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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한 번 바람둥이는 영원한 바람둥이일까?2019년 06월호 92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원장】

보통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바람둥이는 진정한 바람둥이가 아니다. 처음에는 세상에 둘도 없는 바람둥이로 등장했더라도 여자 주인공을 만나고 나서부터는 다른 여자에게 눈길 한 번 안 주는 사랑꾼으로 돌변한다. 매력 만점 바람둥이의 마지막 사랑이 되고픈 시청자의 로망을 이루어 준다고나 할까?

현실 속 바람둥이는 영화나 드라마와 상당히 거리가 있다. 수많은 사람이 애인의 계속되는 바람으로 이별할지 말지 망설이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바람을 피운 전력이 있는 배우자를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데 소중한 하루를 쓰고 있다. 진짜로 한 번 바람둥이는 영원한 바람둥이일까? 바람둥이는 영원히 일편단심 사랑꾼이 될 수 없는 것일까? 그 답을 찾아본다.

CASE 1. 바람 지옥에 갇힌 아내 이야기

진동이 울려 남편의 휴대폰 화면을 본 재희 씨(가명)는 심장이 마구마구 뛰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김과장’이었다.

남편에게 김과장은 그냥 김과장이 아닌 듯했다. 얼마 전부터 남편에게 김과장의 전화가 가끔 걸려왔다. 남편은 김과장의 전화는 늘 밖에 나가서 받았다. 중요한 전화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제는 김과장과 통화하고 난 후 한밤중에 회사에 일이 터졌다고 나가기도 했다.

촉이 왔다. 새로운 여자가 분명했다. 그리고 오늘 남편이 샤워하는 동안 김과장에게 전화가 왔다. 튀어나오려는 심장을 부여잡고 통화 버튼을 터치했다. “오빠, 나야~.” 올 것이 왔다. 2번이나 바람을 피워 이혼 직전까지 갔던 두 사람이었다.

또 바람이라니…. 재희 씨는 첫 번째 바람이나 두 번째 바람에서 모질게 이혼하지 못한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견딜 수 없다.

CASE 2. 바람을 목격한 남편 이야기

용재 씨(가명)는 우연히 집 앞에서 아내와 낯선 남자가 함께 있는 것을 봤다. 둘은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헤어졌다. 피가 거꾸로 솟았다. 의상디자인 학원에 있어야 할 아내였다. 제2의 인생을 살아보겠다는 거짓말로 밤늦게까지 아이를 학원으로 내몰며 마음껏 바람을 피운 아내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그래서 피눈물을 흘리며 악착같이 증거를 모았다. 아내를 인면수심 유책배우자를 만들어 통쾌하게 복수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얼마 안 가 아내가 그 남자와 헤어진 것을 알게 됐다. 휴대폰을 보니 먼저 헤어지자고 한 쪽은 아내인 모양이었다. 아내는 죄책감으로 괴롭다는 장문의 문자를 그 남자에게 여러 번 보냈고 두 사람은 그렇게 끝났다.

그렇다 해도 아내를 용서할 마음은 없었다. 분명 아내는 또 다른 남자가 접근해 오면 넘어갈 것이었다. 결혼 전 자신도 그랬다. 용재 씨도 양다리는 물론 세 다리까지 걸쳐본 전력이 있다. 바람의 짜릿함을 안 이상 아내가 또 흔들릴 것은 뻔했다. 그 생각을 하자 치가 떨렸다. 당장 외도 증거를 내세워 이혼하자니 사춘기 아이가 걸리고, 그렇다고 같이 살자니 자신의 인생이 아까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바람둥이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한 번만 바람을 피우고 반성하고 용서하며 다시 사랑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바람둥이’라는 말은 애초에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한 번 바람둥이는 영원한 바람둥이가 될 가능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원장은 “남녀 구분 없이 대체로 바람은 피운 사람이 또 피우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심지어 바람을 피우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바람도 능력이라고 과시하고 재수가 없어서 바람을 피우는 걸 들켰다고 여긴다.

많은 바람둥이가 한 번의 바람으로 끝내지 않고 배우자에게 상처를 주며 계속 바람을 피우는 이유는 뭘까?

김미영 원장은 “쾌락을 위한 섹스 때문”이라고 말한다. 섹스에는 쾌락을 위한 섹스가 있고 사랑을 위한 섹스가 있는데 바람둥이가 동경하는 섹스는 쾌락을 위한 섹스다. 호기심과 쾌락을 추구하므로 실연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쉽게 대상을 바꿔 바람을 피운다. 특히 남성의 성은 매우 강렬하고 충동적이라서 바람이 주는 쾌락을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

이러한 바람둥이는 대부분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낸 경향이 있다. 김미영 원장은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애정결핍인 아이들은 몸의 자극을 통해 불안을 덜려고 하는데 이러한 자극 행동의 습관이 성인이 되어서도 나타나는 것”이라며 “외모, 화술 등 성적으로 발달해 있는 사람이 자극 추구를 하는 것이 바람둥이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상처만 남긴 바람! 바람! 바람!

