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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테라피] 코로나19 대유행의 덫 불안·우울·강박증 “어떡해요?”2020년 9월호 104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휴정 교수】

감염병 유행은 자주 있었지만 이토록 우리 일상을 바꿔놓은 건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는 반년 넘게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다. 날마다 널뛰기를 하는 확진자 수!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피로감도 더해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코로나19가 장기전으로 접어들면서 조금 걱정스러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하고 우울하고 강박에 시달린다는 사람이 적잖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류는 위협을 받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코로나19의 공포에 갇혀서는 안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우리의 삶이 흔들리는 것은 지금까지로 충분하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코로나19발 불안과 강박에서 탈출하는 법을 알아본다.


Part 1. 코로나19가 불러온 불안과 스트레스 어떡해요?

꼭 두뇌라도 가진 것 같다. 인간의 한계를 비웃는 듯하다.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 6개월이 넘었지만 예상 못 한 변이와 높은 감염력으로 올여름도 코로나19 방역과 함께다. 잘 견뎌왔지만 좀 더 견뎌야 한다.

코로나19 감염 고리가 끊길 듯 끊어지지 않으면서 정신건강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 과도한 불안과 스트레스다. 너나할 것 없이 코로나발 불안과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코로나19는 세계보건기구가 수립된 이후 세 번째(첫 번째는 1968년 홍콩독감, 두 번째는 2009년 신종플루)로 팬데믹을 선언한 강력한 감염병이다. 마스크를 방패삼아, 손 씻기를 무기 삼아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내 몸을 지켜야 한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보와 뉴스를 수시로 검색해서 불안해하고 주위 사람들을 지나치게 경계하고 의심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과도한 불안과 스트레스는 지금의 비상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휴정 교수는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병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되면서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며 “이런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인간은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고 적응하는 힘인 회복 탄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회복 탄력성은 ‘심리방역’에 성공했을 때 더 빨리 자리를 잡는다. 감염병을 둘러싼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까지 병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심리방역이다.

허휴정 교수는 “회복 탄력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권유하는 7가지 심리방역 지침을 지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내 몸의 회복 탄력성 높이는 심리방역 7가지

첫째, 믿을 만한 정보로 올바른 판단을 한다.

위기 상황이 되면 때로 사람들은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불안감을 해소하려고 한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올바른 판단을 방해할 수 있다. 정확한 정보를 선택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며, 질병관리본부에서 제공하는 지침과 정보가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지나친 불안과 공포 때문에 힘들다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신종 감염병에 대한 어느 정도의 불안과 스트레스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감정이다. 특히 격리되어 있거나 감염되어 치료받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이들의 가족들은 불안과 공포뿐만 아니라 무력감, 좌절감, 절망감을 느낄 수 있다. 너무 고통이 크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할 것을 권한다.

셋째, 신체적 거리두기를 하되 마음은 가까이한다.

감염병의 확산을 막으려면 어쩔 수 없이 신체적으로 거리두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서로의 마음은 가까이할 필요가 있다.

나도 혹시 바이러스에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불안, 변화된 일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오는 우울한 마음과 무기력감, 갑자기 닥친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한 스트레스, 종일 지속되는 육아로 오는 심리적 피로와 소진 등 저마다 코로나19로 인해 겪어야 하는 마음의 어려움은 너무나 많다. 혼자 이 모든 어려움을 견디고 감당하지 말자. 누군가와 이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위로를 주고받으면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

다행히도 우리는 많은 온라인 기반의 소통 수단을 가지고 있다. 문자 메시지는 물론 영상 통화, 그 외 다양한 SNS를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다.

넷째, 바뀐 일상에 힘들어하는 몸과 마음을 잘 돌보아야 한다.

긴장을 완화시키고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실천한다.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기, 6~8시간가량의 충분한 밤 수면, 균형 잡힌 건강한 식사, 명상과 가벼운 걷기, 스트레칭 등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활동을 유지한다.

다섯째, 어린 자녀에게 관심을 기울인다.

여러 지역의 학교들이 휴교하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면서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아이들은 아직 감염병을 둘러싼 여러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므로 이들의 수준에 맞추어 침착하고 안정된 태도로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여섯째, 격리된 환자와 가족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격리는 질병의 확산을 막고, 가족과 시민의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반드시 지켜져야 하지만, 환자와 가족에게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가까운 사람 중에 격리된 환자와 가족이 있다면 전화나 영상통화를 통해 연락하여 고립된 느낌을 줄이고,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일곱째, 의료인과 방역요원을 응원한다.

