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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 상담실] 체질은… 왜 알려고 하나요?2020년 9월호 74p
  • 김종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 승인 2020.09.0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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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다이제스트 |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나가다가도 다시 한 번 돌아서서 묻는 말이 있다.

“그런데, 제 체질은 무엇인가요?”

진료를 하면서 병에 대하여 판단을 하고, 치료를 시행하면서 체질을 참고하는 것은 전형적인 한의학에서의 치료 형태다. 체질을 통해 환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환자에게 제공되는 치료의 방법 역시 환자에 따라 맞춤형으로 정밀하게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질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도리어 해가 되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다.


체질이란?

체질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성으로, 한의학에서 제시하는 사상체질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선천적인 기질을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 것이다.

그 네 가지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본성에서 출발한다. 본성에 맞는 삶을 살아감으로써 주어진 환경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인간상을 지향하고자 하는 동양의 전통적인 사고를 의학에서 확립한 것이다.

그것은 선천적인 기운을 잘 유지할 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에너지나 리듬에 맞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고, 이런 상태를 구현함으로써 개인적으로 최적의 상태를 만들고자 하는 것과 연관이 된다.

결국, 체질에 맞는 삶은 환경에 가장 안정적으로 적응하면서 최적의 인간을 구현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된다.

체질이 변하지 않는다면…

체질의 전제 조건에는 체질은 선천적이고 변화하지 않는다는 법칙이 존재한다. 그렇게 선천적이고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알면 소위 말하는 체질에 맞는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주장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만일 체질을 잘못 알았다면 어떻게 될까? 오랜 기간 동안 그 체질에 맞는 삶을 살아왔다면 살아온 인생을 돌이킬 수 있을까?

소음인에게 좋은 음식은 기본이고 그 체질에 맞는 운동, 심지어는 직업까지 소개한 책을 만날 때가 있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도 체질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 보자고 이야기를 한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아이에게 음식, 운동, 심지어 직업까지 이야기를 하면 체질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도리어 해가 되는지 조금은 다르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체질대로 살아가기 힘든 세상

분명 자신의 체질대로 살아가는 것이 좋은 일일 것이다. 태어나면서 주어진 체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인생을 순탄하고 무난하게 살아가는 것이 좋다면 그렇다.

그렇지만 그 무난함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는 늘 환경이 변화하고, 이에 적응하기 위해 인간 역시 그에 맞춰서 자신의 일부를 변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먹는 음식이 바뀌고, 하는 일도 바뀌고, 그래서 결국 몸의 체형도 바뀌고, 때로는 성격도 바뀌게 된다.

결혼을 하고 나서, 승진을 하고 나서 성격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듣는 말이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자연스런 변화일 것이고, 때로는 생존을 위한 변화이기도 할 것이다. 이런 변화를 겪고 나면 원래 가지고 있던 자신의 기본 체질은 온데간데없이 도대체 어떤 유형인지조차 알아보기 어렵기까지 한다.

요즘의 세상은 그야말로 체질대로 살아가기가 힘들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야 할 듯하다. 삶에 있어서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가기보다는 생존에 맞춰 스스로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도리어 환경에 맞춰 잘 변화를 해 주는 것이 생존력을 키우는 것이고, 비록 바뀐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업그레이드된 삶을 살기도 한다.

체질을 알아가는 작업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

자신의 체질은 아는 것이 좋을까? 그리고 체질을 안다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까? 체질과 관련해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체질을 아는 것은 자신을 이해하는 데 첫걸음이다.

자신을 돌아보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얼개가 필요하다. 체질은 그런 얼개 가운데 하나로, 자신의 마음에 대한 문제뿐 아니라 신체·생리적 특성, 그리고 질병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지금의 질병은 체질적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태음인 고혈압 환자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둘째,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는 것이 두 번째이다.

원래 가지고 있던 자신의 체형이나 성격이 변하는 것을 알고, 몸이 아프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에도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는데, 이럴 때 자신의 체질을 아는 것이 유리하다. 이해뿐 아니라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된다.

“스스로 너무 드러나 보이려고 화려하게 옷을 입는군요.” 태음인이 스트레스를 받은 후 남들이 자신을 알아보지 않으면 나타나는 행동 패턴 중 하나다.

셋째,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아가는 것이 세 번째이다.

각 체질에는 강점, 약점이 있다. 강점을 잘 활용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노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인간을 구현할 수 있다.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태음인이 행동을 수정하면 자연스럽게 당당한 모습이 보이게 된다.

체질을 알아가는 작업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체질의 변화된 모습을 알고 이에 맞는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정작 필요한 것이다. 체질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체질을 알고 활용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김종우 교수는 한의학과 정신의학, 그리고 명상과 기공을 통해 분노와 우울, 불안 등 정신적 문제를 치료하는 화병 전문가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이며, 강동경희대 한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다. 명상전문가, 상담가, 여행가 및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명상과 여행을 함께하는 걷기 여행과 명상 여행에 대하여 꾸준하게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김종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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