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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재혼 그 후… 다시 행복 찾는 법2018년 01월 건강다이제스트 희망호 96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제목처럼 누구나 ‘이번 생은 처음’이다. 누구나 머뭇거리고, 실수하고, 후회한다. 인생은, 특히 결혼은 생각지도 못한 문제의 연속이다. 감당할 수 없는 문제로 생각지 못한 이혼을 하기도 하고, 거스를 수 없는 이유로 배우자를 떠나보내야 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아팠던 만큼 더 행복해야 하지만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도 결혼은 망설여진다. 재혼이라는 부담스러운 이름 때문이다. 자녀라는 예전과 달라진 조건 때문이다. 하지만 스스로 색안경을 끼지는 말자. 재혼해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몇 가지만 지킨다면 말이다. 재혼으로 다시 행복을 찾는 법, 알아본다.

CASE 1. 재혼을 후회하는 남자 이야기

이혼한 후 외롭게 지낸 A 씨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 마음이 참 따뜻한 B 씨다. A 씨는 이 여자와 함께 살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전남편과 이혼한 후 쭉 B 씨가 키우고 있는 두 딸아이가 걸렸다. 그래도 B 씨를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다.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두 아이를 자신의 자식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B 씨에게 이 이야기를 하자 뛸 듯이 기뻐했다. 자기가 더 잘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가족만 초대해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초등학생인 B 씨의 아이들은 A 씨를 무척 불편해했다. 무슨 말을 하다가도 A 씨만 나타나면 입을 꾹 다물었다. 외식도 거부했고 옷을 사준대도 싫다고 했다. 나름대로 농담도 건네고, 비싼 선물도 내밀었지만 도통 가까워질 틈을 주지 않았다. 아내가 A 씨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횟수가 점점 늘었다.

그러다 일이 터졌다. 큰 아이의 생일 전날이었다. 큰 아이가 예전처럼 아내의 전남편과 넷이 생일파티를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아내는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아이를 크게 나무랐고 아이는 몰래 집을 나갔다. 몇 시간 후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잠깐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집 앞에서 친아빠와 함께 있는 아이를 만났다. 친아빠를 찾아간 아이를 달래서 데리고 온 모양이었다. 친아빠와는 환히 웃는 아이를 보니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집에 온 아이를 더 크게 혼냈고 아이는 아빠와 살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보다 못한 A 씨는 밖으로 나왔다. 자신만 잘하면 두 아이의 좋은 아빠가 될 줄 알았다. 아이의 마음은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 자신했다. 그런데 이건 마치 자신 때문에 행복한 가정이 깨진 꼴이었다. ‘왜 굳이 재혼했을까?’ 후회가 밀려왔다.

CASE 2.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여자 이야기

C 씨도 이제는 남들처럼 행복해지고 싶었다. 사별하고 혼자 사는 여자라고 무시하는 눈빛도 지긋지긋했다. 무엇보다 이제 독립해서 제 앞가림하는 아이들이 좋은 사람이 있으면 만나보라고 적극적으로 나왔다. 큰돈을 들여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하고 그곳에서 소개해준 남자를 만났다. 운이 좋았는지 두 번째로 소개받은 사업가 D 씨가 느낌이 좋았다. 나이는 2살 어리지만 믿음직한 사람이었다. 매사에 분통터지게 답답했던 전남편과 달리 합리적이고 똑 부러지는 모습에 점점 마음이 갔다. 장성한 아들이 한 명 있었지만 해외에서 살 예정이라는 것도 사랑의 불을 붙이는 데 한몫했다. D 씨가 결혼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여 만난 지 4달 만에 두 사람은 살림을 합쳤다.

살림을 합치고 C 씨가 경제권 이야기를 꺼내자 남편은 무척 당황했다. 잠시 고민하더니 앞으로 돈은 따로 관리하자고 했다. 자신을 못 믿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지만 만난 지 얼마 안 됐으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서운한 마음이 들 만큼 돈에 관해서는 조금의 손해도 보려 하지 않고 재산도 공개하지 않았다. 서운한 마음은 점점 불만으로 바뀌었다. 사랑받는 아내가 아니라 생활비를 벌어오고, 밥해주고, 집안일 해주는 여자로 취급받는 것 같았다.

그러다 우연히 남편이 운영하는 회사의 사업자등록증을 보게 됐다. 분명 남편이 사장인데 회사 대표는 모르는 여자였다. 나중에 알게 됐다. 그 이름은 전처의 이름이었다. 배신감에 치가 떨렸다. 그렇게 돈에 관해서는 확실한 사람이 10년 전에 이혼한 전처와는 이런 관계를 맺고 있다니 자존심이 상했다. 잘 알아보지도 않고 덜컥 재혼한 자신이 미워졌다.