의료인과 방역요원은 감염병의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의 건강과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다. 이들은 감염병의 최전선에 있으면서 많은 스트레스와 소진을 경험하게 된다. 이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것은 이들을 위해서기도 하지만, 응원을 보내는 나에게도 자부심과 희망이 생긴다.

자료 출처 및 참고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www.traumainfo.org)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www.kstss.kr)

Part 2. 코로나19가 불러온 강박행동 어떡해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위생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강박 증상 때문에 힘들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허휴정 교수는 “진화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커져서 위생에 조금 더 신경 쓰는 것은 생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위생에 대한 걱정 때문에 많은 시간을 소독과 손 씻기에 할애하는 과도한 강박적인 행동은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강박 행동은 불안과 걱정을 일시적으로 줄이기 위함이다.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는 마음을 줄이려고 여러 번 손을 씻는 것이다. 당장은 불안감이 없어지겠지만 좀 시간이 지나면 또 불안하고 걱정된다.

허휴정 교수는 “강박적인 손 씻기와 소독은 감염병으로 인한 불안과 걱정에 대처하는 근본적이고 건강한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장기적으로 지속할 경우 손을 씻거나 소독하느라 정작 중요한 일상생활을 놓치게 되는 것은 물론 과도한 세척과 소독으로 피부질환을 얻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순간순간 생기는 불안한 감정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금물이다. 불안은 우리가 살아있는 한 피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그래서 불안을 없애려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쓰는 것은 오히려 더 많은 고통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으로 보면 불안과 걱정을 일시적으로 잠재우기 위한 강박 행동은 어쩌면 더 많은 고통을 만들어내는 시도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강박 행동으로 삶이 불편해졌다면 다음의 해결법을 적극적으로 실천해보자.

첫째, 삶에서 불안을 완전히 없애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불안이라는 감정을 거리를 두고 바라본다.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두려워서 과도한 손 씻기와 소독을 하고 있다면 우선은 손 씻기를 멈추고 그 행동을 하려는 내 마음속 불안을 바라본다. 불안에 사로잡히지 않고 불안을 바라보면 강박 행동을 멈출 수 있다.

둘째, 명상, 요가, 설거지, 뜨개질, 컬러링북 색칠, 퍼즐 맞추기 등 단순한 활동에 몰입해 불안을 잊어보자.

셋째, 위의 시도로도 스스로 강박 행동을 줄이기 힘들면 전문가와 상의한다.

Part 3.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행복하게 사는 비결

코로나19 감염도 두렵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도 커졌다. 앞으로는 예전처럼 마음껏 돌아다니지도 못할 것 같고, 경제적 위기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측불가능한 미래로 인해 생긴 다양한 불안감을 잠재울 방법은없을까?

허휴정 교수는 “내가 생각한 대로 모든 것을 통제하고 싶은 마음이 커질 때 불안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유명한 니부어의 기도처럼 인생은 늘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이 뒤섞여 있기에 삶에 있어서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너무 많이 마음을 빼앗긴다면 불안과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즉 우리가 통제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일에 마음을 빼앗겨 불안해하기보다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고 예측할 수 있는 일에 마음을 두고 전념하는 편이 낫다. 불확실하고 예측이 어려운 삶의 조건을 지혜롭게 수용하고 그 가운데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꾸는 노력이 장기적으로는 이 시기를 이겨나가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 부작용… 치료가 필요한 이상 증상들

감염병이 확산되는 지금 어느 정도의 불안과 걱정은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을 때는 정신건강의학과에 가서 상담은 받아보는 것이 좋다.

1. 불안이 심해지거나 손 씻기, 소독 등의 행동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여 일상생활 및 대인관계가 힘들어지고, 직업과 학업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경우

2. 불안, 긴장 등의 증세로 한 달 이상 잠을 못 잔 경우

3. 극심한 불안, 걱정, 무력감 등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해 죽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경우

허휴정 교수는 인천성모병원에서 우울, 불안, 공황장애, 직무 스트레스 장애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대한불안의학회 이사,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이사, 대한명상의학회 이사, 대한정서인지행동의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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