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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생활] 채소 단짝 과일에 숨어 있는 함정2015년 11월호 110p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차윤환 교수】

의사도, 건강전문가도 이구동성으로 권하는 말! “건강을 위해 채소와 과일은 많이 드세요.” 그래서 채소와 과일은 늘 단짝처럼 붙어 다닌다. 건강 효과도 대동소이할 것이라 여긴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우리들의 생각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주의·주장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과일의 배신(?)이다. 과일이 우리의 생각만큼 그렇게 무결점의 건강 소재는 아니라는 것이다. 당분 함량이 높은 과일은 결코 배불리 먹어도 되는 식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말일까? 그동안 철석같이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여겨온 과일! 과연 과일에는 우리가 모르는 함정이 숨어 있는 걸까?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채소나 과일이나 그게 그거?

육식이나 가공 탄수화물 식품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채소나 과일은 동급 취급을 받는다. 고기나 빵, 라면, 과자만큼 맛있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그게 그거.”라고 한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채소와 과일은 큰 차이가 있다.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차윤환 교수는 “당이 있느냐 없느냐. 즉 단맛이 있느냐 없느냐가 채소와 과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한다.

당! 단맛! 현대인들이 중독에 걸릴 정도로 좋아하고 뼈에 사무치도록 사랑하는 맛이다. 오죽하면 단맛중독 운운하겠는가? ‘당·단맛 = 탄수화물’이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러면 채소에는 탄수화물이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채소에도 탄수화물이 엄연히 존재한다. 차윤환 교수는 “일반적으로 탄수화물이라고 하면 당과 전분을 떠올린다. 하지만 탄수화물은 분석법이 따로 없어 다른 성분을 분석하고 남은 것, 즉 리그난이나 배당체 등도 탄수화물로 분류된다.”고 말한다.

채소에 탄수화물이 있으나 달지 않은 이유는 채소 속의 탄수화물이 우리가 아는 당이나 전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에 단맛이 많은 과일의 탄수화물은 상당 부분이 당이다.

이 같은 단맛의 차이는 채소와 과일을 구성하고 있는 탄수화물 종류의 차이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특히 채소와 과일의 명함을 극명하게 엇갈리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당이 없는 채소는 열량이 거의 없고, 당이 있는 과일은 열량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중요한 특징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배불리’ 먹는 과일은 건강에 무덤 파는 격

당이 없는 채소, 당이 있는 과일! 채소 친구 과일로 여겨선 안 된다는 이유다. 당뇨병이 전 국민병으로 부상한 지금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당분의 지나친 섭취가 당뇨병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건강식품의 대명사로 통하던 과일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달달한 과일에 듬뿍 들어있는 당분이 문제가 되고 있다.

더군다나 과일에 대해 우리는 지나치게 맹목적이었다. 채소와 함께 꼭 먹어야 할 식품으로 여겼고, 배불리 먹어도 해가 없을 것으로 여겼다.

이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과일은 맛있다. 새콤달콤 맛있다. 그래서 과식하기 쉽다. 그런데 배불리 먹고도 밥 두 그릇을 먹었을 때처럼 과식했다는 생각은 잘 안 한다. 몸에 좋은 과일이니 괜찮다고 여긴다.

이런 생각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혈당 관리를 해야 하는 당뇨 환자에게는 치명타가 되기 때문이다. 설사 당뇨가 없더라도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갑작스런 혈당 상승은 우리 몸에 총체적인 건강위기를 초래하는 까닭이다.

특히 과일의 당은 복합탄수화물의 당과는 달리 소화흡수도 빠르다. 특히 과일에 들어 있는 포도당과 과당은 소화될 것도 없이 바로 흡수된다. 그래서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진 사람이 과일을 배불리 먹으면 혈당이 200도 넘게 치솟는다. 특히 과당을 많이 먹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늘어나고 비만은 물론 복부 비만까지 일으킨다. 맛있다고 과일을 배불리 먹다간 건강에 무덤을 파는 일이 되는 것이다.

