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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의처증·의부증 의심을 믿음으로~ 바꾸는 법2017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열매호 88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

당해본 사람은 미치고 팔짝 뛸 일이라고 한다. 사람 속을 뒤집어 보여줄 수도 없고 답답해 죽을 지경이라고 한다. 더 절망적인 것은 배우자의 의심이 사뭇 진지하다는 것이다. 그 사람 눈에 비친 배우자는 바람난 것을 인정하지 않는 파렴치한 사람이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외도를 의심받는 많은 배우자는 이혼을 향해 갈 수밖에 없다. 의처증·의부증은 그렇게 부부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간다. 믿어 달라고 해도 믿지 않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시시각각 배우자를 꽁꽁 옭아매는 의심을 믿음으로 바꾸는 법을 알아본다.

CASE 1. 용서받지 못한 남편 이야기

이미 사과하고 용서받고 끝난 일이었다. 적어도 창석 씨(가명)에게는. 그러나 아내는 진정한 용서를 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니 아내에게는 여전히 이미 현재 진행 중인 일이다. 몇 달 전 직장에서 창석 씨를 유난히 잘 따르는 10살 어린 여자 후배를 차에 태워 퇴근 후 집까지 몇 번 데려다준 일은 지금도 후회된다. 어느 날 밤 아내는 그 후배가 집까지 데려다줘서 고맙다고 보낸 메시지를 읽어버렸다. 발뺌할 수도 없었다. 며칠 전에, 몇 주 전에 데려다줘서 고맙다고 보냈던 메시지까지 모두 읽어버렸다.

아내는 10살이나 어린 여자와 바람이 났다고 폭발했다. 변명했다. 집이 가까워서 태워다 준 것뿐이라고. 아내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는 아니라고. 아내는 믿지 않았다. 진심으로 빌었다. 다시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고 따로 연락하지 않겠다고 2주 동안 빌었다. 아이들 이름을 걸고 각서도 썼다. 다시는 가족이 아니면 어떤 여자와도 단둘이 차를 타거나 식사를 하지 않겠고, 만약 이를 어겼을 시 모든 재산과 아이들 양육권을 아내에게 넘긴다고 썼다.

그렇게 겨우 아내에게 용서를 받았다. 미안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할 만큼 했으니 예전의 사이로 돌아갈 줄 알았다. 오산이었다. 컴퓨터에서 아내가 다운받은 창석 씨 차 블랙박스 영상 목록을 보고 당황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카드 명세서에 이름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모텔 상호가 아니냐고 의심했다. 아니라고 말해도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라고 진지하게 물었다. 억울했지만 그냥 넘겼다. 그러다 어제 기절 직전의 일을 겪었다. 1박 2일 출장을 다녀와서 무심코 자신의 차 내비게이션 최근 목적지를 봤다. 놀랍게도 그 여자 후배의 집 주소가 최근 목적지였다. 아내가 그 집에 찾아갔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떨리는 손으로 최근 목적지를 더 검색해 봤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가 그 집에 찾아간 적이 무려 4번이었다. 아내가 진심으로 무서워졌다.

CASE 2. 이혼 소송을 알아보는 아내 이야기

또 시작이었다. 남편의 의심에 영휘 씨(가명)는 진절머리가 났다. 뜬금없이 휴대폰을 달라고 하는 남편이었다. 큰 싸움이 될 것 같아 말없이 남편에게 휴대폰을 줬다. 남편은 불심검문이라도 하듯이 메신저, 통화 목록, 인터넷 커뮤니티 댓글, 심지어 인터넷 뱅킹 내역까지 훑어봤다. 10분 동안 휴대폰을 뒤진 남편은 그제야 다시 휴대폰을 줬다. 휴대폰을 받는 순간 모욕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시작은 일 년 전이었다. 이맘때 대학 동창 딸이 결혼한다고 해서 남편과 결혼식장에 갔다. 거기서 대학 때 잠깐 연애했던 동창을 만났다. 헤어진 지 30년이 흐르고 50대가 되어서 보니 반가웠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먼저 인사를 했다. 남편에게도 소개해줬다.

남편이 누구냐고 묻자 동창이 답했다. “대학 때 첫사랑이요.” 남편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 동창이 장난이라고 해도 남편의 얼굴색은 여전했다.

집으로 온 남편은 누구냐고 추궁했다. 있는 사실 그대로 대학 때 잠깐 사귄 남자였고 헤어질 때 보고 30년 만에 처음 봤다고 했다. 알았다고 한 남편은 그 후 완전히 변했다. 사실 예전에도 연락이 안 되거나 술을 마시고 들어오면 바람을 의심하곤 했던 남편이었다. 말뿐이던 그때와는 사뭇 달랐다. 전화도 자주하고, 어디 가느냐고 꼬치꼬치 물었다. 병원에 간다고 혼자 나온 날은 영상통화까지 해서 병원인 것을 확인했다. 통장도 자신이 관리한다고 해서 넘겨줬다. 처음에는 불안해 보이는 남편을 생각해 바깥출입을 줄였다. 별로 나아지는 것이 없었다. 출근했다가 가끔 집에 불쑥 들어오는 등 의심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의심했다. 억울해서 차라리 이혼하자고 했다. 돌아온 남편의 말이 가관이었다. “내가 이혼을 왜 해! 이혼하면 누구 좋으라고. 간통죄도 폐지됐는데!”

