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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희망가] t세포 림프종 투병일기 펴낸 김성남 씨 체험고백2021년 8월호 22p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 생존의 길도 열려 있습니다”

2016년 1월 암 진단을 받았다. 나이 42세에. 이름도 생소한 암이었다. t세포 림프종이라고 했다. 정확히는 ‘혈관면역모세포성 t세포 림프종’이라고 했다.

그때부터 하루하루 생존을 건 위험한 사투가 시작됐다. 수술은 못 하고 항암치료 6차를 하면서 초주검이 됐다. 무균실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도 했다.

그런 와중에도 꼬박꼬박 투병일기를 썼던 사람! 고통스런 투병의 현실을 견딜 수 있게 해주었다고 말한다. 뭔가 하고 있다는 것이 살아 있는 증거로 여겨졌다고 말한다.

2016년 2월 2일 항암 1일차부터 2017년 10월 31일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후 1년이 지난 시점까지 장장 648일간의 생생한 투병일기를 펴내 수많은 림프종 환우들에게 새 희망의 아이콘이 되고 있는 사람! <나는 그렇게 림프종을 만났다>의 저자 김성남 씨(47세)를 만나봤다.

2015년 6월에 ‘혹’

갑자기 왼쪽 목에 혹이 만져졌다. 왼쪽 서혜부 쪽에서도 혹이 만져졌다. ‘며칠 지나면 없어지겠지.’ 했다.

그런데 혹이 점점 커졌다. 집에서 가까운 병원 외과에 갔던 이유다. 경부와 서혜부 모두 초음파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는 며칠 후 나왔다. 담당의사는 ‘단순 임파선 부종’이라고 했다. 걱정도 NO, 처방도 NO라고 했다. 지켜 보자고만 했다. 2개월 정도 지나자 커다랗게 부풀었던 혹도 사라졌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난 2015년 초겨울 어느 날, 또다시 왼쪽 목 부위에 혹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김성남 씨는 “마치 혹부리 영감처럼 크게 늘어난 멍울이 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정도로 커졌다.”고 말한다. 사라졌던 서혜부의 혹도 또다시 생겼다.

곧바로 림프선을 전문으로 보는 유명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았다. 병원에서는 세침을 통해 조직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2주 후 검사 결과가 나왔다. 톡소플라스마라고 했다. 단세포 기생충에 의해 감염된 질환이라고 했다. 담당의사는 톡소플라스마의 소견이 있으니 그에 대한 치료를 받으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처방 받은 항생제를 꾸준히 복용해도 목의 혹이 작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자꾸만 더 크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담당의사가 한 말은 기가 찼다. 대학병원 감염내과로 가볼 것을 제안했다. 세침검사로 확인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정밀한 검사를 위해 대학병원에 가봐야 한다는 논리였다.

2015년 12월, 서울 구로에 있는 대학병원 외과병동에 입원했던 이유다. 조직검사를 했다. 그런데 조직검사 결과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몇 번이나 연기되면서 애를 태웠다. 급기야 해를 넘겨 2016년 1월 비로소 알게 된 조직검사 결과는 충격이었다.

림프암이라고 했다. 정확히는 ‘혈관면역모세포성 t세포 림프종’이라고 했다.

김성남 씨는 “암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저녁에 회식이 있는데 술을 마셔도 되겠냐고 물었다.”며 “그때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지금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2016년 2월부터 ‘항암치료’

“암세포가 무섭게 세력을 떨치고 있으니 빨리 항암치료를 해야 합니다.”

t세포 림프종 진단을 받자마자 병원에서는 곧바로 항암치료를 시작하자고 했다. 두려웠다. 항암제가 사람을 죽인다는 말도 있었고,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항암제의 독성도 무서웠다.

김성남 씨는 “항암치료 대신 자연치료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지만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말한다. 그런 가족들을 설득할 방법이 마땅히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자연치료를 하려면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더더욱 그랬다.

결국 항암치료를 하기로 가닥을 잡았고, 2016년 2월 2일 1차 항암치료가 시작됐다. 김성남 씨는 “두 가지 결심도 함께 했다.”고 말한다.

