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암시리즈] 가슴에 만져지는 혹 혹시 유방암?

【건강다이제스트 | 김진목파인힐의원 김진목 박사】

최지숙 씨는 올해 48세 주부다. 목욕하면서 비누칠을 하다 가슴에 웬 멍울이 만져졌다. ‘혹시 유방암?’ 두려움이 엄습했다.

누구보다 식단에 신경을 썼던 그녀였다. 꾸준하게 운동도 하면서 건강관리를 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속상했다.

곧바로 병원에 가서 유방 맘모그래피(유방 촬영)와 초음파검사를 해보니 유방에 종괴가 발견되었고, 정확한 진단은 조직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맘모톰 조직검사를 받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일주일을 불안과 초조 속에 보냈다.

다행히 조직검사 결과는 양성 혹이어서 수술로 잘라내도 되고 좀 더 지켜봐도 된다고 해서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덜 받게 되는 폐경까지 기다려 보기로 하였다.

비단 최지숙 씨뿐만이 아니다. 유방암 발생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여성암 중에서 1위를 차지하며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유방암은 완치율이 높다고 하지만 딱히 그런 것도 아니다. 전이가 잘 되는 특징이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하는 암이다. 유방암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

유방암은 통증 없이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개 암이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는 통증이 거의 없고, 암이 꽤 진행된 후에도 한쪽 유방의 크기가 다르거나 피부가 변하는 등의 다른 증상들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유방암 환자는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좌측이나 우측 중 어느 한쪽에서 지속적으로 심하게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피가 나오거나 유방 염증, 유두에 습진 증상, 유방의 크기와 모양 변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유방암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가슴 통증은 대체로 생리주기에 따른 여성호르몬의 변화로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증상이다. 폐경 이후의 여성은 폐경기 증상이나 호르몬 대체요법에 따른 통증일 가능성도 있다.

가족 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는 경우 유방암의 발생 확률이 높아지지만, 유방암은 대부분 선천적인 요인과 외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하므로 유전적 요인만으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유방암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지만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따라서 에스트로겐에 오랫동안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 유방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 12세 이전의 이른 초경

• 55세 이후의 늦은 폐경

• 출산력이 없는 경우

• 모유 수유 경험이 없는 경우

• 폐경 후 호르몬 대체요법을 장기간 받은 경우

• 유방암이나 난소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이상의 유형에 해당될 경우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유방 촬영 vs 유방 초음파

유방암은 50대에 가장 빈번하며, 매년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20대 유방암 환자도 점점 증가하고 있으므로 젊은 여성도 유방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유방암이 의심될 때는 유방 촬영을 하게 된다. 유방 촬영은 아프기 때문에 초음파만 받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은데, 유방암 검사에는 대표적으로 2가지가 있다.

유방 촬영은 X-선 촬영을 통해 미세석회화 등 초음파에서 볼 수 없는 부분의 확인이 가능하다.
유방 초음파는 물혹, 작은 결절 등의 확인에 적합하다.

조기 유방암의 60~70%를 차지하는 미세 석회질 소견은 유방 촬영에서만 가능하므로 아프더라도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한다.

유방암 검사를 정확하게 진행하려면 유방 촬영과 유방 초음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100% vs 35%의 비밀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0기의 경우 100%에 가깝지만, 4기의 경우에는 35% 미만으로 낮아진다.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증상이 없어도 주기적인 자가검진과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는 것이다.

참고로 국가암검진프로그램에 따르면 20세 이상일 경우 자궁경부세포검사를 거의 무료 (건강보험 월보험료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개 전체 비용의 10% 부담)로 받을 수 있다.

40세 이상일 경우 2년마다 위내시경검사와 유방 촬영을 받을 수 있다.

50세 이상일 경우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받을 수 있고, 잠혈이 나오는 경우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을 수 있다.

폐암은 위험군에 한해서 2년마다 저선량 흉부CT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40세 이상의 여성은 2년마다 검사비의 10%만 부담하면 유방 촬영을 받을 수 있다.

날마다 자가검진도 필수!

유방암 자가검진 방법은 유방의 형태를 거울로 관찰한 뒤 한 번은 누워서, 한 번은 일어서서 촉진을 하면 된다.

촉진할 유방쪽 손을 머리 위로 올린 후 반대쪽 손의 검지, 중지, 약지의 끝을 이용해서 유방의 바깥쪽부터 원형을 그리며 유방을 촉진한다.

부드럽게 비비듯 눌러보며 멍울이 있는지, 유두의 전면을 안쪽으로 모아 짜 보았을 때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흘러나오는지 관찰한다.

유방암 자가검진 방법은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유방암을 정확하게 진단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50세 이상,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방암이 의심되는 여성이 아니더라도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정기적인 유방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 Q&A로 풀어본 유방암 궁금증 ―

Q. 유방 촬영을 받을 때 통증이 심하고 방사선 노출도 무서워 검사를 기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유방 촬영은 꼭 해야 하나요?

김진목 박사_유방 촬영(유방압박촬영, 유방 맘모그래피, 유방 X-ray, 맘모촬영)은 엑스레이 촬영이다 보니 방사선과 통증 때문에 꺼리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그러나 유방의 미세석회화 병변은 초음파검사로는 발견하기가 어렵고 상대적으로 해상도가 뚜렷한 엑스레이 촬영에서 발견하기가 쉽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꺼려하기보다는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유방 촬영은 유방 전체 즉, 상하 면과 내외 측면을 보기 위해 넓게 펴려고 유방을 압박하는데, 생리가 끝난 후 유방이 부드러울 때 검사를 받으면 상대적으로 통증이 덜합니다.