피 말리는 1년을 살았는데 남은 생도 이렇게 살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영휘 씨는 이혼 소송에 대해 알아볼 생각이다.

사랑으로 둔갑한 의처증·의부증

만약 사람의 속마음을 보여줄 수 있다면 적어도 의처증·의부증으로 이혼하는 부부는 없을 것이다. 이혼으로까지 치닫는 의처증·의부증은 해결이 만만치 않은 부부 문제 중의 하나다. 의처증·의부증은 망상장애의 한 종류로 질투형 망상장애라고 불린다.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이 밝히는 의처증·의부증의 사고와 행동은 다음과 같다.

① 배우자에게 집착한다.

② 끊임없이 의심한다.

③ 배우자를 믿지 않는다.

④ 돈을 빼돌린다고 의심한다.

⑤ 전화를 못 받으면 바람피우는 중이라고 단정한다.

⑥ 버림받을까 봐 불안하다.

⑦ 옷에 묻은 고추장도 여자의 립스틱이라고 단정한다.

⑧ 키스를 많이 해서 입이 부었다, 섹스를 너무 많이 해서 성기가 부었다는 등 신체 변화를 바람과 연결해서 의심한다.

⑨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려고 자신을 감시한다고 생각한다.

⑩ 직원, 동창 등 배우자와 오랜 시간 같이 있는 이성을 지목해 없는 이야기를 만든다.

⑪ 낮은 자존감과 사회적인 고립감을 가지고 있다.

배우자를 의심하는 이유

사실 의심받는 사람도 괴롭지만 의심하는 사람도 괴로운 것이 의처증·의부증이다. 이들은 왜 배우자가 끊임없이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하는 걸까?

김미영 소장은 “의처증·의부증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 기질적 요인, 생화학적인 요인, 가정환경적인 요인 등 다양하다.”고 밝히고 “상담 현장에서 느낀 가정환경적인 요인을 보면 성장기에 배척을 당해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발견된다.”고 설명한다. 배우자의 외도를 끊임없이 의심한다면 아래와 같은 일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

▶ 어린 날 원치 않은 이별로 분리불안이 생긴 경우

▶ 어릴 때 차별받아 피해의식이 있는 경우

▶ 학교 왕따나 폭력 경험

▶ 어머니나 아버지의 외도 경험

▶ 부모님의 재혼

▶ 결혼 전 배우자의 양다리 교제

▶ 전 혼의 이혼 사유가 배우자의 외도였을 때

의처증·의부증이 있는 사람은 특히 부모님의 외도를 겪은 일이 많다. 아버지의 외도를 본 여자는 아버지의 외도로 생긴 어머니의 고통을 공유하면서 그것을 자신의 고통으로 만든다. 남자는 바람을 피우는 존재라고 생각해 남자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려고 하지 않는다. 반면 어머니의 외도를 본 남자는 여성상이 왜곡되어 아내를 구속하고 통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의처증·의부증인 배우자는 이미 경험한 버려짐에 대한 공포가 있어서 현재 상황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여 관계에 불안을 느끼며 의심한다. 가장 문제는 배우자가 외도한 증거가 없거나 근거가 없어도 외도라고 확신하는 것이다.

집착 아닌 병 의처증·의부증, 의심을 믿음으로 바꾸는 법

의처증·의부증이 있을 때 보통 의심하는 배우자는 이혼하고 싶지 않은 것이 보통이고, 의심받는 배우자는 너무 화가 나고 고통스러워 이혼을 원하는 일이 많다. 그래도 이혼은 쉽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 의심을 믿음으로 바꾸는 법을 소개한다.

1. 의심하는 배우자는 이렇게!

김미영 소장은 “의처증과 의부증은 질병”이라고 강조한다. 그것도 자신은 모르는 질병이다. 하지만 배우자나 가족이 확고한 망상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릴 수 있다. 그 마음의 고통을 이해하면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치료를 받도록 설득하는 것이 좋다.

김미영 소장은 “스스로를 괴롭히는 자신을 자각하도록 전문가의 상담이나 약물치료를 받고, 사랑하는 사람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2. 의심받는 배우자는 이렇게!

의심하는 배우자에게 “난 당신을 절대 버리거나 떠나지 않는다.”고 확실히 말해준다. 함께하는 시간을 최대한 늘리고 사랑표현을 자주 한다. 칭찬, 인정, 지지 등으로 배우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끼게 해주면 좋다.

간혹 의심이 도를 넘어 어렵게 찾은 상담소나 병원에 가도 상담사나 의사가 배우자와 짰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나마 남아 있는 정까지 떨어지는 상황이지만 의처증·의부증은 병이라는 생각으로 더 노력해보자.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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