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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끊게 하는 법칙 10] “알코올 중독 신호를 알아채는 것이 중요합니다”2021년 10월호 116p
  • 김태영 다사랑중앙병원 원장
  • 승인 2021.10.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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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다이제스트 |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영 원장】

알코올 사용 장애는 갑자기 발병하는 질환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신체적·정신적으로 변화를 보이는 만성질환입니다.

알코올 사용 장애를 ‘도덕적 실패가 아닌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는’ 현대적 견해에 큰 공헌을 한 모턴 젤리넥(E. Morton Jellinek)은 알코올 사용 장애의 발전 과정을 4단계로 나눠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 주변 환경 등에 따른 개인차도 있을 수 있겠지만 각 단계의 증상과 신호를 잘 안다면 술 문제가 만성적인 의존과 중독으로 발전하기 전에 적절한 치료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알코올 사용 장애를 진행성 질병으로 본 모턴 젤리넥(E. Morton Jellinek)은 알코올 사용 장애자 2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단계 과정을 거친다고 봤습니다.

1단계는 Pre-Alcoholic(전 알코올성 단계)입니다.

처음에는 사교적 목적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면 이 단계가 계속될수록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술이 주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며 술을 마십니다. 주량이 점점 늘면서 일상적이지는 않지만 때때로 과음을 하기도 합니다.

‘술을 먹고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은 알코올이 신경전달물질의 수치를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수치 변화는 일시적이고, 결과적으로는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수치 변화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뇌가 알코올이 주는 인공적인 간섭에 익숙해지면서 알코올에 점점 더 의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술이 주는 긍정적 효과를 이미 즐기고 있고, 사회적으로 술에 관대한 한국이다 보니 이 단계에서 주의를 기울일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단계에 들어선 것인지 의심된다면 스스로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지, 사회적인 관계 등을 위해 술자리를 갖는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적절한 양을 조절해서 마시고 있다면 당장 큰 문제가 될 것은 없겠지만,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걱정을 없애기 위해, 나쁜 기억을 잊기 위해, 긴장을 해소하려고 술을 찾는다면 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므로 주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2단계는 Early Alcoholic(전조 단계)입니다.

이제는 술 마시는 빈도가 잦아집니다. 예전엔 가끔 모임에서 한잔 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매 주말마다 술을 마시곤 합니다. 술에 대한 매력이 증가하고 술을 통해 기분의 변화를 느끼려는 의지가 더욱 강해져서 술 생각이 자주 나고 술 중심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술을 마셨던 분위기, 날씨, 감정 상태 등에 노출되면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술을 갈망하게 되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술을 마실 갖가지 이유들을 어떻게든 만들어 내곤 합니다.

술을 자주 마시게 되면서 신체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불편한 것들이 생기지만 음주를 멈추기는 어렵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술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거나 술 마시는 것을 감추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주량이 확연히 늘고, 과음을 하면서 블랙아웃을 자주 경험합니다. 블랙아웃은 뇌 손상을 의미하기 때문에 신체의 신호를 알아차리고 금주를 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3단계는 Middle Alcoholic(결정적 단계)입니다.

조절되지 않는 잦은 음주가 결국엔 문제적 음주로 이어지는 단계입니다. 술 마시는 것이 하나의 습관이 되어 행동 통제 능력도 서서히 상실하게 됩니다. 술을 마시는 빈도도 너무 많고 적절하지 않은 장소나 시간에 술을 마시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 직장동료와 같은 주변 사람들도 문제를 인지하고 술에 대한 조언이나 충고를 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술로 인해 일어나는 여러 문제와 변화들이 일상을 망가뜨립니다. 변덕스럽게 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고, 술로 인해 중요한 일을 놓치거나 직장에서 실수를 하면서 관계가 망가지고 사회 활동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그뿐만 아니라 살이 급격히 찌거나 빠지고, 복통을 호소하는 등 알코올로 인해 망가진 신체적인 문제들도 많이 드러나게 됩니다. 가족이나 친구들도 문제를 확실하게 인지하게 되고 본인 스스로도 알코올로 인한 여러 문제들로 인해 후회, 자책감, 수치심 등의 고통을 겪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술을 끊으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알코올 의존도가 높은 단계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단주를 하기 위해서는 알코올 사용 장애에 대한 적절한 의학적 치료나 상담 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4단계는 Late Alcoholic(만성 단계)입니다.

의존과 중독이 심하고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서 여러 건강 문제가 드러나는 시기입니다. 일상생활에 알코올이 완전히 침투했기 때문에 그 어느 것보다도 술이 가장 우선시 되는 삶입니다.

술에 대한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했고, 술에 대한 내성 또한 강해져서 취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됩니다.

술을 마시지 않을 때는 금단 증상이 심하고,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술에 더 의지하기 때문에 술을 위해 사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누가 봐도 알코올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본인도 부정하기 어려운 단계입니다.

알코올성 간질환이나 알코올성 치매 같은 신체적 질병은 물론이고 생활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게 됩니다. 직장에서 정상적으로 일하는 것은 불가능할 지경이고 가족들과의 관계도 망가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만성 단계에서도 충분한 치료를 받고 재활을 거친다면 회복이 가능합니다. 알코올성 질환은 술을 끊는 것만으로도 치료의 큰 시작이 되고, 심각한 금단 증상도 의료진의 관찰과 치료가 있으면 위험하지 않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알코올 문제가 심각한 사람들의 큰 문제는 본인의 문제를 스스로 인식하기 어렵다는 것이고,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의학적 도움이 없이는 극복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알코올 사용 장애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문제를 빨리 인지하는 것이 의존과 중독을 막고 회복의 과정을 거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알코올 의존도가 높아지고 사용 장애 단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본인 혹은 주변에서 인지하고 빠르고 적절한 의학적 치료와 상담 등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태영 원장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수료 후 현재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전문병원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알코올중독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김태영 다사랑중앙병원 원장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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