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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명의의 오픈 진료실] 소화가 안 돼서 '죽' 위장에 더 좋을까?2021년 5월호 48p
  • 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21.05.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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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다이제스트 | 비에비스나무병원 민영일 대표원장】

“소화가 잘 안 돼요!” “속이 쓰려요!” “신물이 올라와요!”

다양한 위장질환이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복용하는 약도 위장약이다. 위장 건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최고의 소화기질환 명의로 꼽히는 비에비스나무병원 민영일 박사의 ‘오픈 상담실’ 연재를 시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크고 작은 소화기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본지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위는 음식물을 일정시간 저장함으로써 우리가 하루에 3번만 먹어도 공복감을 느끼지 않게 한다.

또 위에서 나오는 위산과 위액은 단백질을 녹이고 분해하는 역할을 하며, 음식물에 섞여있는 각종 세균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위장은 또 꿈틀거리며 음식물을 잘게 부수어 걸쭉하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실제로 우리가 속이 불편해서 토해 보면 모두 죽과 같은 형태로 되어 있다. 이것은 음식을 치아로 씹고, 침이 나와서 적셔 주며, 위가 위액을 분비하는 것은 물론, 위가 마치 맷돌과 같은 역할을 해서 위 속에 들어온 음식을 더 잘게 부숴서 소화액이 골고루 닿게 하는 작용을 해주기 때문이다.

위 속에서 죽과 같이 변한 음식물은 유문을 통해 위에서 소장으로 조금씩 나아가게 된다. 대개 위 속에 음식물이 머물러 있는 시간은 2~6시간 정도다. 물은 2시간 안에 통과하고, 고기와 같은 동물성 음식은 6시간 이상 머무르기도 한다.

다시 말해 모든 음식은 모두 죽과 같은 상태가 되어야 소화 흡수가 가능해지며, 위 속에 음식물이 머무르는 시간은 대개 음식물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소화가 안 된다고 굳이 죽을 먹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필자는 “아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소화가 안 되고 배가 아플 때에는 죽 역시 소화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음식을 먹어서 불편할 때에는 차라리 얼마간 금식을 하는 것이 낫다.

죽은 소화가 더 잘 될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죽은 소화가 더 잘될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죽을 먹으면 위장병이 나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세상에 죽만 먹어서 낫는 위장병은 없다. 죽만 먹어서 나을 병이라면 심하게 자극이 있는 것만 피하고 모두 먹어도 낫게 되어 있다.

물론 쌀로 죽을 쑬 경우 쌀이 부서진 채로 익어서 쉽게 소화가 된다고는 한다. 그러나 모든 식재료가 그런 것은 아니며, 쌀에 이런저런 식재료를 모두 섞어 만든 죽이라면 그런 식재료로 만든 일반 음식과 소화 흡수는 별반 다르지 않다.

‘소화가 안 되니까 죽을 먹어야지.’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이가 없거나 씹어서 삼키기가 힘든 경우에는 죽을 먹는 것이 좋을 수 있다. 큰 덩어리가 그대로 위 속으로 들어가면 위 속에서 쉽게 분해가 안 되므로 소화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씹기가 힘들어서 죽을 드시는 경우, 늘 드시던 음식을 골고루 섞어서 믹서에 갈아서 죽을 쑤어야지 흰죽 등 한두 가지 재료만 죽을 쑤어 먹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영양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랫동안 죽을 먹는 분들은 영양부족에 걸리기 쉽다.

한편 위를 부분 절제하거나 전부 제거한 환자들의 경우 당연히 죽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위 수술을 받은 환자가 죽을 먹고 갑자기 메스꺼워지고, 토할 것 같으며, 설사·트림·복통이 생기고, 기운이 없고,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덤핑증후군’이라고 한다. 너무 진한 액체가 소장으로 단번에 내려가 몸의 수분이 장 내로 모여 생기는 현상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곡류보다 육류를 먹는 것이 나으며, 완전히 으깬 것보다 덩어리를 하루 6회 정도로 여러 번 나누어 먹는 것이 좋다. 물론 이것은 건강한 사람에게 적용되는 식사법은 아니다.

‘소화를 위해서는 당연히 죽이 나을 것이다.’라는 막연한 생각은 버리고, 음식을 꼭꼭 씹어 잘 삼키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

민영일 대표원장은 국내 최초로 전자 내시경을 시술하고 전파한 주인공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센터장, 서울아산병원 검진센터 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비에비스 나무병원에서 위장관질환, 복통, 염증성 장질환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대표원장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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