차윤환 교수는 “과일에는 식이섬유, 비타민 A, 비타민 C, 엽산, 포타슘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영양소가 들어있어 꼭 먹어야 하는 식품임에는 틀림없지만 지나치게 배불리 먹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밥도 먹고 빵도 먹고 과자도 먹으면서 과일도 많이 먹으면 그때는 과일도 건강의 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배불리’ 대신 ‘적당한’ 과일의 섭취량은 어느 정도여야 할까?

차윤환 교수는 “하루 열량 내에서 과일을 먹어야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일례로 과일을 배불리 먹었다면 반드시 다른 식품에서 칼로리의 섭취를 줄여 하루 섭취 칼로리가 초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과일에 숨어 있는 의외의 함정

첫째, 식이섬유 일반적으로 과일의 식이섬유가 몸에 들어가 장을 청소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고 있다. 차윤환 교수는 “식이섬유가 장을 청소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장에 있는 여러 가지 무기물들도 갖고 나온다.”고 말한다. 무기물이라면 칼슘, 철분, 마그네슘, 구리 등등이다. 그래서 과일을 너무 많이 먹으면 무기질 결핍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무기질 결핍은 빈혈, 골다공증 등을 일으키므로 과일이든 무엇이든 너무 지나친 것은 금물이다.

둘째, 피토케미컬 식물생리활성영양소 또는 식물내재영양소라고도 하는 피토케미컬(phytochemical)은 식물 속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로 식물이 각종 미생물·해충 등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이런 피토케미컬이 사람 몸에 들어오면 항산화나 세포 손상을 억제하는 작용을 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일을 먹을 때 열대과일의 피토케미컬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열대과일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몸이 이들의 피토케미컬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차윤환 교수는 “열대과일과 같은 새로운 과일을 먹을 때는 껍질까지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껍질에 피토케미컬이 가장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몸에 좋은 과일 내 몸에 좋게~ 섭취법

1. 적당히, 골고루 먹자

과일은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적당히 먹어야 한다. 하루 열량을 초과해서 먹어선 안 된다. 다른 음식을 많이 먹었다면 과일의 양을 줄이고, 다른 음식을 적게 먹었다면 그만큼 과일의 양을 늘려 먹어도 된다. 단, 하루 열량 내에서!

2. 건과일은 적게 먹자

과일 과다 섭취가 고혈당을 만드는 것은 그 과일이 ‘건과일’일 때 특히 그렇다. 포도 한 송이는 먹기 힘들지만, 건포도 20개는 쉽게 먹을 수 있다. 게다가 건과일은 수분이 제거된 상태라 영양분만 남아있어 과다 섭취 시 문제가 된다.

3. 주스로 먹을 때는 적게 먹자

배 하나를 다 먹기 어렵지만 배 여러 개를 갈아 만든 주스는 1L도 먹을 수 있다. 그만큼 당분 섭취도 많아진다. 과일을 주스로 먹을 때는 주스 속에 몇 개의 과일이 들어갔을지를 생각해 보고 많이 먹지 않도록 하자.

4. 생과일로 먹자

우리나라 사람들의 과일 먹는 방식은 생과일을 잘라 먹는 방식이다. 생과일을 먹으면 당분 과다나 영양적인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5. 열대과일, 껍질은 먹지 말자

열대과일의 피토케미컬이 우리나라 사람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열대과일을 즐기되 피토케미컬이 많은 껍질부분은 제거하고 먹도록 하자.

차윤환 교수는 동국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식품공학과 석사를 취득하고, 연세대 생명공학과 박사를 취득하였다. 크라운제과 중앙기술연구소, 연세대 생물산업소재연구센터(BRC)에서 근무했다. 현재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SBS <좋은 아침>, EBS <부모> 등 다수 방송 및 언론매체에서 건강정보를 전하고 있다.

이기옥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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