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1분에 60~100회 뛰지 않을 때’ 맥박의 이상신호 똑똑한 대처법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진은선 교수】

잠시 숨을 가다듬고 자신의 맥박을 만져보자. 맥박이 크게 잘 만져지는 목이나 팔목에 검지와 중지를 대고 1분 동안 맥박이 규칙적으로 몇 번이나 뛰는지 보는 거다.

만약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는 꼭 맥박을 재는 것이 좋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러한 맥박 재기는 우리 심장 건강의 이상 신호를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압도 중요하지만 맥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당신의 심장이 잘 뛰고 있다는 신호, 맥박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본다.

심장 건강을 알 수 있는 맥박

맥박은 혈관에서 느껴지는 심장이 뛰는 상태를 말한다. 심장이 펌프질하면 피가 나가고 그것이 혈관에서 느껴지는 것이다. 1분에 60~100회씩 규칙적으로 뛰면 정상 맥박이며, 간혹 60회보다 약간 적게 뛰는 사람도 있는데 별 불편함 없이 건강하게 지낸다면 정상으로 본다. 또 운동하거나 화가 나서 흥분하면 맥박이 100회 이상일 수 있고 이 또한 정상이다.

흔히 들어본 부정맥이라는 질환이 바로 이 맥박이 비정상인 상태다. 맥박이 과도하게 빠르거나, 느리거나, 규칙적이지 않으면 부정맥이라고 한다. 맥박에 이상이 생기면 심장 박동에 이상이 생기고 심장 박동의 이상은 심장 기능을 떨어뜨리게 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진은선 교수는 “위험한 종류의 부정맥이 생기면 순식간에 혈압을 떨어뜨려 기절하거나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부정맥일 경우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장에서 무엇이 툭 튀는 느낌, 철렁 내려앉는 느낌, 규칙적으로 쿵쿵쿵쿵 빠르게 뛰거나 불규칙하게 두근거리는 느낌도 부정맥일 때 생길 수 있는 증상이다. 때로는 가슴이 조이는 듯한 통증을 느끼거나 걸을 때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할 수 있다.

부정맥은 왜 생길까?

심장에는 수많은 세포가 있다. 우리 심장이 잘 뛰고 있다는 것은 심근세포들이 열심히 제 할 일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심장에는 심근세포를 지휘하는 지휘조직이 있고 여기에서 만들어진 전기 자극은 하나의 길을 통해 심실로 가서 심근세포에 전달되게 되어 있다.

심장은 이렇게 잘 짜인 전기 조직에 의해 그 리듬이 조절되는데 이 전기 자극이 잘못되면 부정맥이 생긴다. 전기가 원래 생겨나는 곳이 아닌 엉뚱한 곳에서 전기가 튀면서 생기기도 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뱅글뱅글 돌아가는 전기회로가 만들어지면서 생기기도 한다.

진은선 교수는 “부정맥이 발생하는 소인 자체는 무슨 잘못을 해서가 아니라 그냥 생기는 것이지만 부정맥이 발생하는 정도는 몸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며 “극심한 정신적 및 신체적 스트레스가 있는 경우, 사람에 따라 카페인 음료를 마시거나 건강식품을 잘못 먹었을 경우에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맥박 이상이 느껴지면 심전도 검사를~

부정맥의 하나인 심방세동이 잘 생기는 고령이라면 주기적으로 심전도 검사를 해보는 것이 권장된다. 고령이 아니라면 자신의 맥박을 짚어봐서 불규칙하거나 문제가 있으면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한 번 찍는 심전도 검사는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이고 부정맥이 가끔씩만 나타나서 한 번에 잡히지 않는 경우에는 24~48시간 정도 심전도를 몸에 부착하고 지내는 홀터심전도 검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는 휴대전화처럼 가지고 다니다가 증상이 나타날 때만 몸에 대고 찍는 휴대용 심전도 기기도 있다.

진은선 교수는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 심전도 검사를 받아야 하고 한 번 진단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부정맥이 아니라고 할 수 없으니 추가적인 검사도 꼭 고려해 봐야 한다.”고 당부한다.

약제로 완치는 안 되는 부정맥

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양하다. 아주 경미한 부정맥이라면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하는 경우가 많고 소량의 약을 먹어서 부정맥의 발생을 억제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부정맥은 약제로 완치가 되지는 않는다.

질환에 따라 시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심장이 빠르게 뛰는 심실상성 부정맥은 고주파도자절제술이라고 하는 심장 안에서 부정맥의 원인이 되는 부분을 없애는 시술을 하고, 심장이 너무 느리게 뛰는 서맥의 경우 인공심장 박동기를 삽입한다.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심실빈맥에는 급사를 예방해주는 제세동기 기계를 삽입하기도 하고, 흔한 부정맥인 심방세동은 약물치료를 먼저 하고 약으로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 고주파도자절제술로 치료한다.

두근두근 부정맥, 예방하는 5가지 방법

1. 스트레스 줄이기!

부정맥은 급격한 스트레스로 잘 시작된다. 마음을 급하게 먹지 말고 편안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2. 가슴이 두근거린다면 커피는 그만!

사람에 따라서 카페인에 의해 부정맥이 생기기도 한다. 커피를 마시고 가슴이 두근거린다면 더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커피뿐 아니라 카페인 음료도 주의한다.

3. 코골이라면 치료를!

잠도 잘 자야 한다. 코골이가 심하고 수면무호흡이 있는 사람은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 필요하다면 양압기와 같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

4. 술과 담배도 주의!

과음은 심장박동이 정상적인 상태보다 더 빨리 나오는 조기박동을 유발할 수 있다. 담배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백해무익이므로 끊어야 한다.

5. 꾸준히 운동을!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장기적인 심장혈관계 건강에 도움이 된다. 운동을 매일 규칙적으로 하면서 서서히 강도를 높여야 한다.

진은선 교수는 “부정맥일까 봐 걱정을 지나치게 하면 부정맥이 더 잘 생긴다.”며 “가슴 두근거림이 있거나 맥박이 이상하면 걱정을 키우지 말고 병원에 가서 간단한 검사와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덧붙인다.

진은선 교수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에서 부정맥, 심부전, 고혈압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 교수를 역임했으며 대한내과학회, 대한심장학회, 대한부정맥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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