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특별기획] Part2. 혈당 약 평생 먹어도 될까? 혈당 약 줄이거나 끊는 법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모은영 교수】

‘아픈 데 없이 컨디션이 좋다. 당뇨병에 좋은 음식만 먹는다. 운동을 열심히 한다. 그러니까 당뇨 약을 끊어도 될 것 같다. 평생 안 먹어도 될 것 같다.’ 혈당 약 먹기가 부담되어서 당뇨병 관리를 열심히 했다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병원에서 듣는 답은 이와 다르다. 대부분 약을 끊으면 안 된다고 한다.

계속 먹어야 한다고 권한다. 그렇다면 평생 혈당 약을 달고 살 수밖에 없을까? 혈당 약을 줄이거나 끊는 방법에 대해 모색해 봤다.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당뇨병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해서 혈당이 높아진 대사질환이다. 당뇨병 치료의 목표는 완치가 아니다. 높아진 혈당을 적절하게 관리해서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혈당을 관리하는 혈당 약을 먹는 이유도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모은영 교수는 “혈당 약을 복용해서 혈당 조절이 잘 유지되면 당뇨병 합병증이 예방되는 효과가 있다.”며 “만약 약을 중단하게 되면 다시 혈당이 상승하게 되어 이로 인해 합병증 발생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당뇨병 합병증은 심장마비, 뇌졸중, 신부전, 망막증, 신경합병증 등이 있으며, 일단 발병되면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혈당 약은 치명적 합병증을 예방하는 약이라고 봐야 한다.

당뇨병이 심하지 않아도 약물치료를 권하는 연구 결과가 많다. 초기 당뇨병 환자가 약물치료를 꾸준히 하지 않으면 합병증 발생 위험이 2.3배로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당뇨병 초기 단계부터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은 경우는 관상동맥질환, 신장질환 등의 만성 합병증 발생 위험이 약 20%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모은영 교수는 “혈당 약을 먹어서 얻는 이익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크고, 합병증에 의한 증상이 발생하여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 되돌리기가 거의 불가능하므로 증상이 없을 때 철저한 혈당 조절을 해서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간혹 검사 결과가 좋아서 임의로 혈당 약을 끊고 정기검진을 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약을 복용하지 않고도 식전 혈당은 80~130mg/dL, 식후 2시간 혈당은 180mg/dL 미만, 당화혈색소는 6.5% 미만으로 조절이 된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혈당은 늘 변한다는 점이다. 약을 끊고 정기검진을 하지 않는 사이에 당뇨병에 의한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진행할 수 있다.

혈당 약 먹더라도 꼭 해야 할 것들

혈당 약만 잘 먹는 것만으로는 당뇨병 합병증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약물치료를 하고 있어도 반드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혈당을 잘 조절할 수 있다.

첫째,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한다. 식습관이 불규칙하면 혈당 조절이 어렵고 약물에 따라 저혈당 등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다.

둘째, 자가 혈당을 기록한다. 모은영 교수는 “자가 혈당을 확인하면 약물치료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있고 혈당 조절이 잘 안 될 때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고 설명한다.

셋째, 약물 복용을 한 후 이상 반응(부작용)이 있다면 스스로 판단하여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한다.

혈당 약 줄이거나 끊는 필수 생활습관 5가지

혈당 약을 줄이거나 끊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비장한 각오로 시도했지만 혈당이 올라가서 다시 약을 먹거나 용량을 늘리는 경우도 흔하다. 잘못된 생활습관을 모조리 고치겠다는 각오 정도는 해야 한다.

혈당 약을 줄이거나 끊기 위한 필수 생활습관 5가지를 소개한다.

1. 과체중, 비만이면 식생활 개선 및 운동을 통해 체중을 5% 이상 줄이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개별화된 영양요법 교육을 받아서 적절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섭취 비율을 정하고 그대로 실천하는 것을 추천한다.

2. 일정한 시간에 알맞은 양의 음식을 먹는다.

3. 설탕, 꿀 등 단순당 섭취를 피하고 콜레스테롤과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한다.

4. 음주는 하지 않는다.

5. 운동은 유산소운동과 저항운동을 함께하는 것이 좋다. 유산소운동은 일주일에 150분 이상은 하고 중강도를 유지한다. 일주일에 적어도 3일 이상 하고 연속해서 2일 이상 쉬지 않도록 한다. 저항운동은 금기가 없는 한 일주일에 2회 이상 한다. 앉거나 누워서 생활하는 시간을 확 줄여야 한다.

모은영 교수는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약을 중단했어도 이것이 절대 당뇨병이 완치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운동과 식사요법이 잘못되면 언제든지 혈당이 치솟을 수 있다. 생활습관을 잘 유지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혈당이 다시 오를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으면서 검사를 지속해야 한다.

모은영 교수는 당뇨병, 갑상선질환, 골대사질환, 대사증후군, 경동맥초음파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대한당뇨병학회, 대한갑상선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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