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유방보형물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 환자 1명 추가 발생

[건강다이제스트 노익희 선임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성형외과학회는 2013년 미국 제약사 엘러간사의 ‘거친 표면 유방보형물’을 삽입한 40대 여성에게서 ‘유방보형물 연관 역형성대세포림프종(BIA-ALCL)’이 발생했다고 26일 밝혔다. 첫 번째 환자는 지난 8월에 보고됐다.

이번에 보고된 환자는 최근 가슴에 부종이 발생해 병리검사를 받은 결과 24일 BIA-ALCL로 최종 진단 받았다. 양전자방출 전산화단층촬영(PET-CT) 등 추가 검사를 통해 다른 부위로 암이 전이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현재 보형물 제거 등 치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미국 제약사 엘러간사의 ‘거친 표면 유방보형물’을 삽입한 환자의 일부에게서 BIA-ALCL가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리콜 명령을 내렸다.

BIA-ALCL은 면역계와 관련된 암으로, 유방암과는 원인이나 발생 과정이 전혀 다르다. 유방의 크기가 달라지거나 피막에 덩어리가 발생하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 FDA에서는 이미 2011년 유방보형물이 수술 부위로부터 림프종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당시에는 리콜할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5월 대부분의 인공 보형물과 달리 표면이 거칠게 된 유방보형물에 한해서 암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효과가 있음이 드러났다. FDA에서 BIA-ALCL 환자 573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약 84%(481명)가 거친 표면 유방보형물을 삽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친 표면 유방보형물을 삽입한 후 BIA-ALCL이 발생할 위험이 6배가량 높다고 분석됐다.

FDA는 유방보형물 표면의 직물 구조로부터 미세 입자가 퍼지면서 변종 림프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아직은 구체적인 암 유발 과정이 밝혀지지 않았다. 엘러간사를 비롯해 다른 회사에서 제조한 ‘표면이 매끄러운’ 유방보형물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거친 표면 유방보형물을 삽입한 환자에게 모두 BIA-ALCL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FDA에서 거친 표면 유방보형물을 삽입 환자 3000명 중 한 명꼴로 암 발생 위험이 있다고 추측할 만큼, 발생률이 극히 낮다. 하지만 일단 병이 발생하면 치사율이 매우 높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는 엘러간의 인공유방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가 9월 기준 2만8018명으로 확인됐다.

엘러간 사는 거친 표면 유방모형물을 이식받은 전 세계 환자에 대해 보상대책을 마련하고 BIA-ALCL 환자에게 발생하는 모든 의료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지난 10월 김지현 한국엘러간 대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원래 2년이었던 보상 기한을 제한 없이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와 대한성형외과학회는 관계자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유방보형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환자등록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유방보형물 이식 환자에게 갑작스러운 유방 모양의 변화 등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익희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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