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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 상담실] '부부의 세계'에 대한 유감2020년 7월호 82p

【건강다이제스트 |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

코로나19로 제한된 외출의 시간, 2달여 기간 TV 드라마가 사람들을 모았다.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다. 처음에는 맬로물로 시작하여, 스릴러로 바뀐 후, 막장 드라마였다가 마지막에는 거의 교육용 교재 같은 여러 장르를 보여주었는데, 드라마의 결론은 외도를 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가 녹아 있다. 그리고 한 번 깨진 신뢰는 회복하기 쉽지 않다고 하는 불륜에 대한 강한 경고를 담고 있다.

그렇지만 화병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아쉬움이 앞선다. 더구나 극중 인물들이 모두 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자원도 충분히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 그 주위에 이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고 있는 정신과 의사가 있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나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은 몰아치듯 강력하게 나가고 있지만, 문제를 회복하고 좋은 방향으로 나가려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불륜 이후 다시금 부부관계를 정립하는 노력에는 무엇이 있을까?

 

 

화병클리닉에는 매일 화병을 앓고 있는 환자분들이 방문을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화병의 특징이기도 하고 사례로 가장 많은 '외도 후의 화병'을 만나게 된다. 화병이라는 병을 앓고 있기는 하지만 여느 병과는 달리 과연 언제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희망이 없는 분들이 많다. 아니 도리어 그러한 희망조차 가지고 싶지 않은 분들이다.

과연 외도라는 사건이 벌어지고 나면 이제 끝나버린 걸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인가?

과연 다시 행복해질 수는 없을까?

그런데 참 많은 분들이 다시 행복해지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작정하고 행복해지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복으로 이르는 길에 '용서'나 '사랑' 혹은 '애정'이라는 단어가 있다는 것이 너무 싫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외도 후 다시  행복해지기 위한 몇 가지 원칙

 

 

첫째,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다. 충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앙금을 없애고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음이 결정된다.

둘째, 단계가 필요한 작업이다. 잘못을 빌고, 외도가 일어난 이유를 알아보고, 문제점을 발견하고, 용서와 화해를 하고, 가정을 재정립하는 단계를 그야말로 단계별로 넘어가야 한다. 어느 한 스텝을 건너 뛰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셋째, 가지고 있는 여러 증상들을 충분히 조절해야 한다. 불안과 우울, 그리고 분노로 이어지는 감정들뿐만 아니라 답답함, 치밀어 오름과 불면증, 소화장애, 무기력, 두통 등의 증상이 조절되어야 기억의 고통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넷째, 자신의 과거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하고, 새로운 가정의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그 극복의 교훈을 통해 ‘다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행복해질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부부 상담을 하다 보면 아예 '행복'이라는 말을 꺼내는 것조차 어려운 경우가 있다. 처음부터 행복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가족 내에서 행복을 찾아본 적이 없다고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행복에 대한 인정에 유난히 까다로운 우리네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우리 사회, 우리 가정 나름대로의 행복을 다시 정의하다 보면 과연 어떤 모습이 행복인지에 대하여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화병클리닉에서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은 부부들을 위해 진료를 하고 있다. 분명 우리가 찾아야 할 바로 우리만의 행복이다. 과거의 충격을 경험한 분들이라면 그 충격을 극복하면서 '더' 행복해질 수 있음에 대하여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실제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다가 '불행'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분명하게 알고 나서는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병'은 이처럼 '치유'의 과정을 통한 극복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힐링과 웰빙에 이르도록 돕는 개념이다. 이제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 보도록 하자.

 

김종우 교수는 한의학과 정신의학, 그리고 명상과 기공을 통해 분노와 우울, 불안 등 정신적 문제를 치료하는 화병 전문가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이며, 강동경희대 한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다. 명상전문가, 상담가, 여행가 및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명상과 여행을 함께하는 걷기 여행과 명상 여행에 대하여 꾸준하게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김종우 교수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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