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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사는 법] 무엇이든 답해주는 명의,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김규남 교수2022년 1월호 16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새해엔 걷지만 말고 근력운동도 같이 하세요!”

교통정리가 전문인 의사가 있다. 물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 교통정리는 아니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김규남 교수는 매일 환자와 머리를 맞대고 교통정리를 한다. 진료실뿐 아니라 TV 건강정보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건강 채널에 출연해서도 교통정리를 한다.

김규남 교수의 교통정리 내용은 건강관리다. 좋은 습관은 직진, 잘못된 습관은 유턴이다. 실천하기 어려운 좋은 습관은 우회하고, 위험한 습관에는 정신이 확 들도록 경고용 호루라기를 분다.

김규남 교수의 교통정리는 환자뿐 아니라 시청자에게도 인기다. 신호등이 고장 난 교차로에 나타난 교통경찰처럼 건강습관 신호등이 고장 난 사람에게 김규남 교수의 깔끔한 교통정리는 큰 도움이 된다. 김규남 교수식 건강습관 교통정리법을 들어봤다.

▲ 사진 제공=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걱정해도 된다는 대학병원 의사

병원 환자가 아닌데 김규남 교수의 얼굴이 익숙하다? 그렇다면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애청자일 가능성이 크다. 김규남 교수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프로그램 이름처럼 무엇이든 물어봐도, 어떤 주제도 명쾌한 대답을 해준다. 최근에는 유튜브 건강 채널에도 출연하며 콜레스테롤, 갱년기, 금연 등과 같은 건강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김규남 교수의 방송은 어려운 의학용어도 없고 질병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을 부추기지 않는다. 마치 ‘내 이야기’ 같은 평범한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 답변 방식은 주로 직구다.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줘서 유익하다.

사이다 같은 시원함은 진료실에서도 별 다를 바 없다. 흔히 병원에 가면 의사에게 걱정거리를 이야기한다. 여기가 아파서 걱정이고, 통증이 심해져서 걱정이고, 큰 병이 아닌지 걱정한다. 이럴 때 의사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걱정하지 말라.’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김규남 교수는 오히려 걱정하라고 한다.

“건강을 걱정하는 건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내 건강을 걱정하면 건강에 더 신경을 쓰게 되죠. 걱정되어서 예방접종도 잘하고, 정기검진도 잘 받고, 나쁜 생활습관을 고치게 되는 겁니다. 단 걱정은 하되 적게 하거나 반만 하는 게 좋다고 하죠.”

환자의 ‘걱정고백’으로 ‘걱정거리’를 알았다면 다음부터는 걱정을 줄이는 교통정리가 시작된다.

건강해지는 5가지 교통정리

약을 줄여주는 의사, 어깨를 잘 고치는 의사, 불필요한 검진을 줄여주는 의사…. 각각 다른 의사 같지만 모두 환자가 보는 김규남 교수다. 이 수식어들은 환자를 만날 때마다 하는 교통정리 덕분에 붙었다. 김규남 교수만의 교통정리 목록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먹고 있는 약을 종합해 교통정리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먹는 약이 많아진다. 이 병원, 저 병원에 다니면서 받은 약에는 중복되는 성분이 있을 수 있고 도움은커녕 오히려 독이 되는 약을 모르고 먹고 있을 수 있다. 또 약을 먹는 시간도 약마다 다르다.

“콜레스테롤약을 안 먹어도 괜찮은 상태인데 약을 먹고 있다거나 너무 센 약을 먹어서 약 부작용이 생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스피린도 득실을 따져서 먹어야 하지만 무조건 먹는 게 좋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고요. 건강하게 살려면 꼭 필요한 약을 최소한으로 먹고, 도움이 되지 않는 약은 과감히 끊어야 합니다.”

김규남 교수는 약만 처방하고 끝내지 않는다. 지금 먹고 있는 약들을 완전히 파악해서 줄일 약은 줄이고, 넣을 약은 넣고, 뺄 약은 빼며 교통정리를 한다. 더불어 왜 이 약을 먹어야 하는지, 왜 그 약은 안 먹어도 되는지 설명을 덧붙인다.

▲ 김규남 교수는 환자들이 무엇이든 물어보면 답을 해주는 것은 물론 쉽고 자세히 설명해주는 의사다. (사진 제공=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두 번째, 예방접종 교통정리를 한다. 예방접종은 김규남 교수가 최근 가장 강조하는 내용 중의 하나다. 환자가 먼저 예방접종의 ‘예’자를 꺼내지 않아도 알아서 연령대별로 필요한 예방접종이 적힌 종이를 건네는 등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노년기 건강에 치명적인 독감, 폐렴구균, 대상포진 등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꼭 하라고 권한다.

