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건강·라이프 식품·영양·레시피
[건강프리즘] 된장의 아플라톡신 논란을 보면서…2020년 12월호 149p
  • 문종환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2.15 12:24
  • 댓글 0

【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된장제품 33개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아플라톡신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

이 한 줄의 헤드라인 카피가 던진 파장은 크다. 그동안 된장은 전통발효식품의 백미로 통했다. 뛰어난 항암 효과도 많이 밝혀졌고, 다양한 효능·효과로 마치 약처럼 여기고 먹던 식품이었다.

그런 된장에 아플라톡신 검출은 우리 모두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그것도 제대로 만든 된장으로 인기를 끌었던 전통된장, 재래식된장이 문제가 되면서 그 충격은 더 크다.

지금 많은 소비자들은 된장을 먹어도 되는지, 직접 담가 먹는 된장은 괜찮은지 많은 의문을 품고 있다. 된장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지금의 논란, 어떻게 봐야 할까?

아플라톡신은 일반인에게도 많이 알려진 독성 성분이다. 이렇게 어려운 말의 곰팡이 독소가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졌다는 것은 그 유해성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1960년 영국에서 아플라톡신 곰팡이에 오염된 땅콩이 포함된 사료를 먹은 10만 마리의 칠면조 새끼가 아플라톡신 중독증에 걸려 폐사되면서 최소 수십만 달러의 경제적 손상을 준 적이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아플라톡신의 치명적인 독성이 밝혀졌고,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도 아플라톡신을 인체 발암물질로 분류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아플라톡신은 보리와 밀, 옥수수, 땅콩, 고추, 참깨, 콩 등 곡물의 곰팡이에서 생성되는 독소다.

지금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우리의 전통발효식품인 메주와 된장에서도 이 독소가 검출되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1969년 <TIME>지는 간장, 된장 섭취가 한국인에게 위암이 많은 원인 중 하나라고도 지목하기도 했다.

그 당시 대학생이었던 전 부산대 박건영 교수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무참히 짓밟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식품공학으로 진로를 정하고, 하버드에서 연구한 끝에 <TIME>지에서 발표한 내용에 대해서 반박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TIME>지의 발표가 있은 날로부터 15년 만의 일이었다. 논문의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콩을 삶아서 메주를 만들고 이를 짚 위에서 띄운 후 맑은 샘물에 간수를 뺀 소금을 넣어 녹인 후 윗물로 메주를 담근다.

메주를 넣은 항아리에 소금물을 붓고 계란을 넣어서 동전 크기로 뜨게 하는 것은 염도를 맞추는 것이다.

그러고 난 후 우리 선조들은 몇 가지 물질을 더했는데 검정 숯, 고추, 대추가 그것이다. 대나무를 쪼갠 후 별 표시로 위에서 눌러주는 데 메주가 소금물에 푹 잠기게 하는 용도이고, 벌레 등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천을 두른 후 항아리를 덮고 바깥으로 새끼줄을 둘렀다. 그런 후 햇볕이 좋은 날은 뚜껑을 열어 두었고 흐린 날은 뚜껑을 열지 않는 등의 정성을 다한다.

단지를 주기적으로 깨끗이 닦아 이물질이 끼는 것을 막았는데 이는 항아리가 숨을 쉬게 해 준다는 의미도 있었다. 그리고 40~60일 후 된장과 간장을 분리하는 작업을 한 후 2차 숙성에 들어가는데 이때부터 숙성 기간에 따라 약성이 추가된다. 오래된 간장과 된장은 약이 된다는 얘기다.

우리 민족은 장 담그는 날을 따로 받고 몸과 마음을 정갈히 했다는 기록도 있으며,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간장을 분리해서 5년이 지난 숙성된 간장을 진간장이라 부르는데 시중에 판매하는 진간장과는 차원이 다르다. 슬로푸드의 대명사가 이 집 간장이 오래 숙성돼 만들어진 진간장인 것이다.

물론 여기에 오랫동안 숙성 과정을 거친 된장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우리의 전통발효식품의 진가를 더 높여준다는 얘기다. 패스트푸드가 일반적인 오늘날 이런 슬로푸드 식품이 건강의 메카로 재인식되면서 전통발효식품에 대한 재해석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만한 대목이 있다. 아플라톡신과 관련된, 된장을 담그면서 투입되는 검정 숯 이야기다. 검정 숯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사실이 숨겨져 있었다.

된장 담글 때 사용되는 숯을 보고 ‘왜 숯을 넣지?’라며 의아하게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아마 누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숯이 우리의 전통발효식품인 간장과 된장을 완전한 식품으로 만들어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된장·간장 담그는 과정에 숯이 들어가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플라톡신이라는 곰팡이로 인해서 된장·간장을 마음 놓고 먹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우리 음식을 폄하하려고 하는 수많은 연구가들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것이다. 1969년 <타임>지의 논조처럼 말이다.

‘검정 숯’은 아플라톡신 잡아먹는 저승사자

우리 선조들이 된장·간장을 담글 때 사용했던 검정 숯과 대추, 고추를 넣고 항아리를 새끼줄로 감아두는 행위는 몇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을 것이다.

검정 숯의 용도는 나쁜 냄새 제거와 살균 기능이다. 통고추도 그러한 작용을 한다고 한다. 대추는 주술적인 의미가 있는데 ‘부정 타지 말라고 하는 기대’가 그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검정 숯의 기능은 훨씬 더 강력했다. 검정 숯이 아플라톡신을 잡아먹는 저승사자였던 것이다. 박건영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일반적인 검정 숯의 기능도 만만치 않은데 여기서 더해 탄화된 숯을 고온에서 재가공한 활성 숯은 일반 숯의 3~5배에 달하는 흡착력을 가지고 있어서 이것을 사용했을 때는 아플라톡신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우리가 제대로 담근 간장·된장은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일부 연구가들은 우리의 전통발효음식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없이 아플라톡신이나 소금 등 일반론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된장·간장·김치 등의 식품을 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아플라톡신 문제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우리의 전통발효음식이 짜다는 이유로 고혈압 등을 언급하며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우리의 전통발효음식문화는 단순히 물질, 예를 들어 나트륨이나 아플라톡신 같은 것 하나를 두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서양 영양학이 너무 세분화되다 보니 정작 봐야 할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을 바라보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물질 간의 상호작용은 현대과학이 밝혀내지 못하는 분야이며, 단편적인 지식 하나로 오랜 세월 지켜온 우리의 소중한 음식문화 자산을 잘못 평가하는 우는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의 전통 장맛은 그 집안의 마음이며 얼이고 문화이며 역사이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의 전통발효식품문화엔 외국사람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역사가 있기에 우리는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참고로 아플라톡신은 쌀에 생기는 곰팡이에서도 생성된다. 버려야 한다. 오징어땅콩볼에서도 발견된 적이 있다. 오래 냉동실에 보관된 옥수수 가루에서도 발견되었다. 올해 이 옥수수가루를 먹은 일가족 9명 중 8명이 아플라톡신에 중독돼 사망했다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문종환 칼럼니스트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인터넷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된장#발암물질#아플라톡신#문종환#곰팡이#건강다이제스트

문종환 칼럼니스트의 다른기사 보기
여백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