하나는, 날마다 투병일기를 쓰자는 거였다. 죽을 수도 있고 살 수도 있지만 후회가 없도록 하루하루 기록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하나는, 항암치료를 잘 받기 위한 다짐도 마음에 새겼다. ‘먹고 싶지 않아도 먹자, 무조건 먹자, 속이 울렁거리면 걷자, 물을 많이 마시자, 운동을 많이 하자.’ 다짐했다.

그렇게 시작된 항암치료는 고통스러웠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크고 작은 증상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김성남 씨는 “내일의 내 몸이 어떻게 될까 하루하루 불안과 두려움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그런 그의 감정은 하루하루 쓴 투병일기에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항암 1일차… 수없이 겪었던 하루지만 오늘 하루는 두렵고 겁나지만 모든 일이 잘 될 거라 믿으면 Go, Go! (중략)

항암 2일차… 가만히 있어도 욱신거리는 입속 통증은 그럭저럭 참을 만한데 음식을 먹을 수가 없다. 그래도 먹어야 한다며 먹었다. (중략)

항암 10일차… 머리카락이 빠져서 셀프 삭발식을 했다. 빡빡이로 살아도 상관없다. 이 병만 완치할 수 있다면. 가족과 함께 평범한 삶을 누릴 수만 있다면… (중략) ”

김성남 씨는 “항암치료를 6차까지 진행하면서 128일 동안 생사의 벼랑 끝에서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딛고 선 기분이었다.”고 말한다.

항암치료 차수가 더해질수록 항암제의 독성도 맹위를 떨쳤다. 온몸의 점막은 헐고, 관절도 망가지고, 심지어 물맛까지 쓰디썼다.

매일매일 이겨내리라, 버텨내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지만 어느 순간 슬퍼지고, 우울해지고, 불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이유! 김성남 씨는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이른 부재로 인해 크나큰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 너무도 미안했다.”고 말한다.

항암치료 6차를 하면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됐어도 어떻게 하면 암을 이겨낼 수 있을지 그 실마리를 찾기 위해 절치부심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1차 항암치료 후 암에 대한 공부를 통해 알게 된 것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동물성 기름 섭취 피하기 ▶소식하기 ▶적당한 운동하기를 날마다 실천했다.

2차 항암치료 후 집에서 하는 맨손체조 프로그램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손 죔죔 50회 하기 ▶발목 접었다 펴기 50~100회 하기 ▶똑바로 누워 엉덩이와 등 들어올리기 50회 하기 ▶똑바로 누워서 손발 위로 올려서 털기 50회 하기 ▶국민체조 2회 반복하기 등을 날마다 실천했다.

3차 항암치료 후 림프종 환우들의 모임인 림사랑 카페 회원들과 산행을 하기 시작했다. 림프종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고 도심 가까운 산을 오르면서 위로도 받고 의지도 다졌다.

4차 항암치료 후 감사의 마음으로 불안한 마음을 다잡았다. 이만한 게 어디냐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항암제가 잘 듣는 병인 것도 어디냐며 감사했다. 감사의 마음은 불만과 불평을 사그라지게 하는 힘이 있었다.

5차 항암치료 후 고민과 걱정 대신 그 시간에 믿고 바라고 기도하자 결심했다. 강한 의지와 믿음, 나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한 번 맞서보자 다짐했다.

6차 항암치료 후 항암 스케줄대로 착착 진행된 것도 축복이라며 마지막 항암제가 혈관을 타고 들어가 암세포를 완전히 제압해주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그렇게 항암치료 6차가 끝났을 때 담당의사는 “PET-CT상 완전 관해로 보입니다. 제 소견은 그러한데 영상의학과 선생님은 왼쪽 서혜부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것 같다고 하십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치료를 종결할 것인지,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진행할 것인지 고민할 시간을 주겠다는 거였다.

어이가 없었지만 곧바로 결심했다. “치료 성적이 좋은 지금 곧바로 자가이식까지 해서 확실하게 뿌리를 뽑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담당의사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김성남 씨는 “완전 관해를 위해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선택했다.”며 “이 치료를 통해 림프종과는 이별을 고하겠다 마음을 다졌다.”고 말한다.

▲ 김성남 씨는 림프종 환우들의 모임인 림사랑 카페 회원들과 산행을 하면서 힘든 투병 과정을 이겨냈다.

