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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프리즘] 면역력은 공짜! “돈 주고 살 필요가 없습니다”2020년 4월호 140p

면역력은 공짜! “돈 주고 살 필요가 없습니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면역력은 또다시 가장 핫한 키워드가 되고 있다.
면역력과 관련한 정체불명의 정보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만 봐도 면역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를 짐작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중들을 현혹시키는 도 넘은 의료상술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액주사를 맞으면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물론 일부의 몰지각한 행태이긴 하지만 이런 혼란한 시점에서 우리는 좀 더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 이번 기회에 꼭 기억해야 한다. 면역력은 결코 돈 주고 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공짜다. 그 근거를 소개한다.

글 |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함기백 교수

면역력 뭐길래?
우리 몸은 어머니 자궁에서 10개월간 만들어진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생긴 배아는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성장과 분화를 하여 드디어 10개월간의 은둔생활에서 벗어나 ‘탄생’이라는 생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탄생 이후에도 모유를 통하여 우선 당장의 영양과 면역계를 유지하게 해준다.

아기의 흉선, 간, 골수 등에서는 어른과 달리 모유로는 부족한 면역세포를 부지런하게 만들어 우리 몸 전체로 보내서 보초를 서게 한다. 아직은 유약한 아기를 외부의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이런 기간 중에 백신을 맞게 하여 부족한 면역을 증가시켜 각종 감염병이나 균으로부터 유아를 보호하며, 궁극적으로는 우리 몸의 면역계가 완성되어 갈 즈음 흉선이 사라지고, 간도 본연의 간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골수나 비장 등에서는 남은 생을 사는 동안에 필요한 면역세포를 끊임없이 만들고, 많은 수를 장으로 이동시켜 육해공군과 같은 배치로 우리 몸을 지켜주는 것이 바로 면역이다. 물론 좀 더 세밀하게는 외부의 항원, 병균, 자극, 심지어는 암세포 등에 대항하는 특수 무장한 면역세포를 추가해 나가는 것이다.

면역력을 올리는 방법
아주 쉽게 면역력의 파워를 몸소 경험하는 예가 바로 입가에 생기는 헤르페스(herpes simplex)라는 바이러스 감염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릴 때 입 주변에 물집이 생기고 딱지가 지면서 좋아지는 입 주변 바이러스 염증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많이 들었던 말은 “입이 커지려고 그런다.”였을 것이다. 대개는 3~7일 정도 지나면 원래대로 나았다. 헤르페스는 입 주변에 기생하는 바이러스인데 몸이 피곤하든지 혹은 몸의 균형이 무너지면 주로 감염되고 이후 우리 몸의 경비병인 면역계가 얼른 나서서 치료를 하는 병이다.

이때가 바로 우리 몸의 면역균형이 깨지는 때를 바이러스가 잽싸게 알고 기를 펴보려고 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우리 몸의 면역계가 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는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잘 활동하도록 잘 먹고 잘 쉬면서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 저절로 회복이 된다.

또 다른 예가 휴가를 얻어 제주도나 동남아 리조트 등지에서 좋아하는 잡지 들고 긴 의자에 푹 파묻혀 며칠을 쉬어 보라. 틈틈이 맛나는 주스를 마시면서. 확 느껴질 것이다. 내 몸이 살아나는 것을. 바로 우리 몸의 면역계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입 주변에 헤르페스가 생기는 아주 반대의 상황이다.

그렇다. 우리 몸의 면역계는 큰돈을 들여서 무엇을 먹는다고, 대단한 비용으로 치장을 한다고 활성화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적절한 휴식과 적절한 음식, 편안한 마음으로 몸의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활성화가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면역세포는 탄생 이전에도, 탄생 이후에도 오로지 균형을 만들어 주려고 있는, 우리 몸의 질서를 유지해주는 기본 병사이기 때문이다. 값비싼 용병이 결코 아니다. 무엇을 바라는 일꾼들도 아니다. 이 일꾼들은 자기가 부여받은 임무만을 열심히 하는 면역세포들이다.

요사이 무슨 K자 들어가는 세포에 대한 광고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아직까지는 의학적으로 검증이 된 사실이 아니다. 그냥 ‘좋겠지’ 추측하는 세포다. 일꾼 세포는 우리 몸에 많이 있다. 그들은 부여받은 임무를 할 따름이다.

면역력에 장내세균은 중요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 심지어는 프리바이오틱스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보거나 모르는 사람이 이제는 거의 없다. 필자가 의사가 되려고 의과대학을 다니던 1970년대만 해도 유명한 내과 교과서에 프로바이오틱스라는 단어, 심지어 골다공증이란 단어는 거의 한 줄 써 있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초등학생도 아는 단어가 되었다.

