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포항세명기독병원, 줄기세포 시트 수확 시간 획기적 단축

▲ 생체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 사이언스(Biomaterials Science)’ 최신호 표지.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포스텍은 기계공학과 김동성 교수와 최이현 연구원, 포항세명기독병원 정형성형병원 류인혁 원장, 이지호 과장 공동연구팀이 줄기세포 시트 수확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

온도에 따라 물 젖음 특성이 달라지는 폴리나이팜의 나노구조를 이용해 인간 골수 유래 중간엽줄기세포로 구성된 세포 시트의 총 수확 기간을 2일로 단축했다.

현재까지 개발한 기술로 줄기세포를 ‘시트’화 하는데 평균 일주일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가장 짧은 수확 시간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온도에 따라 물과 결합하거나 물을 밀어내는 성질이 변하는 고분자인 ‘폴리나이팜’에 주목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폴리나이팜을 세포 배양 용기에 코팅 방식으로 도입해 세포 시트를 수확해 왔으나, 시트로 수확 가능한 세포의 종류가 한정적이어서 그 활용 범위가 제한됐다.

앞서 연구팀은 지난 2019년 처음으로 폴리나이팜을 기존 코팅 방식이 아닌 3차원 형상으로 구현함으로써, 온도 변화에 따라 세포배양면의 표면 거칠기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해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을 안정적으로 시트화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세포 시트의 직접적인 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 재생에 효과적인 줄기세포를 짧은 시간 안에 시트화하는 데 집중했다. 3차원 형상의 폴리나이팜 표면상에 400나노미터(nm, 10억 분의 1m) 크기의 나노포어(나노기공)가 배열된 등방성(等方性) 패턴을 입혔다.

그 결과 폴리나이팜의 나노구조에서 인간 골수 유래 중간엽줄기세포의 형성과 성숙이 빨라졌다. 임계온도(LCST·액화가 가능한 최고의 온도)보다 낮은 상온에서 폴리나이팜 나노구조의 표면 거칠기가 빠르게 변화해 세포 시트의 탈착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었다. 이로써 인간 골수유래 중간엽줄기세포 시트의 빠른 수확이 가능해졌다.

이번 연구성과는 생체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 사이언스(Biomaterials Science)’ 최신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과 바이오 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제1 저자인 최이현 연구원은 “기존 연구를 통해 보고된 줄기세포 시트 수확은 최소 5일이 필요했다”며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폴리나이팜 나노구조체를 활용하면 2일 만에 수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포스텍 김동성 교수는 “세계 최초로 폴리나이팜 3차원 구조 표면에 나노구조를 도입해 성숙한 줄기세포 시트를 제작함으로써 수확 시간을 현저히 단축했다”며 “앞으로 줄기세포 시트를 환자들에게 직접 적용할 가능성도 열었다”고 말했다.

이정희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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