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건강다이제스트 명의의 건강비결
[명의가 사는 법] 원칙대로 위암 치료하는 원칙주의자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배재문 교수2020년 12월호 18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마음 다스리는 법을 알아야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명의라는 말을 듣기 불편하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강조한 말이다.

치료 결과가 좋은 환자가 절대다수라고 해도 결과가 좋지 않은 소수의 환자에게는 명의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의사라면 100점을 목표로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환자가 손해를 보지 말아야 한다.’

인터뷰 도중 여러 번 들었던 말이다. 의사라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얻는 데 적극적이어야 하고 공부에 힘쓰며 환자를 치료할 때는 가진 역량을 모두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 마음 다스리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했던 말이다.

구체적인 방법을 묻자 다양한 실천법이 돌아왔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배재문 교수는 30년 넘게 위암 치료 및 연구에 몸담아온 외과의사다. 현재 대한위암학회와 한국정맥경장영양학회에서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배재문 교수의 병원 안 이야기와 병원 밖 이야기를 들어봤다.

도전정신이 필요해

의과대학 학생 시절, 친한 동기들이 그랬다. ‘너는 내과보다 외과를 하는 게 좋겠다.’고. 그 말이 현실이 됐다. 선배들보다 먼저 대학원에 들어갔는데 그때 지도교수가 위암 수술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故김진복 교수였다. 당시 암 사망원인 중 1위가 위암이었고, 위암 수술은 교수가 정해주는 사람만 배울 수 있었다.

배재문 교수는 위암 수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고 열심히 배웠다. 수술법, 환자 보는 법, 사명감, 학자로서의 자세 등 김진복 교수는 배울 점이 많은 스승이었다.

배재문 교수가 수많은 환자를 만나고 수많은 위암 수술을 하는 동안 외과 의사를 보는 시선은 너무 달라졌다. 수술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이 되었지만 수술할 외과 의사는 부족하다.

“제가 대학원 다닐 때와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외과 전공을 꺼리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한위암학회 이사장으로서 굉장히 걱정스러운 부분입니다. 이렇게 가다간 곧 수술이 필요한 위암 환자는 많지만 수술할 의사가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입니다.”

외과 의사가 점점 줄어드는 와중에도 외과적 치료법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로봇수술도 그렇다. 배재문 교수는 위암 로봇수술을 하는 의사다. ‘위암 로봇수술을 하는 국내 의사 중 나이가 가장 많은 의사일 것’이라고 밝힌다.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이 익숙한 상태였지만 환자를 더 잘 치료하려면 로봇수술이 필요하다고 봤다.

“외과 의사는 할 줄 아는 것만 해서는 안 됩니다. 필요하면 배워야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도전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후배나 전공의들에게 이 점을 일깨워주고 싶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도 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죠.”

수많은 동물실험과 시뮬레이션을 거쳐 2013년 연말부터 위암 로봇수술을 시작했다. 2014년에는 같은 병원 비뇨기과 서성일 교수와 함께 세계 최초 위암·신장암 동시 로봇수술에 성공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꼭 지켜야 하는 치료 원칙

배재문 교수는 위암 치료에서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치료 원칙은 그동안 연구를 통해 효과가 있다고 검증된 내용이다. 원칙을 지키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문제가 덜 생긴다. 배재문 교수는 원칙을 지키는 데 예외가 없다. 편의에 따라서 원칙에 어긋나는 치료는 하지 않는다. 환자에게도 원칙을 알리고 원칙대로 하는 치료를 선택하도록 정성 들여 설명한다. 아울러 환자가 노력해야 할 점도 충분히 설명한다.

“병원에서 제공하는 최고의 서비스는 무엇보다 치료를 잘하는 게 아닐까요? 환자는 손해를 보면 안 된다고 봅니다. 저를 믿고 치료를 받았다면 최선을 다해서 도와줄 수 있는 데까지 도와야죠. 환자가 제일 손해를 안 보는 좋은 방법도 치료자가 원칙을 지키는 것입니다.”

위암 치료를 원칙대로 받고 나서는 재발하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먼저 금연은 필수다. 맵고 짠 음식을 피하고, 과식도 자제한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즐겨 먹고 방부제가 많이 들어간 음식은 멀리해야 한다.

▲ 배재문 교수는 위암 수술 및 치료는 반드시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흔히 환자들이 무엇을 먹어야 좋은지 물어보는데 사실 지금 하는 것 중에 나쁜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우던 담배를 끊고, 맵고 짠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부터 해야죠.”

건강보조식품 등 건강을 위해 뭔가를 선택을 할 때는 ‘좋으면 다행이고 아니면 말고’식은 곤란하다. 특히 수술로 몸이 약해진 상태에서는 더 신중해야 한다. 자신의 건강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깊이 있게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여행과 등산을 좋아하는 사색가

배재문 교수의 병원 안 생활이 원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병원 밖 생활은 마음을 편하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배재문 교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은 등산, 여행, 독서, 명상 등이다. 대학 시절부터 수없이 산에 올랐고 병원 산악동호회 활동도 했다. 해외 자유여행이 드문 시절부터 배낭여행을 즐겼다.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마음을 잘 다스리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 갈 생각을 하면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여행 관련 책을 보면 마음의 긴장이 풀리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등산을 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예전에는 산에서 자고 오는 일이 많았는데 지금은 주로 당일에 다녀오고 같은 산을 다른 코스로 오르는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배재문 교수는 생각하는 시간을 좋아한다. 올해부터 주로 출퇴근을 대중교통으로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휴대폰도 꼭 필요한 일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 배재문 교수는 생각하는 시간을 좋아한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휴대폰도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흔히 생각이 많으면 머리가 더 무거워질 거라고 하지만 배재문 교수는 다르다. 생각은 많지만 머릿속이 복잡하지 않다고 한다. ‘생각의 기술’이 남다를 것이라 짐작된다. 그래서일까? 주변에 사람이 많다. 골치가 아픈 일이 있을 때마다 배재문 교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사람도 있다.

당신은 언제든 달려올 ‘예비군’이 있나요?

은퇴를 준비한다면 빼놓지 말아야 할 요소가 친구 만들기라고 한다. 그렇다면 배재문 교수는 까마득한 옛날부터 은퇴 준비를 해온 셈이다. 사람과 서로 신뢰를 쌓고 마음을 나누는 일에 적극적이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10살 아래까지는 모두 친구로 여긴다. 덕분에 언제든 놀자고 하면 두말없이 나와 줄 일명 ‘예비군’이 상주 중이다. 존재 자체만으로 든든하다.

“세상을 살아가려면 같이 놀 친구가 필요합니다. 어차피 인생은 놀다 가는 거죠.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여러 명이어서 고맙고 좋습니다.”

지금 생각이 복잡하거나 외롭다면 배재문 교수의 마음을 다스리는 법과 친구를 대하는 자세에 주목해보자. 앞으로 무엇을 중요하게 여겨야 더 행복해질 수 있을지 그 답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인터넷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재문#삼성서울병원#소화기외과#위암#위암수술#건강다이제스트

정유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여백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