우리가 몰랐던 재혼이라는 축복

첫 결혼은 모두의 축복을 받는다. 그러나 재혼은 많은 경우 축복보다 우려가 앞선다. 어떤 일이든 처음이 어렵고 두 번째는 더 쉽다지만 결혼은 아니다. 재혼이 훨씬 결정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행복이다. 재혼해서 행복해질 수 있다면 못할 이유는 없다. 누가 뭐래도 가족은 힘든 세상을 즐겁게 살 수 있게 한다. 존재 자체만으로 행복한 것도 가족이다. 그리고 우려와는 달리 재혼이라 더 좋은 점도 분명 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은 “재혼 부부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부족한 부분, 잘못된 생활 습관, 안 좋았던 문제 상황 등을 피해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초혼은 나이도 어렸고 미성숙한 부분이 많아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삶을 보는 관점도 단순했다. 그러나 녹록지 않은 결혼 생활과 세월의 흐름이 합해지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게 된다. 가족의 중요성도 더 절실하게 깨닫게 되어 ‘자신’보다는 ‘우리 가족’이라는 틀에서 문제를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초혼보다 먹고 사는 문제와 자녀 양육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둘만의 생활, 즉 부부 중심으로 살 좋은 기회인 것이다.

재혼 갈등 어떻게 풀까?

재혼과 초혼의 가장 다른 점은 ‘다시’ 새로운 가족을 꾸린다는 것이다. 초혼이라는 과거를 안고 ‘다시’ 행복해지기까지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 김숙기 원장은 재혼했을 때 흔한 갈등의 이유와 해결법을 연령대별로 나눠서 소개한다.

1. 30~40대 재혼 부부의 단골 갈등과 해결법

자녀와의 불화 : 각자 데리고 온 자녀가 있으면 자녀끼리 갈등하는 일이 흔하고 새 부모와도 갈등이 잘 생긴다. 심지어 새로운 형제가 생기면서 원래 형제 사이에 금이 가기도 한다.

아직 어린 자녀는 부모의 사랑에 예민하기 때문에 자기 부모가 새로운 형제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면 상처를 많이 받는다. 또 떨어져 지내는 친부모와 정기적으로 만나면 새 부모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 아이에게 섣불리 새 부모를 엄마, 아빠로 부르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 부모로서 할 일을 하면서 마음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 이혼한 경우라면 아이는 새 부모와 가까워지는 것이 친부모에게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충성심의 갈등(핏줄 의식)’을 느끼는 것이다. 새 부모는 그 마음을 이해하고 이혼한 친부모 흉을 보는 등의 행동을 하면 안 된다.

● 사별한 경우라면 사망한 부모를 충분히 슬퍼하고 기억하고 소중히 여기도록 배려해서 서서히 그 기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 배우자와의 관계 의심 : 자녀가 있으면 전 배우자와 왕래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둘의 사이를 의심하는 일이 있다. 사별했다면 사망한 전 배우자를 못 잊고 그리워한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 끊임없는 대화와 투명한 관계가 정답이다. 재혼 가족은 처음에는 가족으로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고 처음부터 가족다움을 기대하지 말자.

2. 50대 이상 재혼 부부의 단골 갈등과 해결법

경제적인 문제 : 각자의 삶이 있다가 살림을 합쳤기 때문에 생활비, 보험, 공과금 등으로 갈등을 많이 겪는다. 경제적인 부분을 합치지 않고 따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내 돈, 네 돈 따지게 되고 이 때문에 마음이 상하기 쉽다.

● 돈은 무척 예민한 부분이므로 불만이 있어도 말을 못 하는 재혼 부부가 많다. 하지만 그냥 두면 더 큰 갈등으로 번지므로 드러내놓고 이야기해서 합의점을 찾는다. 씀씀이, 저축 정도를 충분히 시간을 갖고 조율해 나간다.

생활 방식의 차이 : 따로 살아온 세월이 긴 만큼 자기만의 생활 방식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생활 방식을 합의하지 못하면 싸우고 화해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 자신만의 잣대로 상대를 판단하고 비난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본다.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삶의 방식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도 방법이다.

행복한 재혼의 조건

아팠던 만큼 더 행복해야 하는 재혼. 만약 재혼을 앞두고 있다면 어떤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까?

첫째, 재혼을 서두르지 않는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상대방을 파악한다.

둘째, 돈 문제를 해결하거나 합의한 후 재혼한다. 유산 등 앞으로 벌어질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 정리하고 결혼한다.

셋째, 전 배우자와는 비교하지 않는다. 비교가 시작되는 순간 불행도 시작된다.

넷째, 사랑을 확신한다. 상대를 믿고 믿음을 주려 노력한다.

다섯째, 자녀에게 당당히 재혼 사실을 알린다. 부모의 행복을 바라지 않는 자녀는 없다. 미안해하지 말고 설득과 기다림을 통해 당당히 축하를 받자.

초혼이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면 재혼은 이미 그려진 그림 위에 덧칠해서 다른 그림으로 바꾸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전에 그렸던 과정을 기억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더 멋진 그림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 재혼 부부는 두 배로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

TIP. “아무리 좋아도 이런 사람과는 재혼하지 마세요!” 재혼할 준비가 안 된 사람 구별법

1. 연애만 하는 사람

2. 양다리 걸치는 사람

3. 투명하지 않은 사람

4. 소통이 안 되는 사람

5. 자녀에 너무 집착하거나 무관심한 사람

6. 과거에서 머물러 있는 사람

7. 자기 상처에서 벗어나지 않은 사람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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