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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화 박사의 건강이슈 ‘톡’] 암 사망률 1위 ‘폐암’ 급증세…왜?2022년 3월호 56p

【도움말 | 양기화 박사(병리학,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전 심평원 평가위원)】

얼마 전에 의뢰된 57세 여성 환자의 폐 조직을 검사한 결과 선암으로 진단하였다.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해면 모양을 하고 있어야 할 폐 조직이 섬유조직으로 채워졌고, 그 사이에 암세포들이 관(管) 모양으로 늘어서 있는 전형적인 선암이었다.

필자가 병리학을 공부하던 40년 전만 해도 폐암 가운데 선암은 흔하지 않았다. 전체 폐암의 10% 정도를 차지한다고 교과서에 나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편평상피세포암이 가장 흔한 폐암이었다.

하지만 선암의 비중이 빠르게 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선암이 가장 흔한 폐암이 되었다.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단된 폐암 환자의 기록을 분석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박수경의 석사논문은 이런 추이를 잘 보여준다.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선암으로 진단된 남자는 422명으로 이 기간 중 전체 폐암 환자의 25.6%였던 것이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는 1,204명으로 이 기간 중 전체 폐암 환자의 43.6%로 증가하였다. 여자의 경우는 341명의 59.0%에서 1,073명의 81.0%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국가암통계 자료를 보면 폐암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83년 폐암은 인구 10만 명당 5.9명이 사망하여 위암(30.4명), 간암(16.0명)에 이어 우리 국민의 암 사망 원인 가운데 세 번째였다.

2000년에는 폐암의 사망률이 위암을 추월하여 1위에 올랐다.

2020년에는 폐암이 36.4명으로 간암(20.6명), 대장암(17.4명), 위암(14.6명), 췌장암(13.2명)을 훨씬 뛰어넘는 추세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폐의 선암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는 ‘폐암’ 급증세의 이유와 대처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폐암을 유발하는 주범들

폐암은 위암이나 대장암 등과는 달리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폐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기침(50~ 75%), 객혈(25~50%), 흉통(20%), 호흡곤란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폐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다. 폐암 환자의 85%는 병증을 치료하기 쉽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다.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것은 흡연, 석면, 방사성 물질, 매연 등 대기오염을 비롯한 미세먼지, 유전적 소인 등 다양하다.

흡연은 폐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피우지 않는 사람과 비교하여 폐암에 걸릴 위험이 최대 80배에 달한다. 담배에는 60종 이상의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흡연으로 인하여 생기는 폐암은 주로 편평상피세포암이 많다.

하지만 편평상피세포암이 여성에서는 줄고 있고, 남성에서는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이 피우는 담배연기를 마시는 간접흡연도 폐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면은 중피종을 일으키는데, 주로 석면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나 석면을 사용한 오래된 건물에 거주하는 사람들에서 발생한다.

방사성 물질은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 우라늄은 폐암 가운데 소세포암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더 위험하다. 흔히 엑스선 검사나 전산화단층촬영(CT)과 같은 방사선 검사를 방사성 물질과 헷갈리기도 하는데, 방사선 검사의 경우는 검사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라돈 역시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특히 흡연에 이어 폐암의 두 번째 중요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유전적 요인도 폐암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모, 형제, 자매 등 직계가족 가운데 폐암 환자가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하여 폐암이 발생할 위험은 3배 정도에 이른다.

미세먼지도 폐암 발병 원인으로 급부상 중이다. 미세먼지에는 벤즈페닐린, 벤즈피린, 방사성 물질, 비산화물질, 크롬·니켈 혼합물, 비연소성 지방족 탄화수소 등이 포함되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덴마크 암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기 입방미터 당 미세먼지의 농도가 10㎍이 많아질 때마다 폐암의 발생 위험이 22% 증가한다고 했다. 미세먼지에 노출되어 생기는 폐암은 선암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미세먼지는 음식물을 조리하는 과정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에서 폐암, 특히 선암의 발생이 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어류나 육류와 같은 단백질 식품이나 식용유가 탈 때는 벤조피렌과 같은 발암물질이 많이 발생한다. 이런 물질이 섞인 연기나 그을음이 폐에 들어가면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

폐암학회에 따르면 환기 상태가 나쁜 주방에서 조리하는 여성은 환기가 잘되는 주방에서 조리하는 여성에 비하여 폐암이 발생할 위험이 1.5배 높았고, 밀폐된 주방에서 조리하는 여성의 경우 5.8배나 높았다고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

미세먼지의 상당 부분은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이어서 대책을 세우기도 쉽지 않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는 주로 자동차의 배기가스나 석유나 석탄과 같은 연료를 사용하는 공장의 굴뚝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중국 관계자들은 대한민국의 미세먼지 문제는 한국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공장에는 미세먼지 배출 저감장치를 가동하도록 하고, 배출 상황을 감시하고 있으며, 공사장에서도 먼지 발생을 줄이도록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에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한·중 환경협력공동위원회는 2019년 1월에 한 차례 열렸고,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해 긴급대책을 마련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3년 동안 회의조차 열린 적이 없다.

폐암 예방을 위해 당장 해야 할 일

우리가 일상에서 폐암의 공포를 줄이기 위해 실천해야 하는 대책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금연이다. 흡연은 폐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2020년에 발표한 <1998~ 2018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98년에 66.3%에 달하던 남성 흡연율은 2018년 36.7%로 줄었다. 하지만 OECD 평균 22.4%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여성 흡연율은 1998년의 6.5%에서 2018년에는 7.5%로 조금 늘었다. 남성에 비하여 흡연 인구는 적은 편이나 20~40대 여성의 흡연율이 2배로 늘었다.

담배의 발암 성분은 자체로도 폐암을 일으키지만, 다른 요인으로 인한 폐암의 위험을 높이기도 하므로 폐암 예방에 있어 금연은 필수적이다.

둘째, 미세먼지의 흡입을 차단하는 조치이다. 대기의 미세먼지예보에 따른 행동요령대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면 가급적 외출을 자제한다. 꼭 외출해야 하는 경우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기오염이 심한 도로변이나 공사장을 피하고, 활동량을 줄인다. 자가용의 사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목욕과 양치를 해서 외부활동에서 묻어온 유해물질을 제거한다.

셋째,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를 줄인다. 주거환경에 스며드는 라돈이나 음식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에 의한 폐암 발생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환기이다.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어 실내 공기를 바꾸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조리할 때는 부엌의 공기를 실외로 배출시켜주는 환기장치를 가동하는 것이 좋겠다.

공기정화기를 가동시켜 실내의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물을 충분히 마셔서 중금속이나 유해물질이 체외로 배출될 수 있도록 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을 많이 먹는다.

넷째,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는다.

정부에서도 2019년부터 폐암을 국가암검진 대상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매일 한 갑씩의 담배를 30년 이상 피워온 만 54세부터 74세인 사람만 국가암검진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은 폐암의 위험을 의식하지 않고 지내다가 병증이 뚜렷해진 뒤에서야 병원을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지 않는 고위험군도 국가암검진 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폐암 고위험군은 저선량의 흉부CT검사를 2년마다 시행하여 폐암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양기화 의학박사는 병리학과 진단검사의학과를 전공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립독성연구원 연구부장으로 근무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평가책임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현재 군포 지샘병원에서 병리과 과장으로 진료 중이다. 주요 저서는 <치매 당신도 고칠 수 있다(2017)>, <우리 일상에 숨어 있는 유해물질(2018)> 등을 출간했다.

양기화 박사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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