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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지고는 못 사는 부부의 최후2020년 10월호 92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밝은희망부부클리닉 청담점 문희선 부부상담사】

부부 싸움 도중 흔히 하는 착각이 있다. ‘내가 옳은 소리를 하면 배우자가 이해하겠지.’
오히려 부부싸움은 점점 격렬해진다.

부부 싸움이 끝난 후 흔히 하는 착각이 있다. ‘지난번에 내가 그렇게 알아듣게 설명했으니까 이번 싸움을 계기로 느낀 바가 있겠지.’

천만의 말씀이다. 똑같은 이유로 싸움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두 가지 착각에는 공통된 생각이 깔려 있다. ‘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 혹은 ‘나는 피해자고 너는 가해자이다.’다.

이런 착각에 빠진 채로 부부싸움을 하면 큰 상처만 남는다. 지고는 못 사는 부부가 불행한 이유다. 사랑해서 결혼한 배우자를 이겨서 얻는 건 뭘까? 지고 못 사는 부부의 심리와 좀 지고도 잘만 사는 이유를 소개한다.

CASE 1. 가출한 남편 이야기

대하 씨(가명)는 장사는 뒷전이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가게 문을 닫으면 집으로 갈지 말지 고민이다.

대하 씨는 어제 집을 나와서 가게에서 새우잠을 잤다. 원래 집을 나올 생각은 없었다. 집에서 나가야 할 만큼 잘못도 하지 않았다. 아내에게 지난주에 산 자전거 가격을 한참 낮춰서 말했을 뿐이었다.

어젯밤 아내는 자전거 진짜 가격이 적힌 휴대폰 화면을 들이밀며 화를 버럭 냈다. 도대체 정신이 있는 거냐고 없는 거냐고 핏대를 세웠다. 당장 중고 사이트에 팔지 않으면 박살내겠다고 협박했다. 그것도 중학생 아들 둘이 보는 앞에서.

대하 씨도 지지 않고 이렇게 싸울까 봐 가격을 속인 거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렇게 잘 먹고 잘살게 된 게 자신 덕분인 줄 모르고 큰소리친다고 속에 담아둔 말까지 했다. 대하 씨의 윽박에 잠깐 움찔한 아내는 이내 질세라 자신은 아끼느라 취미 생활도 안 하고 사는데 대하 씨만 취미생활을 즐긴다고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언성을 높이며 한참을 싸운 후 아내는 고개를 돌리며 꼴도 보기 싫으니 나가라고 했다. 그렇게 좋아하는 자전거랑 나가서 행복하게 살라고 했다. 대하 씨는 베란다로 가서 새로 산 자전거를 꺼냈다. 그리고 자전거를 들고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갔다. 아들들도 엄마 편인지 나가는 걸 막지 않았다.

일단 자전거를 타고 가게로 왔다. 그래도 좀체 화가 풀리지 않았다. 아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제부터 생활비는 꿈도 꾸지 마. 어디 셋이 나 없이 쫄쫄 굶으면서 살아봐!’
지금까지 아내는 답장이 없다. 아내가 먼저 사과할 때까지 집에는 들어가지 않을 작정이다.

CASE 2. 기적의 논리에 지친 아내 이야기

남편에게 이혼 이야기를 먼저 꺼낸 건 은미 씨(가명)였다. 그동안 아이들 때문에 참고 살았다. 이제는 아이들 때문에 이혼을 결심했다. 남편은 일주일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일주일 넘게 투명 인간처럼 지낸 남편은 이혼에 대해 아직 답이 없다.

남편은 남들이 보기에는 좋은 사람이었다. 저런 남편과 살면 싸울 일이 없겠다고 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코웃음이 나왔다.

남편과 그동안 얼마나 많이 싸웠는지 모른다. 남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법이 없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남 탓만 했다. 남편은 자신의 부주의로 은미 씨와 부딪혔어도 거기 서 있었던 은미 씨가 잘못이라는 사람이었다.

한번은 남편이 어디서 얻어 온 오래된 난로 때문에 불이 난 적이 있었다. 겨울방학이라 집에 있던 아이가 바로 발견해 옆집 사람의 도움으로 큰불로 번지지 않았다. 은미 씨가 여러 차례 불이 날 수 있으니 버리라고 했던 난로였다. 불이 난 원인이 난로 때문이라는 것을 안 남편은 자기가 버리지 말라고 했어도 은미 씨가 몰래 버렸으면 불이 안 났을 거라고 큰소리를 쳤다.

말문이 턱 막히는 기적의 논리였다. 매사에 늘 그런 식이었다. 저런 사람이 어떻게 멀쩡히 직장생활을 하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그날 이후 은미 씨는 더 세게 나갔다. 첫째, 말도 안 되는 말을 번번이 참아주는 데도 한계가 있었고, 둘째는 아이들이 아빠를 닮을까 봐 걱정되어서였다. 싸울 때면 남편의 잘못을 거침없이 비난했다. 남편의 논리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남편이 수긍하든 말든 할 말은 다 하고 살았다. 매번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렀지만 남편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 어떤 일도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큰소리만 쳤다.

