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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내 남편, 내 아내 하나뿐인 내 편 만들기2019년 05월호 92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

부부로 살았던 시간이 오래될수록 조금씩 내려놓는 것이 생긴다. 배우자에게 세우는 게 당연했던 자존심을 굽힐 줄 알게 되고, 눈에 거슬리는 배우자의 생활습관에 점점 관대해진다. 서로에게 맞춰가고, 안 되는 것은 포기하고,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간다. 그러면서 부부는 조화를 이루고 더 행복해진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내려놓으면 안 되는 마음이 있다. 서로를 믿고 서로의 편이 되어 주는 마음이다. 결혼하면 하나뿐인 내 편이 생겨 든든하다. 나 말고 나를 더 생각해주는 사람이 생겨난 기쁨 속에서 산다. 반대로 배우자가 내 입장을 나 몰라라 하면 커다란 배신감과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는다. 배우자에게 부정적인 감정이 커지고 결혼 생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하나뿐인 내 편이 되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아본다.

CASE 1. 쌈닭이 된 아내 이야기

며칠 전 주부 현희 씨(가명) 부부는 크게 싸웠다. 그날 부부는 식당에 갔다. 식당에서 남편이 화장실에 간 사이 시킨 메뉴가 아닌 다른 메뉴가 나왔다. 식당의 실수가 분명했다. 그런데 직원의 태도가 뜻밖이었다.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그릇을 휙 들고 가다가 국물이 현희 씨 가방에 튀었다.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직원을 불러 세워 음식을 흘렸다고 했다. 이번에도 직원은 사과 없이 음식을 흘린 적이 없다고 우겼다. 큰 소리로 항의했고 직원은 계속 발뺌했다. 소동이 일어나자 사장이 나왔다. 직원은 사장에게 자신이 유리한대로 설명했다. 메뉴도 주문대로 줬는데 아니라고 해서 바꿔주려고 했고, 원래 가방에 있던 음식물 자국까지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고 했다.

직원의 말을 믿은 사장은 얼굴이 확 바뀌어 현희 씨에게 음식 값은 안 받겠으니 소란 피우지 말고 나가달라고 했다. 기가 막힌 현희 씨는 목소리를 높여 강력하게 항의했다.

마침 화장실 갔던 남편이 돌아왔다.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사장은 다시 나가달라는 말을 하며 두 사람을 쫓아내다시피 했다. 현희 씨가 다시 따지러 식당 문을 열려고 하자 남편이 말렸다.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을 왜 항상 크게 만드는 거냐고 현희 씨를 나무랐다.

말문이 막혔다. 남편이 이러는 것은 이번뿐이 아니었다. 남들보다 예민한 건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억지를 부린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남편은 이런 충돌이 있을 때마다 편을 들기는커녕 사사건건 까탈스러운 사람처럼, 싸움을 거는 쌈닭처럼 몰아갔다. 아내가 남에게 당하는 걸 보고도 소 닭 보듯 하는 남편의 태도도 열불이 났다.

결국 길 한복판에서 남편과 대판 싸웠다. 며칠이 지난 지금, 식당 직원과 사장에 대한 분노는 사그라들었지만 남편을 향한 분노는 여전하다.

CASE 2.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된 남편 이야기

작은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던 명덕 씨(가명)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1년 전 문을 닫고 다른 인테리어 회사에 취직했다. 10년 넘게 고생해서 번 돈으로 차린 첫 회사라서 그 생각을 하면 아직도 마음 한구석이 쓰려온다. 여윳돈을 가지고 시작했다면 그렇게 쉽게 접지는 않았을 것 같아 늘 미련이 남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아내의 비밀을 알고 난 후 소름이 돋았다. 결혼 10년 만에 결혼 전부터 아내의 명의로 된 빌라가 한 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아내는 명덕 씨가 밀린 월세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것도, 눈물을 머금고 인테리어 회사를 정리한 것도 모두 옆에서 지켜봤다. 힘들게 아이를 키우며 맞벌이 하는 아내가 고생하는 게 싫어서 오랜 꿈이었던 인테리어 회사를 포기하고 다시 월급쟁이가 된 명덕 씨였다. 배신감에 치가 떨렸다. 그 빌라 전세금만 있었어도, 아니 월세 보증금만 있었어도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을 것 같았다.

그 뒤로 아내가 달리 보였다. 자신이 제일 힘들 때를, 자신의 꿈을 모른 척한 아내를 용서할 수 없었다. 아내는 영문도 모르고 축 처진 기분을 맞춰주려고 하지만 명덕 씨는 이런 행동도 진심인지 잘 모르겠다.

결혼=내 편 만들기

사람의 마음이 그렇다. 배우자가 전적으로 잘못한 일이 있다고 치자. 언제나 나를 믿어주고 나를 지지해주는 배우자라면 화가 덜 난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잘못을 한 사람도 배우자의 넓은 마음 씀씀이에 사랑이 더 커진다.

반대로 나를 찬밥 취급하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았다면 이때다 싶어 세상의 모든 비난을 해댈 것이다. 원래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고 자신의 안목을 탓하면서 말이다. 잘못한 사람은 믿음과 배려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마음 씀씀이에 실망이 커진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은 “배우자에게 무한신뢰 감정의 기대감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말한다. 결혼하는 심리 속에는 내 편이 생긴다는 전제조건이 들어 있다. 그런데 막상 결혼하고 나서 배우자에게 이해, 지지, 수용되는 경험을 얻지 못하면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다.

부부 사이에서 믿음은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의 하나다. 배우자를 믿지 못하고 지지하지 않는 관계에서는 정서적 친밀감에 금이 가고 부정적인 감정이 자리를 잡는다. 부정적인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분노로 발전하고 말이 거칠고 공격적으로 바뀐다. 사소한 일에도 화를 잘 내고 말을 하기 싫어서 피하기도 한다.

