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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특집] PART 2. 스트레스 명의들이 밝히는 "나의 스트레스 해소법"2019년 03월호 36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스트레스 명의들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남다를까? 스트레스의 해악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특별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정말 그럴까? 스트레스 명의들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까? 스트레스 명의 3인방이 밝히는 “나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소개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재진 교수의 스트레스 해소법

"남에게 스트레스를 안 주면 내가 받는 스트레스도 줄어듭니다!"

【건강다이제스트 |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재진 교수】

스트레스라고 하는 것이 워낙 다양한 원천을 갖고 있어서 그 조절도 원천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스트레스의 가장 흔한 원천은 주변 사람들이다. 특히 가족이나 직장동료가 스트레스의 원천이라면 이를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라면 안 보고 사는 것이 속 편한 길일 텐데, 가족과 직장동료라면 그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스트레스는 만성화되기 십상이다. 자신만의 힘으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면 갈등 해소를 위한 여러 대책들이 필요할 것이다.

스트레스 안 주고 안 받기

다행스럽게도 나의 주변에는 해소하기 어려운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주변의 모든 가족과 직장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사실 나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누군가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면 언젠가는 그에 상당한 스트레스로 나에게 돌아온다고 믿고 있다. 그러니 남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이 결국은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길인 것이다.

대학교수로서 밑의 피교육자들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서 그들의 발전에 도움을 제대로 못 주는 것이 아닌지 생각할 때도 있다. 이런 마음을 그들과 공유하면 언제나 돌아오는 반응은 “이미 충분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항상 자기 방식대로 생각하여 남들도 자기처럼 생각할 것이라고 믿게 마련인가 보다. 어쨌거나 나의 위치상 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더라도 강요라는 부정적 스트레스보다는 임무 부여라는 긍정적 스트레스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실 현대의 삶은 남이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도 내 삶의 상황 자체가 스트레스의 연속인 경우가 많다. 학생이라면 공부 자체·입시·학위 취득 등, 직장인이라면 업무 자체·성과 달성·승진 등처럼 너무나도 많은 스트레스 요인이 경쟁 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나의 나이를 생각해 보면 이미 많은 스트레스 상황을 지나 뭘 더 쟁취해야 할 필요가 없는 현재에 와 있으니 더는 이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법도 한데 꼭 그렇지도 않다. 교육도, 진료도, 연구도 더 잘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지금도 계속 받으며 살고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마음으로 일하니 내 삶의 한 부분인 스트레스가 내 삶의 에너지이기도 하다. 자기 일을 잃어 버려 허탈하고 궁핍해진 이들의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현재 내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오히려 감사할 일이다.

스트레스 잊고 다른 일에 집중하기

그렇지만 아무리 즐기는 스트레스일지라도 과도하게 쌓여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아무리 음식이 맛있다 한들 과식은 배탈을 부르기 마련이다. 나의 일상 중 하나는 진료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환자들을 진료하는 시간은 즐거움이자 스트레스다.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호소를 듣느라 온 정신을 다해 집중하고 공감하며 해결책을 찾는 진료 시간을 마치고 나면, 온몸의 기력이 빠져나간 느낌을 받는다. 뇌의 에너지 소모로 인해 마치 장거리를 뛰고 기력이 다한 듯하다.

이럴 때는 멍하게 있는 휴식보다는 다른 뭔가에 집중하여 다른 에너지를 끄집어내는 방법을 택한다. 또 다른 일일 수도 있고 누군가와의 만남일 수도 있다. 일로 일을 제압하는 것이다.

보통의 평일이 이런 상황의 반복이니 주말은 또 다른 의미의 소중한 시간이다. 뭔가 하지 않으면 더 스트레스를 받는지 주말에도 뭔가 하게 된다. 주말까지 밀린 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골프나 등산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스트레스 해소 차원으로 이런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자체도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다.

단순한 등산에 만족하지 못해 한국의 100대 명산을 모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 10년 이상 자주는 아니어도 전국의 산을 찾아다니고 있다. 현재 94개까지 왔으니 목표가 얼마 남지 않았다. 100개를 이루고 나면 또 다른 목표를 세울 것 같다. 그렇게 스스로 스트레스를 쌓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긍정의 스트레스로 부정의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것이라 믿고 싶다.

김재진 교수는 대인공포, 환청/망상, 우울/불안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최첨단 뇌영상 기술과 정서 및 사회 신경과학 방법론을 접목해 심리적 질환에 대한 진단 및 병태생리 규명 분야를 연구해 100편 이상의 논문을 유명 국제학술지에 발표하였다. 사회공포증 및 조현병 환자 대상 가상현실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도 개발해 치료에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대한뇌기능매핑학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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