일주일 전 아들이 던진 공에 딸이 맞았다. 아들은 딸에게 “왜 거기에 있어? 거기 안 서 있었으면 안 맞았잖아. 비켜!”

순간 답은 이혼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위해서도 아이들을 위해서도 남편과 같이 살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부디 남편이 빨리 이혼을 받아들이길 바랄 뿐이다.

부부싸움 할 때 이기고 싶은 이유

그런 사람이 있다.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지면 큰일 나는 줄 아는 마음은 부부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주로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로 이기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다. 상대방의 다름을 이해하기보다는 틀렸다고 지적하고 판단하여 이기고 지는 구조 속에 들어가 끊임없는 논쟁을 만들어 낸다.

두 사람 다 이기고 싶다면 싸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내가 옳은 것을 증명하려면 상대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므로 그 과정에서 상처받는 말을 내뱉기 쉽다. 하지만 부부 관계를 이기고 지는 관계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밝은희망부부클리닉 청담점 문희선 부부상담사는 “배우자를 꼭 이겨야 한다는 사람은 지면 초라하고 쓸모없고 가치 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말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한다. 이런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라보지 못한 채 남의 눈으로 자신을 본다.

하지만 배우자에게 하찮은 사람이 아닌 가치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면 방법을 바꾸는 게 좋다.

문희선 부부상담사는 “부부 상담을 해보면 배우자가 자신이 작고,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인간이라고 고백하는 순간 상대편 배우자는 자신을 인정하는 그 모습이 오히려 더 멋지고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관계 속에서 수용을 경험하면 부부 관계는 급속도로 회복된다.”고 말한다.

부부싸움 할 때 아무 말도 못 하고 밀리면 자존심이 상해서 더 세게 나간다는 사람이 있다.

자존심은 자신을 높이는 마음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의 부족한 모습이 발각될 상황에 처할 때 이를 방어하기 위해 자존심이 발휘되는 경우가 많다. 배우자라도 이런 모습은 실망스럽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타인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부부는 다른 사람과 나누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때 오히려 친밀감이 깊어진다.

문희선 부부상담사는 “건강한 부부관계에서 꼭 필요한 것은 자존감을 가지고 자신을 인정하며 수용하는 것이고 쓸데없이 자존심을 세우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도권에 집착하면 생기는 일

부부는 사랑과 견제가 모두 필요한 관계다. 갈등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회복하는 과정은 모든 부부가 당연히 겪는 일이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것에 큰 의미를 두면 불행해진다.

흔히 신혼부부에게 ‘결혼생활이 편하려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명심할 필요가 없는 충고다.

건강한 부부 관계에서 주도권이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잘못한 사람이 주도권을 뺏긴다. 만약 한쪽 배우자가 주도권을 쥐고 집안을 좌우한다면 불행이 시작된다.

가정에서 한 사람이 권력을 독점하면 상대 배우자는 마음의 거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권력자는 권력을 행사하며 존중과 사랑을 원하는데 거리감을 느끼는 배우자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존중과 사랑을 할 수 없다.

문희선 부부상담사는 “권력을 독점하면 친밀함을 잃을 뿐 아니라 나중에 힘이 빠지면 복수까지 당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표적인 예가 남편의 기에 평생 눌린 아내의 황혼이혼 선언이다. 강자로 살면서 배우자의 진정한 사랑까지 바란다면 불가능한 일을 바라는 것이다.

지기 싫어하는 부부, 관계 회복 솔루션

지기 싫어하는 마음 때문에 마음과 몸이 멀어진 부부가 많다. 이제라도 이겨보고자 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멀어진 관계 회복에 힘써보자. 문희선 부부상담사는 다음의 3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첫째, 안전한 부부관계를 만든다.

대부분의 부부싸움은 비슷한 일로 시작되어 비슷한 상황으로 흘러간다. 주로 갈등을 일으키는 이유를 찾아 그것부터 해결하자. 돈 때문에 싸우면 배우자와 구체적인 경제 계획을 함께 세우고 목표를 정한다. 집안일로 싸우는 일이 잦으면 각자의 역할을 확실히 정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게 남았다. 약속이나 계획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았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정하는 것이다. 싸움은 늘 하기로 한 일을 하지 않았을 때,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을 때 시작된다.

둘째, 부부싸움이 이기고 지는 구조로 흐르는 이유를 찾아본다.

왜 자신이 이기고 지는 구조로 몰아가는지 심리적 결핍, 성장 과정 등을 인식해본다. 이기고 지는 것은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부부의 친밀감에 방해만 될 뿐이다. 안 그래도 인생은 짧은데 행복할 시간을 단축한다. 지금까지 이기기만 했다면 일부러 사과하고, 일부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보는 것도 괜찮다.

셋째,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임을 인식한다.

다투더라도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부부는 공동체다. 갈등에서 벗어나 부부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동체의식’에 집중해보자.

문희선 부부상담사는 밝은희망부부클리닉 청담점에서 외도, 대화, 관계 회복 등을 전문으로 상담한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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