하나뿐인 내 편을 등 돌리게 만드는 상황들

원래 내 편이었던 배우자를 못 믿게 하는 여러 가지 상황이 있다. 내 편이 아닌 배우자를 탓하기 전에 다음의 행동이나 말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1. 거짓말이 습관!

잘 보이려고, 또는 순간을 모면하려고 별 죄책감 없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확인되지 않는 일은 어느 정도 넘어갈 수 있지만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 상대가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게 될까 봐 또 거짓말을 하게 된다. 결국 진실하지 않다는 것을 눈치챌 수밖에 없다.

2. 약속을 안 지키는 습관!

배우자와의 약속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약속을 자꾸 잊어버리고, 약속을 번복하는 사람이 있다. “미안해. 다음에는 꼭 지킬게.”가 반복되다 보면 못 믿을 사람이라는 생각이 뿌리내려 버린다.

3. 말을 안 하거나 말을 안 듣는 습관!

처음에는 말을 안 하는 배우자의 속마음이 궁금하다. 자꾸 이런저런 질문을 해볼 것이다. 속마음을 알아보려는 갖은 노력에도 별 수확이 없으면 의심이 싹튼다. 감추는 게 있고, 뭔지 모르지만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말을 안 듣는 것도 문제다. 배우자의 말을 건성으로 들어서 했던 이야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면 이런 사람을 믿고 평생 살아도 될지 확신이 안 선다.

4. 큰 사건을 터뜨린 경험!

김숙기 원장은 “외도 사실을 들키거나 몰래 대출받은 사실을 알거나 비밀 재산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상대에게 속았다는 감정과 함께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며 “신뢰가 한 번 무너지면 다음번에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배우자에 대한 경계심을 갖게 된다.”고 설명한다.

등 돌린 내 편 하나뿐인 내 편으로 만드는 전략

누구에게나 힘든 일은 있다. 그럴 때 배우자의 진심어린 위로와 지지만큼 힘이 되는 것도 없다. 나를 걱정하고 나를 믿는 사람이 있다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더 나은 오늘과 내일을 살 수 있다. 불행히도 지금 배우자가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면 다음을 참고하자. 조금씩,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다시 하나뿐인 내 편으로 돌아설 것이다.

1. 상대의 마음을 인정하자

우리는 배우자의 행동이나 말을 들을 때 습관처럼 판단을 한다. 그런데 판단을 해달라고 말하거나 행동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또 판단했을 때는 부정적인 감정이 쉽게 생긴다.

김숙기 원장은 “모든 마음이나 감정에는 나름의 정당성이 있다.”고 말한다. 배우자가 상황에 대응하는 마음,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면 배우자의 마음이 이해될 것이다.

배우자를 대할 때는 자신의 판단을 미루고 배우자의 행동이나 말을 인정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자.

2. 충분히 공감하자

배우자의 감정을 공감하는 일에 인색한 사람이 많다. 공감이 안 되는데 공감하는 척을 하라는 게 아니다. 배우자의 말을 들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듣지 말고 그의 감정이 무엇인지 찾으면서 들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감정에 집중하다 보면 상대의 감정이 나에게서 느껴질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상적인 공감이다. 내가 먼저 공감하고 마음을 열면 배우자의 믿음도 점차 생겨난다.

3. 잘못한 점은 충분히 진실하게 사과한다

부부가 흔하게 겪는 싸움의 패턴이 있다. 한쪽이 잘못을 했고, 사과하고 끝났다. 그리고 다른 한쪽이 또 그 일을 들춰내서 화를 내면 “다 끝난 문제잖아?”“몇 번을 미안하다고 해야 해?”라는 말을 시작으로 다시 싸움이 반복된다.

김숙기 원장은 “배우자가 다 해결되었다고 생각한 문제를 또 이야기해도 그 당시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미 끝난 일이라고 취급하면 진실로 아픔을 공감해주지 않았고,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사과한 것으로 생각한다. 진정성을 의심하게 되고 신뢰를 회복하려고 했던 마음이 무너지게 된다.

김숙기 원장은 “이렇게 끝난 이야기를 또 꺼내는 것은 배우자를 믿고 있는 마음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이고 상대에 대한 믿음을 점검하는 마지막 절차”라며 “이 시기를 잘 통과하면 진짜 믿음을 얻게 되는데 많은 부부가 이 절차를 통과하지 못해 불행한 불신 관계로 고통을 받는다.”고 말한다.

배우자 못 믿는 괴로운 마음 해결법

배우자가 나를 못 믿어서 괴로운 만큼 배우자를 믿지 못하는 마음도 괴롭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1. 내 생각과 감정을 드러낸다

말하다 보면 내 마음에 여유가 생겨 상대의 말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기도 한다. 또한 내 마음 상태를 상대에게 보이면 상대도 내 마음을 이해해 보려는 노력을 더 할 것이다. 용서는 이렇게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수용해야 이루어진다.

2. 높은 욕구를 찾아 낮춘다

부정적인 감정은 배우자를 믿지 못하게 만든다. 부정적인 감정은 욕구 불만에서 시작된다. 예를 들면 인정, 배려, 재정적 여유, 성적 만족 등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부정적인 감정이 쉽게 생긴다. 배우자와 관련된 욕구가 터무니없이 높게 설정되어 있다면 그것부터 낮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김숙기 원장은 가족상담 및 부부갈등 조정, 부부코칭, 가족리더십 전문가다. 숭실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심리 겸임교수이며 각종 부부문제 솔루션 방송 및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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