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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사는 법] 헬리코박터균 연구하는 위암 명의 인천성모병원 김병욱 교수2022년 3월호 20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위암 초기면 98% 완치, 2년에 한 번 위내시경 검사 꼭 하세요!”

과거에는 강한 산성인 위액이 분비되는 위 속에는 어떤 균도 살 수 없을 거라 여겼다. 그러다 1983년 호주의 의학자를 통해 위 속에서 버젓이 살고 있는 균이 발견됐다. 흔히 헬리코박터균이라고 부르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다. 위 점막을 통해 감염되어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암 등을 일으킨다. 위암이 많은 우리나라는 헬리코박터균과의 전쟁이 숙명이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병욱 교수는 이 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의사다.

‘뛰는’ 헬리코박터균 위에 ‘나는’ 의사가 되려고 꾸준히 연구 중이다. 조기 위암 치료, 헬리코박터균 치료법 연구 등으로 누구보다 바쁘게 살고 있는 김병욱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김병욱 교수. (사진=인천성모병원)

2년에 한 번 위내시경 검사하면…

위암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다.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9년 국가암등록 통계를 보면 갑상선암, 폐암에 밀려 3위로 밀려났지만 2018년까지 위암은 부동의 1위였다.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마나 다행인 것은 위암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내시경 수술 전문가인 김병욱 교수는 위암 발생이 줄어든 주요 이유로 2가지를 꼽는다.

“위 선종이라고 해서 위암의 대부분은 선종이라는 단계를 거칩니다. 다행히도 국가암검진에 포함된 위내시경 검사에서 선종을 발견해서 암으로 발전하기 전에 제거하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또 이전보다 최근 들어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점도 위암 발생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봅니다.”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는 40세 이상이라면 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가 포함되어 있다. 위 내시경 검사는 위암을 발견하는 역할뿐 아니라 암 전단계인 선종을 발견해 암을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위내시경 검사만 잘 받으면 위암으로 목숨을 잃을 일은 거의 없다. 2년마다 검사를 꼬박꼬박 받은 경우 설사 위암이 생겼다고 해도 보통은 조기 위암 단계에서 발견된다.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 사람 중에는 ‘태어나서 한 번도 위내시경 검사를 한 적이 없다.’, ‘10년 넘게 검사를 안 했다.’고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

“최근에 나온 논문을 보면 조기 위암의 98%는 완치가 된다고 합니다. 문제는 조기에 발견을 할 수 있었음에도 못 하는 것입니다. 국가암검진 위내시경 검사 대상자 중 실제로 검사를 받는 사람은 30~40%에 그칩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검진율이 더 떨어졌다는 보고가 나왔는데요. 코로나도 위험하지만 위암 예방과 조기 발견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위내시경 검사 중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의심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알아볼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한 번 감염되면 자연 치유되지 않고 계속 감염을 일으켜 위암,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을 일으킨다. 1990년대 후반에는 우리나라 사람의 60~70%가 감염되어 있었는데 점차 줄어들어서 2018년에는 50% 정도가 감염되어 있다고 밝혀졌다. 그래도 여전히 너무 많다. 또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항생제 내성이다.

헬리코박터균 치료의 복병, 항생제 내성

요즘은 헬리코박터균 치료에 적극적이다. 예전에는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이 있는 사람만 치료했다면 이제는 위내시경 검사를 통한 조직검사에서 헬리코박터균이 있다고 나오면 증상과 관계없이 헬리코박터균을 죽이는 항생제 치료를 권하고 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위암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균을 죽이는 약인 항생제는 내성이 있을 수 있다. 항생제 내성이란 특정 항생제에 저항력이 생겨 더 이상 세균을 억제하거나 죽이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헬리코박터균도 이러한 내성 검사를 한 후에 항생제를 쓰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내성을 확인하려면 균 배양검사를 해야 하는데 헬리코박터균을 키우려고 하면 잘 크지 않고 비용도 많이 듭니다. 할 수 없이 과거에 치료가 잘 됐던 약을 쓰는 경험적 치료를 해왔죠. 그런데 항생제에 내성이 가진 사람이 늘어나면서 경험적 치료에는 한계가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이 헬리코박터균 치료의 복병이 되면서 항생제 내성을 확인하는 다양한 연구가 이어졌다. 그러다 분자생물학적인 방법으로 항생제 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른 바 헬리코박터균 맞춤치료법이 생긴 것이다.

