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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끊게 하는 법칙 12] 술을 끊게 하는 “술을 끊으면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2021년 12월호 108p
  • 김태영 다사랑중앙병원 원장
  • 승인 2021.12.1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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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다이제스트 |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영 원장】

오랜 기간 술을 마셔온 사람이 어떠한 계기를 통해 자신의 술 문제를 받아들이고 단주를 결심하는 것은 엄청난 용기와 정직함이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마음으로 술을 끊겠다고 다짐하는 것과 실제로 술을 끊고 삶이 변화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간혹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만으로 어떤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기만 할 뿐, 정작 그것을 위한 올바른 노력을 꾸준히 하지 않고 쉽게 포기할 때가 있습니다.

알코올 사용 장애의 치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술을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순간적으로 발휘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는 하루하루의 삶을 반복적으로 살면서 단주와 회복에 대해 배우고, 때때로 부딪히는 난관도 기꺼이 겪겠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술을 끊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자마자 맞닥뜨리는 것은 지독한 금단 증상입니다. 떨림, 식은땀, 불안함 등과 같은 경미한 증상부터 환각, 발작, 진전섬망 등과 같은 심각한 증상을 경험하게 되기도 합니다.

망상, 기억장애, 언어장애 등을 동반하기도 하는 진전섬망은 예측 불가능한 위험한 상황을 유발할 수도 있는 만큼 관찰과 보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알코올 의존도가 높을수록 심한 금단 증상을 겪게 되고, 사람마다 다양하게 발생하는 금단 증세에 대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금주를 결심한 후에는 증세를 잘 관찰하고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며 안전하게 술을 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금단 증상을 적절한 치료와 휴식을 통해 무사히 겪고 나면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첫째, 흔히 환자분들이 표현하는 ‘술이 술을 마시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술을 자꾸 마시게 된다’와 같은 강박적인 갈망감이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입맛이 회복되고 체중이 증가하며, 우울감, 공허감, 불안 등의 기분 증상도 점차 호전됩니다.

둘째, 단주 초기에 많은 분들께서 “술을 안 마시니 다른 점은 다 좋아지는데 밤에 잠들기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많은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들이 “난 중독은 아니고, 불면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신다.”고 하지만 음주는 숙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입니다.

자기 전에 술을 마시면 가바(GABA)라는 신경전달물질이 활성화되면서 몸이 이완되고 진정되어 술에 취해 잠들 수는 있겠지만 수면의 질이 나빠집니다.

술에 취해 잠들게 되면 알코올이 수면 중 뇌파를 각성시키고 깊은 수면 상태를 방해해서 숙면을 못하고 피로가 누적됩니다.

단주하면서 수면의 질을 높이는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수면의 질이 좋아지고 생체 리듬을 회복하게 되어 삶의 질이 좋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간혹 술 대신에 약을 먹고 자다가 수면제 의존이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여 용법대로 복용한다면 의존의 가능성은 거의 없고, 수면의 질이 점차 호전되어 나중에는 수면제를 감량하거나 수면제 없이 잠을 자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과음이나 폭음이 지속되면 뇌의 인지 영역이 손상되면서 기억력이 감퇴한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폭음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겪는 블랙아웃 현상은 대표적인 뇌 손상 증상이기도 합니다.

술은 또한 뇌에서 학습과 충동조절을 담당하는 부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술을 끊게 되면 손상이 멈추면서 인지능력이 좋아지고 회복되며 기억력과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업무 능력이나 학업 능력도 향상되기 때문에 직장이나 학교에서도 일상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넷째, 단주를 하게 되면 감정조절 능력도 향상됩니다. 알코올 사용 장애로 인해 가정이나 사회에서 관계가 망가지는 경우 대부분이 술을 마시고 폭력적이거나 충동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술을 마시고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은 뇌 손상의 증상입니다. 뇌의 앞부분에 있는 전두엽은 감정과 충돌을 조절하는 기관인데 알코올에 쉽게 손상됩니다. 폭음으로 인한 알코올에 전두엽이 손상되면 평소보다 공격적인 말과 행동을 하게 됩니다. 단주를 통해서 전두엽의 손상을 막고 감정과 충돌을 조절하게 되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단주를 지속하게 되면 신체의 긍정적인 변화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잦은 음주와 폭음은 몸을 많이 망가뜨립니다. 술은 영양소는 없고 열량은 높다 보니 간에 지방으로 쌓이기 쉽고, 지방을 분해하는 단백질 생성도 방해합니다.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이 남성 40g, 여성 20g을 초과할 경우 알코올성 간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알코올성 지방간을 방치하게 되면 간염으로 급속히 진행될 수 있고, 결국에는 간의 재생력이 상실돼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되면서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알코올성 간경변을 갖고 있는 환자 수가 지난 3년간 평균 20%대를 유지할 정도로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이 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 많은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들이 알코올성 간질환을 겪고 있습니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최상의 예방법이나 치료법은 금주인 만큼 단주를 지속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이 회복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고열량인 알코올의 섭취를 멈추다 보면 체중 감소를 경험하게 되고, 혈관 질환이나 당뇨병의 위험도 낮출 수 있게 됩니다.

단주를 결심하기 좋은 때는 ‘지금’

단주의 길은 외롭고 고됩니다. 알코올 의존도가 높을수록 단주를 결심하고 실천하자마자 힘든 금단 증상을 경험하기도 하고, 여러 번 단주에 실패하다 보면 주변의 열렬한 응원과 지지를 받기 어렵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주를 하게 되면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몸이 건강해지고, 정신이 건강해지면서 마음이 단단해집니다. 관계가 개선되고, 일상이 회복됩니다. 술로 인해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던 예전의 삶을 또는 더 나은 삶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단주는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단주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치료와 프로그램이 병행되어야 하고, 단주모임 등을 통해서 조언과 힘을 얻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단주를 결심하는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지금’입니다. 늦은 것은 없습니다. 문제를 인지하고 단주를 결심하고 실천에 옮기는 때가 가장 적절한 시기입니다. 2022년에는 모두들 건강하고 안전하게 단주에 성공하시기를 바랍니다.

김태영 원장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수료 후 현재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전문병원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알코올중독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김태영 다사랑중앙병원 원장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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