우리는 주변에서 기혼자가 바람을 피운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당사자에게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한 번의 바람이라도 당해본 사람은 다음과 같이 변해간다.

☞ 배우자의 바람 그 후에는…

● 더 이상 배우자를 믿지 못한다.

● 용서한다고 해도 예전의 신뢰도를 회복하지 못한다.

● 예전 같은 애정을 기대할 수 없다.

● 자녀를 대하는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배우자는 멋대로 사는데 자신만 아이에게 충실하면서 희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 배우자의 사소한 모임, 사소한 만남에도 날선 반응을 보인다.

● 감시하고, 의심한다.

바람을 들킨 사람도 예전과 마음이 같을 수 없다. 한 번이라도 바람을 피우는 것을 들킨 사람은 다음과 같이 변해간다.

☞ 바람 피운 자의 최후

● 죄책감에 자존감이 낮아진다.

● 가족에게 당당할 수 없어 밖으로 겉돈다.

● 지지하고 응원하는 가족이 없어진 것을 느낀다.

지나가는 바람으로~ 바람 멈추고 행복한 부부로 사는 법

바람을 경험한 부부의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가차 없이 갈라서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바람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꿔 다시 잘 지내는 것이다. 세 번째는 억지로 꿰맨 바람의 상처가 덧날 때마다 아파하며 사는 것이다. 어떤 선택이든 자유다. 하지만 어떻게든 가정을 지키고 싶다면 꼭 두 번째 선택지를 선택해야 한다.

바람을 딛고 미워도 다시 한 번 부부로 잘 살기 위해 바람피운 배우자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1. 바람에 쉽게 흔들린 이유 알아보기

성장기의 애정결핍, 부모님과 관련된 성 문제, 왜곡된 성 인식, 낮은 성 도덕관 등 바람을 쉽게 생각했던 자신만의 이유를 찾아본다. 그리고 그 이유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결혼한 이상 바람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음을 잊지 않는다.

2. 상처받은 배우자의 상태 이해하기

배우자의 바람을 알게 된 사람은 고도의 흥분 상태가 지속되고,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시 외도의 증거를 잡으려고 신경을 곤두세우며 온갖 망상과 상상에 시달린다. 또 정체성, 정당한 통찰력, 특별한 존재라는 자부심, 자신에 대한 존경심, 자제력, 세상이 정의롭다는 믿음, 다른 사람과의 유대감, 삶의 목적의식 등을 잃게 된다.

3. 피해 배우자의 상처 헤아려보기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 순간을 상상해본다. 자신이 준 상처를 똑똑히 마주하며 괴로움을 간접 경험해 본다.

4. 피해 배우자의 심리치유에 집중하기

진정한 사과와 사과에 합당한 행동을 한다. 이른 귀가, 가사·육아 역할 분담, 의심을 없앨 노력(휴대폰 통화 목록 공개, 카드내역 공유, 각서 등)을 한다. 또한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서 피해 배우자가 ‘이제 내게로 돌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김미영 원장은 “평소 애착과 신뢰가 강한 부부는 바람이라는 위기에서 잘 흔들리지 않는다.”며 “이들은 평소 가정에 대한 책임감, 개인의 회복탄력성과 포용력, 개인의 정서조절 능력, 부부간 건강한 소통이 있기 때문에 치유를 위한 노력을 함께 해나가면서 위기를 기회로 사용한다.”고 말한다.

《TIP. 배우자의 바람으로 상처 입었을 때 할 일》

● 감정적인 대처보다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 가정을 지키려는 마음에서 생긴 지나친 인내는 상대가 허용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음을 안다.

● 부부 관계 회복, 소통, 자가치유의 시간을 갖는다.

● 바람을 피운 배우자에게 가사 역할 분배와 같은 보상을 받으면 감정 치유에 도움이 된다.

● 성관계 거부, 지나친 경제적 의존성, 과도한 심리적 의존성 때문에 바람을 피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김미영 원장은 부부갈등, 가족갈등 상담전문가다. 심리상담사, 사회복지사, 법학사이며 서울동부지방법원 이혼상담위원, 한국가족복지학회 상임이사, 여성가족부전문강사연합회 상임대표, KBS·MBC·SBS 상담자문위원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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