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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사는 법] 소신 강한 당뇨병 명의, 아주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대중 교수2021년 8월호 16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당뇨병이면 꼭 백신 맞으세요!”

숫자는 사람의 마음을 쉽게 움직인다. 70% 할인이라는 말에 홀리듯 물건을 사고 당첨 확률이 90%라고 하면 당첨되기도 전부터 설렌다. 마찬가지로 질병의 통계를 나타내는 숫자에도 큰 힘이 있다. 병에 걸린 사람의 숫자가 많고, 나와 비슷한 나이의 환자 수가 많다고 하면 ‘남의 병’이 아닌 ‘나도 걸릴 수 있는 병’으로 받아들인다.

아주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대중 교수는 숫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구를 오랫동안 해온 의사다. 정부가 발표한 데이터를 연구해 당뇨병과 비만의 심각성을 알리고, 바람직한 예방 및 치료 방향을 제시해 왔다.

최근에는 SNS 활동과 책을 통해 코로나19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알리고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있다. 김대중 교수에게 당뇨병과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 들어봤다.

소신과 소통에 진심인 편~

지난 2월, 김대중 교수는 뜻하지 않게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소신 발언을 한 이후다. 강력범죄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의사협회가 반발해 백신 접종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미인 총파업을 거론한 것에 대해 김대중 교수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의사는 직업의 특성상 더 강한 윤리 의식이 요구되므로 법안 개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후폭풍은 상당했다. 공감과 응원의 글이 쏟아져 나왔다. 환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여러 번 받았다.

김대중 교수는 ‘대중과의 소통에 진심인 편’이다. 오랫동안 개인 SNS에 당뇨병과 비만 등에 관한 정보를 올리고 피드백을 받으며 소통해왔다. 코로나19 유행 후에는 코로나19 정보가 더해졌다. 올해 3월에는 의사 2명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 현직 의사들이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를 펴내기도 했다.

“백신을 통해 집단면역을 달성해야 하는데 작년부터 코로나 백신에 관한 부정적인 이야기, 가짜 뉴스가 확산되었습니다. 백신에 관한 잘못된 생각을 책으로 정리하면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코로나19 백신 책을 쓰게 됐습니다.”

김대중 교수는 대중뿐 아니라 정부와의 소통도 오랫동안 해왔다. 꼭 필요하지만 다른 의사들은 잘 하지 않는 연구를 하며 당뇨병, 비만의 위험성을 계속 경고해왔다.

데이터 연구자의 길을 걷다!

김대중 교수의 전문 연구 분야는 당뇨병, 비만 등의 기초 통계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이 발표한 데이터를 통해 당뇨병이나 비만은 누가 많이 생기고, 어떤 연령이 잘 생기고, 인구의 몇 퍼센트가 생겼는지 등과 같은 기본적인 통계를 만드는 일을 쉬지 않고 해왔다.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등에서 활동하며 정부에 당뇨병, 비만의 심각성을 알리고, 관련 정책을 제안하는 일에도 열정을 쏟았다.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팩트 시트(Fact Sheet)는 김대중 교수가 공을 많이 들인 결과물이다.
2020년에 발표한 당뇨병 팩트 시트의 주요 결과를 살펴보면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3.8%이고 당뇨병 유병자 중 53.2%는 비만이었다. 한국인의 당뇨병 유병률이 심각한 수준이며, 비만과 당뇨병이 깊은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데이터를 연구해 팩트 시트를 발간하는 이유는 정부에서는 당뇨병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일반 대중에게는 ‘나도 당뇨병을 조심해야겠다.’와 같은 경각심이 들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비만 데이터 연구를 하고 비만 치료를 할수록 정부 정책에 아쉬운 점이 많다. 가장 시급한 것은 비만을 보는 정부 차원의 인식 변화다. 비만은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다. 하지만 정부 정책을 보면 비만은 질병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에만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비만인 상태가 계속되면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이 생기고 이런 질환의 합병증으로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한다. 이러한 죽음의 연결 고리를 끊으려면 첫 단계인 비만부터 해결해야 한다.

비만은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상당 부분 유전과 관련이 있고 고칼로리 음식을 과도하게 먹고 활동량을 줄이도록 세팅된 우리의 생활환경도 비만의 원인으로 꼽힌다.

대한비만학회에서 정책 이사를 오래 맡아온 김대중 교수는 심각한 비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5가지 주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개인, 가정, 학교, 지역사회, 정부가 한 팀이 되어서 환상적인 팀플레이를 펼쳐야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팀플레이를 이끌어야 할 정부조차 비만을 질병으로 보지 않으면 비만 정복은 요원할 뿐이다.

합격선이 없는 혈당 관리

당뇨병이나 비만이 꽤 진행됐을 때는 정상 혈당, 정상 체중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김대중 교수는 그럴 때는 정상 수치, 정상 범위에 연연하지 않길 바란다.

“혈당 관리는 커트라인이 아니라 연속적인 개념입니다. 임의로 정상 혈당의 기준을 정해놓긴 했지만 그건 편의상 정한 것일 뿐이죠. 정상 범주에 못 미친다고 포기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면 잘하고 있는 겁니다.”

혈당이 200mg/dL이었던 사람은 180mg/dL로 낮춰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 물론 100mg/dL까지 내려가면 더 좋겠지만 좋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건강관리에 늦은 건 없다. 그 순간부터 노력하면 더 나쁜 상황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또 꾸준히 치료·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자 치료의 지속성이 깨지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락다운(이동 제한 조치)까지 가진 않아서 대부분 예전처럼 병원에 다닐 수 있었는데요. 중증이거나 복합질환이 있을 때 치료의 지속성이 깨지면 심각한 상황까지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로 김대중 교수는 같은 질문을 받는 날이 많아졌다. “저 백신 맞아도 될까요?” 간단한 질문이지만 그 속에는 복잡하고 불안한 마음이 숨어 있다.

당뇨병이면 더욱 맞아야 하는 코로나19 백신

김대중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되냐고 묻는 당뇨병 환자에게 한결같이 같은 답을 한다. “당뇨병이니까 더 백신을 맞아야 합니다.”

백신의 위험은 과장된 면이 있고 맞지 않아서 생기는 위험이나 스트레스가 훨씬 크다. 그동안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 걱정에 코로나19 감염 걱정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백신을 접종하면 면역이 생길 뿐 아니라 막연한 불안감까지 줄일 수 있다.

집단면역을 이뤄내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다면 행해야 한다. 제때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김대중 교수가 다양한 소통 창구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그리고 김대중 교수의 이런 노력은 집단면역 달성이라는 목표를 이룰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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