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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의 건강비결] 간암 조기 발견 앞당기는 주역!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용한 교수2018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행운호 18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아파도 침묵하는 간, 정기검진과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지키세요!”

걸리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좀체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암이 있다. 침묵의 장기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암이 세력을 어느 정도 떨친 후에야 민낯을 드러낸다. 사실 간은 암에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렸다. 우리가 간의 경고를 들으려 하지 않은 것뿐이다.

간암은 다른 암보다 고위험군이 잘 밝혀져 있다. 고위험군이라면 간 건강을 철저하게 챙기고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모든 암이 그렇듯 간암도 조기에 발견해야 치료도 잘 되며, 생존율도 높다.

이러한 현실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용한 교수가 의사로서 가야 할 노선을 말끔하게 정하는 데 밑돌이 됐다. 더 쉽게 더 빨리 간암을 발견하고, 진행된 암을 치료하는 길을 닦는 것이다. 간암 조기 발견법과 새로운 간암 치료법을 활발하게 연구 중인 백용한 교수를 만나 간을 건강하게 지키는 법을 들어봤다. 

최신 간암 진단 분야 선구자

20년도 넘은 백용한 교수의 까마득한 인턴 시절. 그때는 지금보다 간경변증 합병증으로 인해 배에 복수가 차거나 식도의 정맥이 터져 피를 토하거나 간성혼수 증상을 보여 응급실에 오는 환자가 많았다. 의사가 된 이상 이토록 많은 이를 괴롭게 하는 간질환 연구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간과의 인연은 지금까지 수많은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백용한 교수는 최근 새로운 간암 치료법 연구와 더불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biomarker)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마커는 DNA, 대사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다. 간암 검사 중 하나로 간암 종양표지자(AFP) 검사가 사용되지만 30%의 간암 환자에게서만 수치가 올라가고 간암이 아닌데도 수치가 올라가는 경우도 있어 정확도가 떨어진다. 백용한 교수팀은 간암 진단 정확성을 높여줄 바이오마커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고 특허 출원을 했다.

또한 혈액으로 암의 미래를 예측하는 분야도 연구 중이다. 요즘 암 진단 분야에서 집중 조명을 받는 리퀴드 바이옵시(Liquid Biopsy, 액상 생체검사)다.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도 암의 진행이 빠르거나 느린지, 전이를 잘하는지 등 암의 특성을 알 수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백용한 교수의 이러한 노력은 많은 이가 간암 검진을 받으러 병원을 찾아야 빛을 발하게 된다.

“간암은 다른 암에 비해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해야 하는 고위험군이 분명하게 밝혀졌습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 간경변증, 장기간의 지나친 음주 습관, 간암 가족력 등이 있으면 간암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간암은 기존에 간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잘 생기기 때문에 간암 증상이 나타나도 기존 간질환의 증상으로 생각해버리는 일이 흔하다. 남자는 30세 이상, 여자는 40세 이상 간암 고위험군이라면 6개월에 한 번씩 자신의 간 상태를 점검할 것을 권한다.

▲백용한 교수는 쉽고 정확하게 간암을 초기에 발견하는 방법을 찾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지방과 간의 위험한 동거

간암을 예방하려면 간암의 원인이 되는 간질환 예방도 중요하다. B형 간염은 예방주사가 있으므로 항체가 없다면 접종한다. 예방주사가 없는 C형 간염은 주로 혈액 같은 체액으로 감염이 되므로 비위생적인 문신, 피부 시술 등을 피해야 한다. 술도 적당히 마셔야 한다. 만약 B형 간염, C형 간염이 있는 사람이 지나친 음주를 하면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간암만큼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최근 무섭게 늘어나고 있는 간질환이 지방간이다. 단순한 지방간은 별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정상 간이 100%의 기능을 한다고 할 때 지방이 낀 간은 70~80%밖에 기능할 수 없습니다. 평상시에는 괜찮지만 술을 많이 마셨거나 간에 안 좋은 약을 먹었다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전체 지방간 환자 중 10%는 지방간염이 되며 지방간염은 간경변증, 간암까지 진행할 수 있어 지방에 낀 불필요한 지방은 없애야 합니다.”

