 채우러 온 것도 아니고, 비우러 온 것도 아니고, 배우러 온 것이다.” 이 말을 기억하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극복해 보자.

삶은 생로병사다. 우리는 안정을 추구하지만 다양한 위험이 도처에 널려 있다. 현대 사회에서 생(生)은 교육보험이 담당하고, 로(老)는 연금보험이 책임진다. 병(病)은 의료보험이 담당하고, 사(死)는 생명보험이 책임진다.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고, 모든 게 완벽해 보인다.

그렇지만 하나도 해결된 게 없다. 미래는 희망이면서 불안이기도 하다. 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내게 큰 걱정이 있는 것은 몸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몸이 없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 죽음을 경험한 사람은 없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동양에서는 저승보다 이승의 삶을 중요시했다. 삶은 기(氣)가 모인 것이고, 기(氣)가 흩어지면 죽는다.

서양에서는 이생의 삶보다 영생을 중요시한다. 이 세상에서 고통스러워도 다음 세상에서 행복을 찾는다. 죽으면 육체는 땅에 묻히고, 영혼은 천국에 올라간다.

성인들은 죽음을 어떻게 맞이했을까?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독배를 마셨다. 슬퍼하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죽음은 육체로부터 영혼의 해방이다.”

예수는 젊은 나이에 죽음으로 뛰어드셨다. 그는 십자가에 처형됐다. 인류 구원을 위한 사랑의 고백을 남겼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나이까?”

부처는 늙은 나이에 죽음을 예견했다. 그는 상한 음식을 먹고 쇠약해졌다.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 말을 전했다. “게으르지 말고 중단 없이 정진하라!”

공자는 죽음이 다가오자 노래를 불렀다. “태산이 무너지는구나. 대들보가 쓰러지는구나. 철인(哲人)이 시드는구나.” 그는 수제자 자공이 돌아온 후 7일간 침묵에 들어갔다. “나는 이제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생로병사는 고(苦)다. 생은 늙음 앞에 무색하고, 병은 죽음 앞에 무력하다. 이어령은 이렇게 말했다 “정오의 분수처럼 죽음을 생의 한가운데로 초대해 감각하고 사유하라.”

심장병·뇌졸중 같은 심각한 병에서 회복된 경우, 병에 대한 불안에 떨게 된다. 코로나에 걸려 위급해진 경우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떨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탁월한 처방은 무엇일까?

죽음이 두려울 때 처방전 셋!

첫째, 생활습관을 점검하자. 두려움은 원인을 모를 때 가장 크다. 코로나에 누구나 위급해지지 않는다. 면역 저하가 중요하다. 심장병·뇌졸중은 대사증후군에서 온다. 복부비만·고혈압·고지혈증·고혈당 등으로 판단한다. 관리가 안 되면 당뇨병·심장병·뇌졸중·암·치매 등 대사성질환으로 진행한다.

대사증후군은 생활습관병이다. 운동 부족, 스트레스, 흡연, 음식 등 원인을 찾아 고쳐보자. ‘Only One’ 법칙이 있다. 습관 하나만 바꾸어도 전체가 좋아진다는 법칙이다. 자신감이 들어설 것이다. 불안은 다양한 신체 증상을 일으킨다. 심장병과 불안장애는 증상이 유사하다. 항불안제로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 보왕삼매론에 이런 말이 있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병으로 양약을 삼아라.”

둘째, 죽음을 연습해 보자. 우리는 병문안을 가서 죽음을 생각하고, 장례식에 가서 죽음을 구경한다. 이제, 내가 죽었다고 가정하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까? 나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내 집과 회사에 가 보자. 아내는 무슨 말을 하고, 자녀는 어떤 표정을 짓고, 동료들은 어떤 얘기를 할까? 새로운 나를 발견할 것이다.

그런 다음 버려야 할 목록을 작성하자. 낡은 옷과 신발, 오래된 책과 노트, 어차피 버려야 할 것은 과감히 없애자. 과거가 기록된 상패, 추억이 담긴 사진, 언젠가 버려야 할 것은 미리 없애자. 한층 가벼워질 것이다. 끝으로, 죽기 전에 할 말을 적어보자. 삶과 죽음은 영원히 반복된다. 삶은 목표 때문에 사는 것이 아니고, 삶 자체를 위해 사는 것이다. 하루하루 생생한 삶이 물결칠 것이다.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지금 이 순간만이 영원하다.

셋째, 못했던 것을 해 보자. 누구나 꼭 하고 싶었던 것이 있다. 수첩을 하나 사서 목록을 적어보자.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당장 해 보자. 마음이 원하는 대로 살아보자. 내일이 없는 것처럼 뜨겁게 살아보자. 그리고 모든 두려움을 경외로 받아들이자. 할 수 없는 것도 어떻게든 해 보자. 몸이 원하는 대로 살아보자.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뜨겁게 살아보자. 그리고 모든 캄캄함을 푸근함으로 맞아들이자.

진짜 죽음을 맞이하여 두려움에 떨게 되면 어떻게 할까? 날숨과 들숨에 집중하자. 마지막 숨을 내뱉는 순간까지 집중하자. 오로지 현재에 머물자. 죽어가는 나를 또 다른 내가 보도록 하자. 두려움이 사라지게 된다. 금강경에 이런 말이 있다. “모든 형상이 본래 형상이 아닌 것을 알면 곧 진실한 모습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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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경 박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경영학 박사, LPJ마음건강의원 대표원장,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동안 경제주간지 『중앙 이코노미스트』 칼럼리스트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사례로 풀어본 한국인의 정신건강>, <아프다 너무 아프다>, <임상집단정신치료>, <와이 앰 아이>, <힐링 스트레스>, <관계 방정식>, <변화의 신>, <선택의 함정> 등 1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

이후경 박사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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