Q. 유방 촬영을 하면서 불분명하다고 한 번에 2~3번 연속적으로 촬영해도 괜찮나요? 방사선 걱정은 안 해도 되나요?

김진목 박사_양쪽 유방을 촬영할 때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0.4mSv이므로 잘 안 보인다고 추가 촬영을 하더라도 0.8mSv밖에 되지 않습니다. 보통 머리 CT 촬영으로 피폭되는 방사선량이 2mSv인 것을 비교하면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참고 : 2009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참고로 CT나 X-ray와 같은 의료 방사선 장비에 의한 피폭은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다량의 방사성물질이 누출돼 사람 몸에 오랜 기간 남아 있으면서 암을 일으키는 현상과는 다릅니다.

방사선은 몸을 통과해 지나갈 뿐입니다. 하지만 피폭 강도가 크고, 횟수가 잦으면 유전자가 손상되거나 변이를 일으켜 나중에 암 발생 위험이 커집니다. 흡연을 많이, 그리고 오래 할수록 폐암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 이치와 같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경각심이 적어 과다한 의료 방사선 피폭이 이뤄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Q. 팔을 쓸어 올릴 때 찌릿찌릿한 감각이 유방에서 느껴지는데 혹시 유방암과 연관이 있나요?

김진목 박사_유방암은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통증이나 찌릿찌릿한 느낌은 보통 호르몬의 영향으로 생깁니다.

주기적으로 그런 느낌이 든다면 월경 시작 수일 전부터 시작되어 끝나갈 때쯤 혹은 끝난 후 3~4일 이내에 사라지게 됩니다. 보통 양쪽 유방에서 느껴지는데, 비주기적인 통증으로 한쪽에 국한되어 통증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찌르는 것 같다’, ‘예리하게 아프다’ 등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호르몬과 연관이 있어서 보통 폐경과 함께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오랫동안 지속되기도 합니다. 과도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유방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Q. 출산 경험이 없는 사람은 유방암 고위험군에 속하는데 유방암 예방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김진목 박사_유방암을 포함해 모든 암의 예방법은 거의 비슷합니다.

첫째,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피해야 합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즉시 해결할 수 있는 자기만의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트레스를 담배나 술로 해결하려는 것은 이중으로 암의 위험이 되니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둘째, 너무나 당연하지만 금연 및 금주입니다.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흡연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애연가도 있지만, 모든 연구 결과에서 흡연은 백해무익한 것으로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셋째, 예상했겠지만 먹거리입니다. 육가공제품이나 탄 고기 등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식품들이 발암성분을 갖고 있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참고로 필자가 유튜브에 게재한 ‘암환자 금지식품’ 영상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건강에 나쁜 음식으로 규정한 기름에 튀긴 음식, 소금에 절인 음식, 육가공제품, 과자류, 청량음료, 간편식품, 통조림식품, 설탕에 절인 과일류, 냉동간식류, 숯불구이류 등은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도 환경오염, 휴식 부족, 수면 부족 등도 유방암의 발생률을 높일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유방암의 경우 꽉 조이는 브래지어도 위험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Q. 석류즙에 천연 여성호르몬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해서 갱년기장애를 이기기 위해 석류즙을 즐겨 드시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여성호르몬 치료가 유방암과 관련이 있다는 말이 많다 보니 천연 여성호르몬이 많이 든 석류즙을 먹어도 괜찮은지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팩트는 무엇입니까?

김진목 박사_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암을 일으키기도 하고, 억제하기도 해서 헷갈리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에스트로겐이 여러 종류이기 때문입니다.

E1(에스트론)과 E2(에스트라디올)은 암을 초래하고, E3(에스트리올)은 암을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이 3가지 외에도 여러 종류의 에스트로겐이 있으며, 그 구체적인 작용은 아직 완전히 밝혀져 있진 않습니다.

우리 체내의 에스트로겐과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들어온 에스트로겐이란 의미로 지노에스트로겐(Xeno-estrogen)이라 일컫는데, 지노에스트로겐도 종류에 따라 암을 초래하기도 억제하기도 합니다.

석류의 주성분은 ‘엘라그산’인데 대체로 암을 억제해 주는 것으로 연구되어져 있습니다. 2001년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기재된 논문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은 92%, 유방암은 86.9% 억제해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과유불급! 석류즙을 많이 먹는다고 유방암이 억제되기보다는 호르몬 작용에 의한 다른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하루 권장섭취량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김진목 박사는 의학박사, 신경외과전문의로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와 파인힐병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김진목파인힐의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사)대한통합암학회 이사장, 마르퀴스후즈후 평생공로상, 대한민국 숨은명의50에 선정 되기도 했다. 주요 저서는 <통합암치료 쉽게 이해하기> <약이 필요없다><위험한의학 현명한치료> 등이 있다.

김진목 박사 kunkang1983@naver.com

#김진목 #암 #건강다이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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