지방간은 약이 아닌 생활습관으로 해결해야 하는 질환이다. 술을 많이 마셔서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을 제외하면 지방간은 대부분 과체중이나 비만 때문에 생긴다. 체중이 줄어들면 지방간도 저절로 좋아진다는 것이다.

백용한 교수도 지방간이라면 할 말이 많다. 몇 년 전 한동안 일이 바쁘고, 회식을 자주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가 있었다. 그 후 체중이 늘었고 생각지도 못한 지방간이 생겼다. 간수치도 올라가 있었다.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라고 생각해왔던 터라 적잖이 놀랐다. 늘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했던 “체중의 10%만 줄여도 지방간이 확실히 좋아지니 운동하라.”던 당부를 자신에게 해야만 했다.

운동은 효과 좋은 지방간 치료제

간질환을 치료하는 의사에게 벌어진 지방간이라는 뜻밖의 난관. 백용한 교수는 환자에게 하는 조언을 그대로 실천했다.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워 체중감량에 돌입했고 얼마 안 가 불필요한 간의 지방이 사라졌다.

지방간 덕분에 중요성을 뼈저리게 실감한 운동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매주 월요일·수요일·금요일 아침, 백용한 교수는 출근 전에 운동한다. 서서히 속도를 올려 3~5km씩 빨리 걷고, 가벼운 근력운동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빨리 걸을 때면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는 느낌이 든다. 아침에 운동을 하면 피로가 덜 쌓이고 체력도 떨어지지 않아서 좋다. 요즘은 어떤 일보다 월·수·금 운동이 우선순위다.

“건강검진 빅데이터를 보면 성인 4명 중의 1명이 지방간이라고 합니다. 지방간은 간을 나쁘게 하기도 하지만 당뇨병, 고지혈증, 대사증후군과도 연관이 깊습니다.”

지방간이 있으면 당뇨병이 잘 생기고, 당뇨병이 있으면 지방간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된다. 간을 위해서도 혈관 건강을 위해서도 간에 쌓인 지방은 태워버려야 한다. 지방간 환자에게 운동을 시작하고 저탄수화물 식단으로 바꾸라고 강조하는 백용한 교수처럼 말이다.

▲백용한 교수는 지방간이 있으면 지방간염으로 발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당뇨병도 잘 생기므로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으로 지방간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핑계 대신 노력 강추!

건강해지고 싶지만 운동은 힘들다? 단정 짓기 전에 생각해보자. 건강을 잃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 있는지. 스트레스도 이와 다르지 않다. 스트레스 때문에 살이 찌고 지방간이 생겼다? 달콤하고 자극적인 음식이 아니어도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백용한 교수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좋은 거 가까이 하기다. 백용한 교수는 뜻이 맞는 사람과 대화하며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 때로는 휴대폰을 끈 채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러 클래식 음악회에 간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나면 진료실에서 웃으며 환자를 맞을 수 있는 활력이 충전된다.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위한 일을 하면 더 나은 삶이 펼쳐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 가지 더! 간의 침묵을 두고두고 원망하기보다 미리미리 간을 건강하게 유지하자. 백용한 교수가 추천하는 간을 행복하게 하는 법은 다음과 같다.

오늘부터 실천! 간을 건강하게 지키는 5가지 습관

1. 불필요한 약 복용 금지!

모든 종류의 약은 간에서 대사되며 그 과정에서 해로운 독성물질이 생길 수 있다. 안정성과 효과가 검증된 약을 꼭 필요한 경우에만 먹는다.

2.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적당한 운동은 지방간을 예방하고 건강한 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3. 술은 적당히 마신다

지나친 술은 간경변증, 간암 등 심각한 간질환의 원인이 된다.

4. 간에 나쁜 것을 먹지 않는다

다른 사람은 먹고 효과를 봤던 식품일지라도 간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독처럼 작용할 수 있다. 새로운 건강기능식품 등을 먹을 때는 미리 전문의와 상의할 것을 권한다.

5. 건강하게 먹는다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먹고, 너무 기름진 음식이나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는 피한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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