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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예전엔 잘 먹었는데 갑자기 음식 알레르기… 왜?2021년 6월호 p94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알레르기내과 김세훈 교수】

A 씨는 마트 구경을 하다가 번데기 통조림만 보면 안 좋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몇 년 전 한 축제장에서 번데기를 사 먹었다가 한밤중에 갑자기 심한 두드러기로 응급실에 다녀온 적이 있어서다.

B 씨는 생선은 좋아하지만 고등어는 안 먹는다. 아주 어려서는 고등어를 맛있게 잘 먹었는데 학창 시절 고등어 알레르기로 고생한 뒤로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음식의 종류만 달라질 뿐 갑자기 생긴 음식 알레르기로 인해 당황해 본 사람이 많다. 그동안은 먹고도 전혀 문제가 없던 음식이라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

건강이 안 좋아졌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 갑자기 생긴 음식 알레르기의 진짜 이유는 뭘까?

알레르기 잘 일으키는 음식 뭘까?

“이 제품은 토마토, 땅콩, 달걀을 사용한 제품과 같은 제조 시설에서 제조하고 있습니다.”

과자, 빵, 아이스크림 같은 가공식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제조 공정에서 불가피하게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들어갈 수 있으므로 주의하라는 말이다. 보통 제품 설명 칸 맨 앞에 쓰여 있다. 그만큼 이러한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흔하고,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알레르기내과 김세훈 교수는 “음식 알레르기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연령, 지역, 식생활, 환경 등에 따라 원인 식품도 여러 가지”라고 설명한다.

소아는 우유, 달걀, 콩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가 많고 5~7세가 되면 70~80% 정도는 저절로 나아진다. 밀가루, 땅콩, 견과류, 깨, 생선, 조개 및 갑각류도 흔히 소아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이지만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는 드물고 오래 지속되는 편이다.

성인은 밀가루, 견과류, 생선, 조개 및 갑각류 알레르기가 많고 한 번 생기면 쉽게 없어지지 않고 오래간다. 번데기와 메밀 알레르기는 외국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섭취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주요 알레르기 원인 음식 중 하나다.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을 먹으면 두드러기, 가려움, 피부 발진 등이 흔하게 나타난다. 때로는 얼굴, 손, 발, 구강, 기도 점막이 붓는 경우도 있다. 음식 섭취 후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 곤란이 생길 수도 있고, 장 점막이 붓고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세훈 교수는 “음식을 먹고 호흡 곤란이나 혈압이 떨어지는 등 심각한 전신반응이 생기는 것을 아나필락시스라고 한다.”며 “음식 섭취 후 두드러기, 가려움 같은 가벼운 피부 증상이 아니라 호흡 곤란, 어지러움, 심한 복통 등이 있다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한 두드러기, 부종이 생겼거나 항히스타민제를 먹어도 잘 낫지 않으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잘 먹던 음식이 돌연 알레르기 음식이 된 이유

멀쩡하게 즐겨 먹던 음식도 갑자기 알레르기 음식으로 돌변할 수 있다. 사실은 그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었지만 모르고 살아온 셈이다.

음식 알레르기는 특정한 음식으로 인한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생긴다. 음식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려면 우리 몸이 음식에 예민해지도록 면역 체계가 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은 태어났을 때부터 형성되는 것은 아니고 해당 음식을 섭취하면서 어느 순간 발생하게 된다.

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우리 몸에서 해당 음식과 과도하게 반응하는 IgE 항체가 생성되는데, 이때는 해당 음식에 알레르기가 생겼는지 인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음식에 반응하는 IgE 항체가 생성된 이후 해당 음식을 먹으면 IgE 항체를 통해 우리 면역계가 기존에는 보이지 않았던 반응을 즉각적으로 보이게 되어 두드러기, 혈관 부종, 복통, 호흡곤란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면역계의 변화는 소아 시기에 흔하지만 성인이 된 후에도 나타날 수 있고, 심지어는 중년 이후에 알레르기가 생기기도 한다.

갑자기 잘 먹던 음식에 알레르기가 생기면 몸에 이상이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걱정될 수 있다. 김세훈 교수는 “아직 수많은 음식 중 특정 음식에만 왜 알레르기가 생기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특별히 몸의 면역력이 약해져서 알레르기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알레르기 음식은 안 먹는 게 원칙!

병원에서 문진과 신체 관찰을 통해 음식 알레르기가 의심되면 피부단자시험이나 혈액검사로 음식 알레르기인지 알아볼 수 있다. 특정 음식에 특이 반응을 보이는 IgE 항체를 가졌는지 검사하는 것이다.

검사 결과는 의사와 상의하여 해석해야 한다. IgE 항체가 있어도 실제 음식 알레르기로 발전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일부 음식 알레르기는 IgE 항체와 관련 없는 다른 기전으로도 발생하므로 피부시험이나 혈액검사로 잘 확인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해당 음식을 섭취해서 증상 여부를 확인하는 경구 음식물유발시험이나 제한식이 후 재섭취 과정 등을 통해 진단하는 경우도 있다.

검사 결과에서도 알레르기가 있다고 나오고 실제로 먹어도 이상 반응을 보인다면 그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 음식 알레르기는 섭취 용량과 상관없이 매우 소량으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 알레르기가 있어도 음식의 조리 상태, 개인의 상태에 따라 반응은 거의 없기도 하고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과일, 채소 알레르기 항원은 열이나 효소에 약해서 조리나 가공 상태에 따라 음식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을 수 있다. 또 특정 음식은 평소에는 괜찮다가 먹고 운동할 때만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세훈 교수는 “음식 알레르기 반응은 개인의 몸 상태나 음식 알레르기 종류에 따라 매우 다양하므로 우선적으로는 가능한 해당 음식이나 성분이 들어간 음식은 피하고 전문의와 상의 후 섭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모의 음식 알레르기, 자녀에게 유전될까?

음식 알레르기는 유전될 수 있다. 보통 부모가 음식 알레르기 또는 알레르기 질환이 있다면 자녀도 알레르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꼭 유전적인 요인만으로 음식 알레르기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식품 섭취 및 습관, 장내세균 구성, 환경 등 후천적인 요소와도 관련이 있다.

김세훈 교수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지역의약품안전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알레르기질환, 천식, 만성 기침을 전문으로 하는 알레르기내과 전문의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의약품피해구제제도 자문위원, 한국의료분쟁조정위원회 자문위원,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만성기침연구회 팀장,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부작용 전문위원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 중이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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