2016년 9월 7일에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김성남 씨가 t세포 림프종 완전 관해를 위해 결심했던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은 고용량의 항암제를 투약해서 몸속의 암세포뿐만 아니라 좋은 세포도 가리지 않고 완전히 사멸시킨 후 미리 뽑아놓은 골수세포를 다시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김성남 씨는 “극한의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첫 번째 관문부터 그랬다. 극심한 오한과 허리 통증을 이겨내면서 2일 동안 조혈모세포 채집을 했지만 실패했다. 간수치만 어마무시하게 올라가 기함을 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2차 채집을 통해 충분한 양을 확보해 비로소 지옥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두 번째 관문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무균실에서 이름조차 기억하기 힘든 다양한 항암제를 맞으면서 초주검이 됐다. 얼굴, 두피에는 부스럼이 생겨 가렵고 통증도 심했다. 위장, 대장 점막은 헐어서 어디 한 곳 안 아픈 데가 없었다.

그런 고통을 이겨내고 비로소 맞게 된 세 번째 관문! 2016년 9월 7일 조혈모세포를 이식했다.
김성남 씨는 “아직도 이식날의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온몸이 뻣뻣하게 굳는 것 같다.”고 말한다.

온몸에 스프링이 달린 것처럼 덜덜덜 떨렸다. 상하좌우로 몸이 튕겨져 나갈 것만 같았다. 복통으로 배가 찢어질 듯 아팠다.

그런 고통을 이 악물고 버티며 김성남 씨가 바랐던 것은 오직 하나였다. 몸속에 들어가는 조혈모세포들이 다시금 건강한 몸으로 만들어주기를 빌고 또 빌었다.

그런 그의 기도는 무균실에 들어간 지 32일 만에 혈액수치들이 점차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드디어 무균실 입원 42일 만에 퇴원 허가도 내려졌다.

김성남 씨는 “2016년 10월 11일 다시 세상 속으로, 집으로, 가족 품으로 돌아오면서 흘렸던 눈물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 김성남 씨는 t세포 림프종을 만난 날부터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후 1년이 지난 시점까지 장장 648일간의 생생한 기록을 담은 책 <나는 그렇게 림프종을 만났다> 1, 2권을 펴내 림프종 환우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2021년 현재 김성남 씨는…

서울 신도림 한 카페에서 만난 김성남 씨는 활기차 보였다. t세포 림프종 치료를 위해 자가 조혈모세포를 이식한 지도 어느덧 5년! 그동안 어떻게 지냈을까?

김성남 씨는 “그동안 정기적인 체크는 꾸준히 하고 있는데 CT 결과는 이상무, 혈액수치상 회복 범주에 들어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하루하루 감사함으로 살고 있다는 그다. 그 비결을 묻는 질문에 김성남 씨는 “특별한 것은 없지만 암으로 인해 변한 것은 크게 4가지”라고 말한다.

첫째, 세상일을 대하는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오늘 안 되면 내일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둘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찾았다. 가까운 산을 찾아 걷는다. 마음이 어지러우면 가벼운 운동을 한다. 마음속 병을 키우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셋째,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하려고 노력한다. 인스턴트식품을 완전히 거부하고 살 수는 없어서 먹을 때도 있다. 다만 먹는 횟수를 줄이려고 노력한다. 가급적이면 신선한 음식을 먹는다.

넷째, 독실한 신앙인으로 산다. 힘든 투병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지금 건강하게 살고 있는 것도 하나님의 절대적인 사랑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오는 9월에는 마지막 CT가 예정돼 있다. 5년 완치의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마지막 CT를 찍고 완치 판정을 받을지, 아닐지 예단할 순 없지만 미리 걱정부터 하지 않는다.

김성남 씨는 “이 정도로도 충분히 잘해 온 스스로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쉽지 않은 길을 잘 헤쳐 왔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t세포 림프종을 만난 날부터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후 1년이 지난 시점까지 장장 648일간의 생생한 기록을 담은 책 <나는 그렇게 림프종을 만났다> 1, 2권도 펴내 림프종 환우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던 염원도 실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걱정하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 주어진 날들을 최대한 감사하면서 살면 된다고 여긴다.

그런 그가 암 환우들에게 전하고 싶어 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는 것이다. 희망을 놓지 않으면 생존의 길도 얼마든지 열릴 수 있다는 걸 믿어보라고 당부한다.

허미숙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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