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작약 연재칼럼2] 현대인 괴롭히는 복통, 아름다운 작약에서 해법을 찾다

치킨에 맥주, 삼겹살에 소주, 매운 닭발 등 현대인을 유혹하는 맛난 음식은 너무나 많다. 하지만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는 식생활은 위장 건강을 저해해 현대인들에게 많은 질병을 안겨준다. 위염, 장염은 이제 매우 흔한 질병이 되었으며 사람에 따라서는 어릴 때부터 습관적인 장 트러플이나 복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화려하고 탐스러운 꽃 덕분에 ‘함박꽃’이라는 별명이 있는 작약은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주요 성분과 효과가 확인되며 현대인을 위한 약용 식물로 재평가되고 있다. 각종 비타민과 더불어 파에오닌과 탄닌, 수지, 안식향산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항산화 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심근경색이나 동맥경화, 심장마비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을 얻는다.

‘동의보감’을 비롯해 동양의 고전 의학서에서는 위장염이나 위장의 경련성 동통에 진통 효과를 나타내고 소화장애로 복통이나 설사, 복명이 있을 때 유효하다고 평한다. 한의학에서 근육이 뭉치고 경련이 일어날 때 작약을 처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지난 2016년 부산대 연구진은 자궁의 수용력을 증진해 임신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인간 세포주와 생쥐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양한 작약의 성분 중에서 항암 치료와 관련해 본격적인 연구 재료로 활용되는 성분도 있다. 파에오니플로린(paeoniflorin)이 주인공이다. 파에오니플로린은 항염과 항균 작용이 뛰어나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각종 암이나 염증 세포 사멸과 관한 연구 주제로 꾸준히 다뤄지고 있다.

꽃의 관상용 가치에 뿌리의 약용 가능성까지 더해진 작약은 국내 곳곳에서 활발하게 재배되고 있다. 특히 전라북도 임실군에서는 해마다 3만 6480kg 이상 생산하고 있으며, 대략 15ha 면적의 밭이 조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꽃은 매년 5~6월이면 임실군을 찾는 관광객의 눈을 즐겁게 해주며 화훼업체에 팔려나가 화사한 부케로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약재로 사용하는 뿌리의 경우, 활용법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약재로 납품되는 작약 뿌리는 세척, 건조 후 절삭하는 등 가공 방법이 매우 간편하지만 판로를 개척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그저 아름다운 꽃 정도로 인식되고 있으며 한방에서 널리 사용되는 약재라 해도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채소류에 비하면 일반 소비자들과의 거리가 먼 편이다.

최근 임실군은 군내 임산물 생산 농가를 위한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작약을 이용한 기능성 식품 개발에 나섰다. 임실군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는 이 도전은 작약 재배 농가의 소득을 증대하는 한편 이를 통해 지역 내 일자리 개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말린 작약을 달여 먹는 것 그 이상의 맛과 품질을 자랑하는 제품을 통해 전국 소비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목표다.

임실군은 상품 개발력을 갖춘 기업과 작약 재배 농가를 매칭해 제품 개발과 생산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효과적인 기능 성분을 담아내면서도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 까다로운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한 제품을 개발하려는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임실 작약이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은 효자 작물로 거듭날 수 있기 바란다. [글 | 함소아제약 진안연구소장 정성운]

정성운 함소아제약 진안연구소장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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