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건강·라이프
[양기화 박사의 건강이슈 ‘톡’] 코로나 추가 접종 꼭 해야 하나요?2022년 2월호 58p

【건강다이제스트 | 양기화 박사(병리학,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전 심평원 평가위원)】

2020년 12월 이집트 여행 중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폐렴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비행기에서 내렸더니 검역절차가 강화되어 있었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탑승객들은 체온을 재고 입국장으로 향했지만, 필자는 검역관에게 신고할 사항이 있었다.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심한 일교차 때문에 생긴 감기로 미열과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이 있었던 것이다. 이집트와 경유지인 아랍에미리트가 메르스 감시대상 지역이었던 까닭이다.

그때만 해도 우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성 폐렴이 세상 사람들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게 될 줄을 몰랐다. 코비드-19로 명명된 범유행질환은 2년이 넘도록 맹위를 떨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면서 방역체계를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12월 20일 기준 코비드-19로 확진된 사람은 세계적으로 2억 7천5백만 명이며, 사망한 사람은 535만 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확진자가 57만 명이고, 사망한 사람은 4,776명이다.

코비드-19 사태의 초기에는 방역을 모범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던 우리나라였다. 하지만 4차례 대유행을 겪어야 했고, 2021년 11월부터 시작된 위드 코로나 정책의 실패로 하루 4천 명에서 많게는 7~8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중이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 정책을 내세웠던 배경은 코로나 예방주사의 접종률이 80%를 넘어섰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 예방주사의 경우 항체가 지속되는 기간이 너무 짧았던 것이다. 최근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화이자나 모더나 제품의 경우 2차 접종 후 6개월이 경과된 시점에도 항체가 비교적 유지되는데 반해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의 경우 돌파감염을 막을 수 있는 수준에 미흡했다는 것이다.

2021년 12월 들어 코비드-19 양성으로 사망한 사람이 하루에 100명이 넘어선 것은 초기에 고령자가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으로 예방접종을 시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령의 고위험군에서 돌파감염을 일으킨 것이다.

돌파감염이 심각해지면서 방역당국은 추가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1,2차 예방접종을 시행하면서 발생한 부작용 사례, 특히 사망 사례들이 적지 않다는 소식이 누리망을 통하여 전해지면서 예방접종을 기피하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도 예방접종 대상에 포함되면서 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청소년의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예방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예방주사를 맞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펴는 의사도 있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현대의학이 빠르게 발전하다 보니 전문분야가 세밀하게 나뉘고 있다. 의학을 공부하면서 기본적으로 모든 분야를 두루 공부하기는 하지만 세부 분야의 전문적인 내용에 이르면 해당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경우 일반 국민들보다 조금 나은 정도라고 보면 된다.

최근 코로나 예방주사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가진 시민단체가 정부의 예방접종 정책을 항의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그 집회에 참석한 한 의사(감염병 전문가는 아니다)는 “코로나 백신의 성분을 특수입체현미경으로 분석한 결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체가 발견됐다.”며 “백신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소아·청소년은 물론 전 국민에 대한 백신 접종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물론 예방주사를 맞을 것인가는 당사자가 결정할 일이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으로 국민들이 예방주사를 기피하게 만드는 행위는 의사로서 적절치 않은 일이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근거 없이 예방주사에 대한 위험을 부풀리는 의사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소개한 괴물체 이외에도 코로나 예방주사에 독성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은 사실관계를 오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 예방주사가 아니더라도 예방주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주로 예방주사를 맞은 뒤에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 당국에서는 이들이 주장하는 부작용이 예방주사와 연관이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예방주사 무용론을 넘어 음모론을 거론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의 시사평론가 후나세 슌스케(船瀨俊介)가 쓴 <우리가 몰랐던 백신의 놀라운 비밀>이 대표적이다. 심지어는 급성 전염병의 유행이나 예방접종을 하는 사업은 의약계의 숨은 세력이 주도하는 세계 인구 감축 계획의 일환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추가 접종은 확산세 꺾는 유일한 길

코로나 예방접종과 관련한 전문가는 예방주사 개발에 참여하는 미생물학이나 약리학 전문가, 각종 세균감염을 치료하는 감염병 전문가, 그리고 감염병을 관리하는 역학 전문가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추가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코비드-19의 사태는 전문가들의 판단과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해결할 수 있다. 코비드-19 사태가 2년을 넘어가면서 방역당국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그동안의 방역대책을 보면 과학에 근거하기보다는 정치적 판단에 의하여 좌지우지된 것 같다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정부는 코비드-19 사태에서 민간 부문 전문가들의 조언을 묵살하기 일쑤였다. 코비드-19 사태 초기에 외국으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미루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민간경제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해서 수용되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대중교통은 느슨하게 통제하면서 민간사업장에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코비드-19 사태 초기에는 검사와 격리를 앞세운 K-방역의 자화자찬을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하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초기에 강력하게 바이러스의 유입과 확산 통제에 성공한 대만은 조만간 경제 분야에서도 우리나라를 추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물론 예방주사가 완벽하게 안전한 것은 아니다. 페루에서는 중국에서 개발한 코로나 예방주사로 임상시험을 하던 중에 길랑바레증후군이 생기면서 중단되기도 했다. 그리고 여러 나라에서 긴급 승인되어 접종되고 있는 화이자, 모더나 예방주사를 맞고 심근염이 생겼다는 보고도 있다. 주로 청소년에서 많이 생기는데, 미국에서는 인구 30만 명당 1명, 유럽에서는 100만 명당 1명의 빈도를 보였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미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델타변이는 물론 최근에 유입된 오미크론 변이는 무서울 정도의 확산세를 보이고 있어 조만간 우세종으로 지역사회에 만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청소년층은 무증상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긴장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개인이 속한 가정이나 집단에 속한 고위험군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파시켜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필자도 직업상의 이유로 비교적 일찍 코로나 예방접종을 받았다. 3월 말에 1차, 8주 뒤에 2차 접종을 받았다. 그리고 3개월 뒤에 항체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2차 접종을 받은 7개월 뒤에 추가접종도 받았다. 추가접종을 받은 3주 뒤에 확진자와 접촉하는 상황이 있었다. 대인 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가운데 두 차례에 걸쳐 코로나 검사를 했지만 음성판정을 받았다. 확진자가 참석한 회의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았던 것도 이유일 수 있지만, 추가접종을 받은 것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데 기여했을 것이다.

필자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코로나 예방주사는 감염을 차단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중증질환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물론 예방주사가 완벽하게 안전한 것은 아니다. 심각한 부작용이 생겼다면 안타까운 일이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치명적인 부작용 없이 회복될 수 있다.

델타 그리고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여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의 해답은 보다 많은 국민들이 적절한 수준의 항체를 유지하는 집단면역을 달성하는 데 있다. 적어도 3주일 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동시에 많은 국민들이 추가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세를 꺾는 유일한 길이라 할 것이다.

양기화 의학박사는 병리학과 진단검사의학과를 전공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립독성연구원 연구부장으로 근무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평가책임위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현재 군포 지샘병원에서 병리과 과장으로 진료 중이다. 주요 저서는 <치매 당신도 고칠 수 있다(2017)>, <우리 일상에 숨어 있는 유해물질(2018)> 등을 출간했다.

양기화 박사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인터넷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기화#코로나#건강다이제스트

양기화 박사의 다른기사 보기
여백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