▲ 김병욱 교수는 2020년부터 전국 16개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헬리코박터균 맞춤치료에 관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인천성모병원)

김병욱 교수가 요즘 집중하고 있는 연구가 바로 헬리코박터균 맞춤치료에 관한 연구다. 맞춤치료가 기존의 경험치료에 비해 얼마나 효과적인지 입증하는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3년이나 2024년에는 연구 결과를 통해 헬리코박터균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전망이다.

규칙적인 생활 좋아하는 당신의 ‘위’

위내시경 검사 덕분에 위암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삶의 질을 뚝 떨어뜨리는 다른 위장 질환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김병욱 교수는 특히 기능성 소화불량증, 역류성 식도염, 과민성 장 증후군을 우려한다. 이러한 질환은 우리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위장은 규칙적으로 골고루 먹고, 많이 움직이고, 잠을 푹 자야 건강하지만 우리의 생활습관은 그와는 거리가 있다. 아침은 거르고, 음식은 점심이나 저녁에 몰아서 먹는다. 육류, 탄수화물 음식 위주로 식사를 한다. 배부르게 야식을 먹고 눕거나 앉아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게 삶의 낙이다. 혼술로 얼큰하게 취한 채 하루를 마무리한다.

“수면에도 생체리듬이 중요하듯 위장관도 건강한 리듬을 유지해야 합니다. 항상 규칙적으로 먹고, 잠도 충분히 자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요즘은 먹방의 영향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음식 섭취 횟수와 섭취량이 늘어나는 것 같아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위장에 음식이 많이 들어가면 과부하가 걸려 그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젊을 때는 돌도 소화시킨다는 말이 있다. 요즘은 달라졌다. 입시와 취업 같은 극심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생활, 운동 부족, 과도한 음식 섭취 등으로 인한 기능성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 과민성 장 증후군에 시달리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

위장 건강은 젊었을 때부터 지켜야 한다. 김병욱 교수는 젊었을 때부터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운동해야 나이가 들어서도 위장질환으로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 말은 믿어도 될 것 같다. 김병욱 교수가 산증인이기 때문이다.

▲ 치료내시경(내시경수술) 전문가인 김병욱 교수는 40세 이상이라면 2년에 한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받으라고 강조한다. (사진=인천성모병원)

걱정 말아요 아픈 그대

김병욱 교수는 ‘관리’하는 남자다. 더 많이 걸으려고 15년 전부터 서울에서 인천까지 대중교통을 통해 출퇴근한다. 매일 만보 이상은 걷는다. 식사도 규칙적으로 하고 잠도 규칙적으로 잔다. 나잇살도 찌지 않아서 결혼 전과 비슷한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특별한 위장질환 없이 건강하게 살고 있다.

“환자에게 모범을 보이며 살려고 노력합니다. 나도 못하는 것을 환자에게 시킬 수 없죠. 그 덕분에 지금까지 별 탈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모범적인 의사 김병욱 교수는 환자에게 인기가 많다. 병원에서도 늘 환자가 많은 의사 중 한 명이다. 그 이유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치료도 베테랑이지만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김병욱 교수가 환자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다. 누구나 의사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이다.

“아파서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환자가 의사에게 바라는 건 제대로 된 치료, 안심, 그리고 위로가 아닐까요? 이 세 가지를 모두 받고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돕는 것이 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래 가사처럼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버리고’ 건강한 삶을 선물하기 위해 매일 공부하고 연구하는 김병욱 교수!

앞으로 모범 의사 김병욱 교수가 환자 곁을 지키는 한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훌훌 털어버리고 밝은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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