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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건강제안] 의사에게 직업을 꼭 알려야 하는 이유2020년 3월호 15p

[편집자문위원]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의사에게 직업을 꼭 알려야 하는 이유

박민선 교수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로 비만, 피로, 건강노화 전문의다.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학술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활발한 방송활동으로 일반인들에게 친숙하며, 주요 저서는 <건강 100세 따라잡기> 등이 있다.

 

50대 여교수에게 갑작스런 뇌출혈이 발생했습니다. 환자는 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없었고, 흡연이나 음주를 안 할 뿐 아니라 정상체중에 속해 있어 평소 뇌혈관질환이 생길 것이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뇌출혈 이후 뇌출혈을 일으킬 만한 원인을 찾아보았지만, 특이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환자는 뇌출혈의 원인과 앞으로의 건강관리법을 상담하기 위해 필자를 찾아왔습니다. 환자는 하루 종일 수업준비와 논문작업을 하느라 주로 앉아 생활하고, 운동을 따로 하지는 못했다고 했습니다.

건강 과신은 금물!
진료실에서 환자가 하는 일, 즉 직업에 대해 물으면 왜 묻느냐고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의사가 환자에게 직업에 대해 묻는 가장 큰 이유는 직업이 환자의 활동량을 가장 잘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몸은 움직여야 잘 기능하고 건강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의사처럼 하루 종일 주로 앉아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움직임이 자유로운 사람들에 비해 체지방이 5~10% 정도 더 많고, 근육량도 2~3kg 적어, 체성분이 약 5~10년 노화된 구성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직업적으로 신체활동뿐 아니라 식사 시간을 잘 맞출 수 없거나, 수면 시간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스트레스 수준도 차이가 있습니다.

2018년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앉아 일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몸을 움직이는 직업군에 비해 심·뇌혈관질환의 위험률이 약 1.6배 증가하는 것으로도 보고되었습니다.

최근 이대병원 류인선 교수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검진을 시행한 50대 이상의 수진자를 평균 약 15년간 추적 관찰했을 때, 자가건강평가수준(Self Rated Health)에 따라 사망위험과 원인별 사망위험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자가건강상태를 ‘매우 좋음’, ‘좋음’, ‘그저 그렇다’, ‘나쁨’의 4수준으로 구분하였을 때, 스스로의 건강상태를 ‘나쁨’으로 평가하는 중장년 남성들은 ‘매우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남성에 비해 약 15년 후 총 사망, 암,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이 증가하나, 중장년 여성의 경우는 암 사망위험은 증가하지만, 오히려 심·뇌혈관질환 사망위험은 스스로 ‘매우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여성에서 더 증가했습니다.

스스로 여러 증상이 많고 피곤함을 자주 느끼는 등 건강수준이 나쁘다고 생각되는 분들의 경우, 암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은 남녀가 비슷하였지만, 이례적으로 스스로의 건강상태를 ‘매우 좋음’ 으로 평가한 여성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비해 약 2배 정도 심·뇌혈관질환 사망위험이 증가하였습니다.

시대가 많이 변하기는 했지만,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여성은 직업으로 인한 일 외에도 집안일을 포함한 다양한 일상 활동을 수행해야 하므로 특별한 증상이 없이 스스로를 매우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은 직장과 가정에서의 업무로 과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정신적·육체적 과로로 피로와 기능 장애를 초래하고, 이로 인한 염증이 증가해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 무시하지 마세요!
예부터 ‘골골 백세’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잔병치레가 잦은 사람이 오히려 오래 산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서 생긴 말입니다.

누구나 100세를 준비해야 하는 시대에 ‘골골백세’하라는 것은 좋은 의미는 아니지만, 증상이 있으면 휴식을 취하게 되고 갑작스레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드물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남들보다 체력이 좋다고 해서 나이 듦을 망각하고 스스로의 건강을 과신하면 오히려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증가하게 됨을 의미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리할 때는 그 순간은 증상이 크게 없지만 하루쯤 지난 후 문제를 일으키게 되므로 몸의 신호에 귀 기울여 생활습관의 균형을 잘 맞추어 중년 같은 노년을 준비해 보세요.

건강다이제스트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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