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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 상담실] 시시한 시시비비(是是非非)의 함정2019년 11월호 14p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
많은 커플들이 갈등을 경험하고 조언을 구할 때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경우 그 내용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 갈등 내용은 일명 ‘시시비비(是是非非) 구성’ 정도로 부를 수 있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소연(본인의 억울함) + 지적(상대의 잘못한 점)
+ 주장(본인 주장이 옳다는 나름의 근거들에 대한 나열)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에 그렇습니다. 여기서 주로 ‘하소연’은 대비를 통해 ‘지적’을 극적으로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주장’은 ‘지적’을 더욱 탄탄히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부부싸움의 한 장면을 차용해 보면 이해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당신은 애가 이렇게 말을 안 들어서 지금 속이 썩어 힘든데(하소연), 이렇게 애들한테 관심도 없고 오늘도 일찍 좀 오라니까 술 먹고 늦게 들어오고(지적). ○○네 아빠는 애들 공부도 직접 챙기고 하니까 애들이 다 잘 되잖아(주장). 오늘 좀 애랑 대화 한 번 해보라는 게 그리 힘들어서 또 늦게 들어와?(지적)’

사실 이 내용은 부부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친구, 직장 동료나 상하관계, 가족, 이웃 등 모든 관계에서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많은 갈등 상황이 ‘시시비비(是是非非) 구성’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맞고 틀림을 꼼꼼히 가려본다’는 시시비비(是是非非)의 본연의 뜻과는 다르게 ‘나는 맞고 너는 (‘다르다’도 아닌) 틀리다.’는 확고한 신념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결국 한 쪽에서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니 인정하라.’는 말을 관철시키지 않는 한 이 싸움은 끝이 없습니다.

‘시시한’ 시시비비(是是非非)의 덫 
사실 이 갈등 속의 ‘지적’은 생각보다 사소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갈등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을 때는 그렇게 큰 문제 같아 보이고 내가 그렇게 안쓰러울 수가 없고 상대가 그렇게 원망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지나고 보면 내용이 시시한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만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니었구나.’ 할 일들로 그렇게들 싸우며 살아갑니다.

일상의 수많은 관계 속에서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는 생각에 한 번씩만 의문을 가져보아도 그렇게 강력해 보이던 ‘시시비비(是是非非)의 구성’이 ‘시시한’ 시시비비(是是非非)의 구성으로 보이게 될 겁니다. 갈등을 줄이고 관계를 잘 맺는 필수 조건입니다. 

조성준 교수는 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삼성기업정신건강연구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 간사, 홍보기획 위원, 여성가족특임위원, 대한사회정신의학회 정신보건 이사 등 다양한 직책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건강다이제스트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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