이는 근 40여 년 동안 면역계에 대한 많은 연구의 결과다. 즉 2000년대에 진입하면서 의학은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종래의 청진기 의학에서 이제는 우리 몸의 유전자를 일일이 읽어 볼 수 있는 진전이 있었고, 이러한 진전을 통해 과거에는 배양을 통해서만 알 수 있었던 장내 균주에 대하여 아들 균주의 족보까지도 다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면서 다양한 추측이 가능해졌다. 일례로 파킨슨병에 걸린 사람과 정상인의 대변에 들어 있는 균의 족보를 비교해서 파킨슨병이나 치매와 연관된 장내세균 족보를 알게 되고, 이를 토대로 장내세균의 분석을 통해 뇌질환의 연관성까지 알게 되면서 장내균주를 조절하면 파킨슨병이나 치매도 막을 수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수준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를 틈타 프로바이오틱스를 만들어 파는 회사는 자신들이 만든 프로바이오틱스나 장내세균의 먹이에 해당하는 프리바이오틱스를 먹으면 병이 좋아질 것 같이 광고도 한다. 과연 그럴까?

그 답은 “아직은.”이다. 그래서 실제로 많은 의사들은 개연성은 인정하나 아직은 예방이나 치료약제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처방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효능이 있을 것 같다는 보고도 있지만 오히려 해가 되더라는 연구 보고들도 있기 때문이다. 아주 유명한 의학잡지에 췌장염으로 입원한 환자들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장염으로 입원한 환자들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주었더니 말도 안 될 정도로 병이 악화된 결과의 보고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러한 배경으로 효능을 부인하지 않지만 방법은 우리가 먹는 밥상에서 찾았으면 한다. 우리가 먹는 밥상에는 프로바이오틱 음식이 아주 많다. 우리나라의 김치, 된장국 등등. 잘못된 지식으로 토마토케첩을 먹으면 안 좋다고 하는 남성이 있지만 실은 아주 유용한 프로바이오틱스 음식 재료다.

장내세균과 질병과의 관계 혹은 치료 효과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그 답이 나올 것 같다. 그때까지는 우리 면역계에 아주 중요한 장내 면역세포를 위해 건강하게 먹고, 건강하게 배설하며, 건강하게 생각을 하는 아주 일반적인 것을 실천하면 되고 이것이 우리 면역계를 튼튼하게 해주는 현재로서의 진리다.

강력한 기본 면역력은 공짜~
면역력은 앞서 밝힌 대로 엄마 자궁에서 우선 첫 번째 공부를 하고, 이후에는 살면서 면역 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공부를 등한시하거나 하지 않은 경우에 아토피나 알레르기, 그리고 과민반응의 결과가 생긴다.

끊임없이 새로운 항원이라는 면역계 자극 상태가 일어나게 되는 것을 기억했다가 옳은 반응과 그른 반응으로 구분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면역계다. 일종의 학습이다. 수업료가 없는 공짜 공부이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교육인 것이 바로 면역 학습이다.

요사이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누구나 궁금해 하는 것이 바로 면역력이다. 마치 면역계가 튼튼하면 다 해결될 것으로 아는데,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100% 옳은 말도 아니다.

바이러스 공격에 대한 결과는 면역계 이상으로 얼마나 많은 바이러스가 침투했느냐가 좌우한다. 일례로 당뇨병이나 신장병 혹은 노인 등과 같이 면역계의 활성도가 떨어져 있을 경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면역은 공짜다. 무료 학습의 결과에다가 잘 먹고, 잘 쉬고, 그리고 위생을 잘 유지해주는 등 무료로 할 수 있는 것이 면역계에게는 최고의 준비인 것이다.

당부의 말씀
조금 철학적인 얘기 같지만 면역에 관해서는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가장 적절하다. 지나쳐도 안 되고 모자라도 안 된다는 진리가 통한다. 즉, 중용(中庸)의 상태여야 하고, 의학에서는 이를 항상성(homeostasis)이라고 한다. 바로 적정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면역이 중요하지만 임상에서는 면역력 증가가 일으키는 많은 질환이 있다. 전신성 홍반성 낭창증(SLE)이라는 자가면역질환 등 다수의 질환이 있다. 과한 면역이 오히려 본인의 장기를 공격하여 병이 생기는 질환으로 난치성 질환에 속한다.

이렇듯 면역계는 우리가 어머니 자궁 속에서 생성되어 10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면역계에 대하여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듯이 아주 일부의 유전질환 이외에는 타고나는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면역은 공짜다. 건강한 마음에, 건강한 휴식, 그리고 건강한 음식이면 충분하다. 부모에게서 물려받고, 태어나서 내가 일궈온 정도면 충분하다. 똘똘한 면역세포는 우리 몸의 골수, 비장, 간, 그리고 장관에 무지하게 많고 항상 주인을 위하여 철통 수비를 해주고 있다.

이들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게끔 해주면 된다. 그 방법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적절한 휴식과 적절한 음식,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면 된다. 이 같은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함기백 교수는 차의과학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이며,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에서 진료를 하고 CHA Bio Complex에서 기초의학을 연구하는 내과의사(physician scientist)다.

건강다이제스트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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