세 번째, 치료법 교통정리를 한다. 김규남 교수는 초진인 경우 진료 시간이 15분~30분가량 걸린다. 대기 환자가 많은 대학병원에서는 제법 긴 시간이다.

“대학병원에 온 건 다른 병원에 갔는데 해결이 안 됐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동안 아주 답답하고 힘들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약을 복용했으며 무슨 변화가 있었는지를 다각도로 파악해 정확한 해결 방법을 찾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초진을 거치고 진료가 거듭되면 김규남 교수는 주치의로 자리 잡는다. 환자를 오래 봐서 약물, 수술 등 치료법을 결정할 때 최선의 선택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치료법을 선택할 때는 내 부모, 내 형제라는 생각으로 조언한다.

무릎, 어깨, 허리 등이 아픈데 수술해야 하느냐고 묻는 환자에게는 치료법 조언과 더불어 가르쳐 주는 게 한 가지 있다. 바람직한 운동법이다. 수술 여부와 관계없이 무릎, 어깨, 허리에 통증이 있다면 근육 강화, 관절 강화 운동이 필요하다. 이럴 때 김규남 교수는 쉽지만 중요한 동작 한두 가지를 알려준다. 필요한 경우 시범을 보이고, 잘하고 있는지 확인도 한다. 그러다 보니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김규남 교수가 어깨를 잘 고친다는 소문이 났다. 김규남 교수가 제안한 운동을 따라해서 효과를 본 것이다. 주변에 추천해서 소개로 김규남 교수를 찾아오는 사람이 늘어났다.

네 번째, 건강검진 교통정리를 한다. 검사를 많이 한다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다. 김규남 교수는 불필요한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고, 검진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필요한 검사만 콕 짚어 준다.

다섯 번째,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을 줄이는 교통정리를 한다. 다들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한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지속되는 상황도 불안하고 우울하다. 김규남 교수는 스트레스를 안 받는 연습을 하는 것보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미운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 가차 없이 퍼붓기, 글로 감정을 적는 것 등을 추천한다.

걷기와 근력운동 같이 해야 더 효과적!

2년 가까이 계속되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달라진 점 중 하나가 탁 트인 공원, 강변, 운동장, 산책로 등에서 걷기운동을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김규남 교수는 열심히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시간과 정성을 근력운동에도 들이면 건강관리에 훨씬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이야기해주고 싶다.

“지금까지 매일 만 보를 걸었다면 칠천 보만 걷고 나머지 시간은 스트레칭, 근력운동을 하는 데 쓰는 게 좋습니다. 근육이 늘어나면 자칫 사망으로 연결되는 낙상을 예방할 수 있고 혈당 관리에도 도움이 됩니다. 2022년부터는 걷기운동과 근력운동을 함께 해보세요.”

김규남 교수는 일상생활 속에 근력운동을 살짝 집어넣는다. 양치질을 하면서 스쿼트를 하고 빈 벽이 보이면 벽밀기(팔굽혀 펴기)를 하는 식이다.

한편, 기왕 걷는 거 지루하지 않게 걸어보는 것도 좋다. 지그재그로 걷기, 빨리 걸었다가 천천히 걷기, 평소와 다른 길을 걷기, 보폭을 좁히고 넓히기를 반복하면 더 재밌게 걸을 수 있다.

“건강정보 감별사가 되세요!”

누가 건강에 좋다고 하면 일단 사고 보고, 무슨 병에 뭐가 좋다고 하면 며칠 후에는 씨가 마른다. 약도 한 움큼씩 먹는 사람이 많다. 김규남 교수가 바쁜 시간을 쪼개 방송에 출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건강에 도움도 안 되고,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하는 잘못된 건강정보를 바로잡고 싶어서 방송 출연을 시작했다. 진료실에서는 잘못된 정보를 한 사람에게만 이야기하지만 방송에 나가면 많은 사람에게 전할 수 있다.

“정확한 정보를 알게 되어서 고생을 덜 했으면 좋겠습니다. 큰 병에 걸리진 않을지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말았으면 하고요. 흔히 말하는 주치의는 그런 역할을 해주는 의사입니다. 내 몸을 잘 아는 주치의가 있다면 건강을 유지하고 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TV만 켜면, 스마트폰 터치 몇 번이면 건강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그만큼 내 건강에 좋은 건지 해가 되는 건지 판단할 것도 많아졌다.

김규남 교수의 교통정리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무엇이든 물어보면 대답해주는 김규남 교수의 답변을 참고해 건강을 위해 버릴 것과 취할 것을 가려내는 지혜를 길러보길 추천한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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