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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의 건강칼럼] 암의 시작은 만성피곤증부터…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정상세포로부터 변이된 암세포는 정상세포 시절에는 내보내지 않던 암세포 특유의 정보, 기미(scent), 흔적 등을 피 속으로 흘려 내보낼 수밖에 없다. 이 흔적을 추적하여 암을 재빨리 알아내는 방법을 바로 ‘혈액정밀검진’이라고 하며 조기암 발견에 이용되고 있다.

M사장은 강남의 큰손으로 사채시장에 이름나 있다. 한때는 강남 일대와 서울 근교에 부동산 투자로 거금을 굴렸었지만 지금은 금융시장에만 조용하게 알려져 있다.

그의 일상은 여행과 골프였다. 그러던 어느날 골프장에서 넘어져 긴급히 B대학병원으로 실려갔다. 뇌혈관장애(중풍)나 신경기능장애를 맨 먼저 의심하여 CT촬영을 하였으나 별다른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사장은 배도 아프고 소변이 탁하고 거품도 심하였다. 피곤증, 현기증, 두통, 구역질 등이 동반되었다. 그래서 이튿날 또다시 MRI촬영까지 하게 되었다. 그것을 받고나니 이제는 더 죽을 것만 같았다. 눈알이 빠지는 듯 아프고 귀에서 소리도 나고 너무나 피곤하여 움직일 수가 없었다. 혈액검사에서는 몇 가지 검사항목 수치가 정상치의 상한선까지 올라가 있었고, 당뇨병이 간헐적으로 심해졌다가 또 정상화 되었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고혈당증 치료를 시작하자마자 이내 증세가 호전되었다. 그러나 수일이 지나자 다시 피곤증이 더 심하게 느껴졌다. 혈당치도 더 올라갔다. 당뇨병 치료약을 더 올렸지만 증상은 더욱 나빠졌다.

정밀혈액분석 결과 M사장은 췌장선암(腺癌, adenocarcinoma)으로 판명되었다. 그래서 췌장 기능이 떨어지고 인슐린 분비량이 감소되었었다. 피로와 두통, 당뇨병 등은 췌장암의 단순한 증상들에 불과했던 것이다.

M사장은 당장 개복수술의 필요성이 적었으므로 우선 항암제 치료를 받기로 했다. 화학요법 치료를 받는 동안에 무척 괴로웠으나 그 후 병세는 놀라울 정도로 호전되었다. 화학요법만으로도 암이 관리되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수년이 지난 오늘도 그는 강남 사채시장의 큰손으로 남아있다. 다만 가끔씩 혈액정밀검사를 받아볼 뿐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사망원인은 뇌혈관장애와 악성종양 그리고 성인병이 Big 3로 되어있다. 뇌혈관장애나 성인병의 첫 시작 증상은 아무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암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그저 만성피곤증으로 나타날 뿐이다.

그러나 정상세포로부터 변이된 암세포는 정상세포 시절에는 내보내지 않던 암세포 특유의 정보, 기미(scent), 흔적 등을 피 속으로 흘려 내보낼 수밖에 없다. 이런 것들을 ‘암 표지자’라고 한다. 이 흔적을 추적하여 암을 재빨리 알아내는 방법을 바로 ‘혈액정밀검진’이라고 하며 조기암 발견에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더 비싸고 어렵고 힘들고 거대한 검사를 해야만 암을 빨리 찾는 것인 줄로 착각하고 있다. 실상 CT나 MRI 등은 암이 훨씬 더 커진 다음에야 확인될 수 있는 것이다. 큰 사고가 없는 한 인간은 대부분 암과 성인병으로 인생을 마감하게 되어있다. 이것은 정기적인 혈액정밀검사로 그 시작과 진행을 알아볼 수 있다. 아주 거대하고 비싼 검사를 해봐야만 되는 것이 아니다.

김형일  seoulm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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