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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사는 법] 우울한 인생을 환하게 바꾸는 명의,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코로나로 우울한 마음,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으로 치유하세요!”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겨울부터 우리는 한마음 한뜻이 되었다. 늘어나는 확진자 수를 보며 함께 불안에 떨었고, 자가 격리를 위반한 뉴스를 보며 함께 분개했으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울리는 재난문자를 실시간으로 함께 보며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가 준 정신적인 피로에 다들 마음이 녹다운 상태다. 우울증과 수면장애가 심해지는 사람도 늘고 있다. 토닥토닥 치유가 필요하다. 생각의 환기도 필요하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를 찾은 이유다. 갈팡질팡 재난 속에서도 행복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줄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한다.

생각 바꾸기의 힘

2년 동안 우울증을 치료받고 좋아져서 재미교포와 결혼해 미국에 간 20대 여성 환자가 몇 달 만에 다시 찾아왔다. 자살 기도를 2번 한 몸으로 이혼하겠다는 말과 함께. 주치의 홍진표 교수의 반응은 '지금까지 우울증을 극복하느라 얼마나 노력했는데 이대로 무너지면 절대 안 된다.'였다.

다시 긴긴 상담 치료가 시작됐다. 홍진표 교수의 진심이 전해졌을까? 그 환자는 미국으로 돌아갔고 이후 홍진표 교수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치료를 이어갔다. 그리고 1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홍진표 교수는 그 환자로부터 아이 두 명을 낳고 남편과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이메일을 받는다.

홍진표 교수가 어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지 짐작할 수 있는 일화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되고 우울장애, 불안장애를 겪는 환자를 치료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홍진표 교수는 확신이 생겼다. 우울장애와 불안장애는 다른 정신질환보다 생각과 삶의 방식을 바꾸는 등의 비약물적 치료가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굳어졌다. 우울하고 불안한 사람이 많은 젊은 층이면 더욱 그랬다.

"사소한 부정적인 사건에도 마치 큰일이 생긴 것처럼 극단적으로 생각해 우울해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장점이나 미래의 가능성은 생각하지 않고 부정적인 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내 인생에는 안 좋은 일만 생긴다고 여기기도 하죠. 이러한 생각을 노력해서 바꾸면 우울증 재발률도 낮추고 심각한 우울증으로 발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항상 자신과 자신의 미래와 주변 환경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거나 별거 아닌 부정적인 일에도 걱정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런 우울하고 불안한 생각이 들 때는 그 일이 과도하게 걱정할 만한 일인지, 긴긴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칠 일인지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대부분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닌 일임을 깨달을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비슷한 사건이 생겨도 처음보다 더 담담해지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코로나 우울증 잠재울 3가지 방법

몇 달 전 모두를 불안에 떨게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우울하게 만드는 코로나19가 우리 삶 속에 훅 들어왔다. 가고 싶은 곳에 마음 편히 가지 못하고 가벼운 감기 증상이라도 있으면 '상상코로나'에 시달린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이후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환자가 무척 늘어났습니다. 특히 노인 환자가 많이 늘어났어요.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두려워서 집밖에 안 나가고 고립된 생활을 하다보니까 우울증과 수면장애가 심해진 것입니다."

코로나19 감염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지금으로선 코로나19 생활 방역 수칙과 그에 따른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 감당해야 한다. 코로나19로부터 우리 모두를 지키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코로나19 이전의 삶을 그리워하며 스트레스를 키울 때가 아니라 새로운 습관으로 새로운 일상을 맞이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생겨난 스트레스를 줄이고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다. 홍진표 교수는 그 방법으로 3가지를 추천한다.

첫째, '코로나 안심 습관'을 유지한다.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고,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면 코로나에 걸릴 위험이 거의 없다. 막연하게 불안해하지 말고 방역 수칙을 지키며 지낸다.

둘째, 코로나19 시대에 알맞은 생활습관에 적응한다. 마스크 끼고 햇빛 아래에서 걷기, 타인과 거리 두며 운동하기, 함께 밥 먹는 모임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대화하는 모임이나 채팅창을 이용한 비대면 모임으로 바꾸기 등 잘 생각해보면 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셋째, 가족과 함께 행복해지려고 노력한다. 모임, 회식, 운동, 교육 등 외부 활동이 확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집에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가족과 사이가 안 좋아서 겉도는 구성원까지 모두 집으로 돌아오다 보니 몇 달 사이 갈등이 늘어난 가정도 많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가족 중심의 생활에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 통제하거나 간섭하는 대화는 가장 가까운 가족을 가장 먼 사이로 만든다. 서로의 삶을 존중하면서 즐겁게 지내도록 노력한다.



코로나가 쏘아올린 하루 12000보

의사인 홍진표 교수의 '코로나가 있는 삶'도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다. 학회 모임, 지인 모임이 없어져서 예전보다 집에 일찍 들어간다. 아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주로 대화하고 산책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동안 꾸준히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을 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해진 이후로 발길을 뚝 끊었다. 짧은 기간이라도 운동을 쉬자 몸이 예전 같지 않았다. 방법을 찾아야 했다. 집과 병원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바벨을 들어 올렸다. 갑자기 바벨을 들자 허리가 아팠다. 운동 부족과 세월의 야속함을 실감했다. 그래서 내린 특단의 조치가 걷는 시간 늘리기였다.

"헬스클럽에 안 가는 대신 여유가 생기면 바벨을 들고 또 매일 12000보를 걸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디 가서 운동을 못하니까 이렇게라도 운동량을 늘리려고요. 12000보를 걷고 난 후부터는 확실히 기력이 좋아진 게 느껴집니다. 피로감도 줄어들었고요."

▲ 홍진표 교수는 코로나 시대에 알맞은 생활습관에 빨리 적응하면 코로나로 인해 생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30년 넘게 환자에게 '아직 닥치지 않은 일은 걱정하지 말라.'고 조언해 왔던 홍진표 교수도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다.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에서 집단감염이 생기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또 가족치료 등 기존 치료 프로그램을 예전처럼 진행할 수 없어서 환자들의 병세가 더 악화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실 홍진표 교수의 환자 사랑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2018년 정신건강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정신건강 증진을 통해 국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초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신질환 차별 해결사

홍진표 교수는 진료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정신질환 실태 조사, 자살 예방 정책 수립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살았다. 30대 이하에서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우리나라의 처참한 현실을 바꿔보고자 자살 예방과 관련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해 큰 성과를 남겼다. 자살을 방지하는 사회시스템에 관한 연구에도 적극적이었다.

"정신질환을 해결하는 데는 좋은 치료제, 좋은 상담법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인 제도 개선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회적인 제도 개선이 정신질환을 극복하는 중요한 영역이라고 봅니다."

홍진표 교수는 정신질환 환자가 차별 받는 현실을 바꾸는 일에도 앞장섰다. 정신질환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사회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정신보건법 개정을 주도했고 실손보험 혜택에서 제외된 정신질환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금융감독원 약관을 바꾸는 일에 총대를 멨다. 홍진표 교수의 이런 노력 덕에 2016년 이후에 실손보험에 가입하거나 재가입한 정신질환 환자는 보험 혜택을 받고 있다.

한평생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어서 정신건강의학과를 선택했다는 홍진표 교수! 그의 선택은 옳았다. 정신질환을 해결하는 의사로 시작해 정신질환 의료의 판을 바꾸는 해결사로 살아온 길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대부분의 도전이 성공을 거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마음이 불편해서 자신을 찾아온 환자를 향한 '애정'이다. 애정의 샘이 마르지 않는 한 홍진표 교수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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