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건강다이제스트 명의의 건강비결
[명의의 건깅비결] 간질환 치료 스페셜리스트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조용균 교수2017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열매호 16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과거를 잊고 오늘을 즐기면 건강해집니다!”

흔히 남 일에 관심이 많고 참견하는 사람을 오지랖이 넓다고 한다. 그래서 오지랖이 넓다는 말은 보통 안 좋은 의미로 쓰인다. 그런데 ‘큰 병에 걸렸다.’, ‘얼마 못 살 것 같다.’고 말하는 일이 숱하게 벌어지는 진료실에서는 좀 오지랖이 필요하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조용균 교수는 알아주는 ‘진료실의 오지라퍼’이다. 날벼락 같은 간암이 발견되면 가족처럼 안타까워하고, 하염없이 우는 보호자의 슬픔을 공감하며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간질환과 긴긴 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이들을 공동운명체라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소화기내과 병동에서의 인기는 유명 아이돌 부럽지 않다. 조용균 교수와 대화를 하려고 회진을 기다리는 ‘조용균앓이’ 중인 환자가 많다. 만나는 이마다 유쾌한 기운을 듬뿍 나눠주는 조용균 교수의 건강 이야기를 들어봤다.

나를 아프게 했던 간을 파헤치다

자는 시간도 아끼고 아껴 공부하던 고3 때였다. 이름도 생소한 A형 간염에 걸렸다. 학교에 가서 공부해도 모자랄 그때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 그렇게 아파보긴 처음이었다. 의대에 진학하자 자연히 간을 주목했다. ‘도대체 간이 뭐기에 그토록 아팠을까.’ 그 호기심이 조용균 교수가 간질환 치료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조용균 교수가 30년 넘게 간질환을 치료하는 동안 점점 발병하는 간질환의 종류가 달라졌다. 전에는 바이러스 전염에 의한 B형 간염이 대세였지만 지금은 예방접종, 치료제 개발 등으로 감염성 간질환은 크게 줄었다.

반면 알코올 간질환과 비알코올 간질환은 증가 추세다. 잦은 음주, 운동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크게 늘고 있다. 조용균 교수도 이러한 변화를 일찍이 짐작했다. 그래서 비알코올 간질환을 주요 연구 분야로 정해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50편, 국외에서는 40여 편의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요즘 특히 급격히 늘고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일부에서 지방간염, 간경변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체중 감량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더구나 지방간과 당뇨, 고혈압 등 대사질환이 같이 있으면 서로를 더 나빠지게 합니다. 예를 들어 지방간과 당뇨병이 같이 있으면 당뇨병성 망막증, 신장질환 등이 빨리 오고 지방간도 더 심해지는 것입니다.”

즉 지방간과 대사질환이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고 있는 형국이다. 적절한 운동, 흰쌀밥 대신 잡곡밥 먹기, 흰 설탕 안 먹기, 비스킷과 초콜릿 같은 간식 안 먹기,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지방간도, 대사질환도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

▲조용균 교수는 지방간과 대사질환이 같이 있으면 서로를 더 나빠지게 하므로 체중감량, 규칙적인 운동, 식단 조절 등을 통해 이들 질환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카르페 디엠’이 곧 행복

조용균 교수는 알코올 간염 같은 알코올 간질환이 늘고 있는 이유로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과 미래를 지나치게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꼽는다. 과거를 후회하며 한잔하고 미래의 불안을 지우려고 한잔한다. 이런 날이 반복되고 반복되면 알코올 간염,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노자의 말 중에 ‘우울한 사람은 과거에 살고, 불안한 사람은 미래에 살고, 평안한 사람은 현재에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살아보니 그 말이 맞아요. 평안하다는 것이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건강이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현재를 즐기고 살면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용균 교수 역시 과거 후회와 미래 걱정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산다. 지금 힘들면 좀 쉬어가고, 스트레스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날그날 풀어버린다. 오늘 일에 온전히 집중하고 에너지를 쏟으면 자연히 나중 일도 잘된다.

또한 술은 간도 망치지만 인간관계를 끊어 정신적인 불안과 결핍을 느끼게 하는 주원인이다. 술로 현실을 피하다 보면 가족과 주변 사람이 떠나는 것이다. 함께할 사람이 없다는 현실은 더 술에 의지하게 만든다. 결국 남는 것은 외로운 마음과 병든 몸뿐이다.

상습적으로 과음과 폭음하고 있다면 이제 술 대신 인간관계에 재미를 붙여보자. 자신을 진정으로 위하는 이가 있다면 술 없이도 위로받을 수 있고, 술 없이도 불안을 떨칠 수 있다.

몸에 쏟는 정성을 마음에 쏟자!

우리는 흔히 건강하면 몸 건강을 말한다. 조용균 교수는 몸 건강보다 마음 건강을 챙기는 자세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는 두 가지 이유다. 첫 번째 이유는 마음이 불안해서 위장장애가 생기는 것처럼 마음이 아파서 몸이 아픈 일이 많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몸을 건강하게 바꾸려고 하는 행동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만드는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목표한 만 보를 못 걸어서 스트레스 받고, 먹기로 다짐한 건강식을 못 먹어서 스트레스 받는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건강을 잃기도 한다.

조용균 교수는 마음을 건강하게 바꾸는 방법을 두 가지 제안한다. 첫 번째는 취미 생활이고 두 번째는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 시간을 내는 것이다. 더 자세하게 말하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과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나이가 쉰이 넘고 나니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취미가 한두 개는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도 앞으로 동호회 같은 공동체 안에서 함께 하는 운동을 할 계획입니다. 운동을 여럿이 하면 지치고 힘이 빠져도 같이 하는 사람이 힘이 되어준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저절로 대화할 사람도 생기고, 외롭지도 않아서 좋죠.”

조용균 교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신나게 하며 아파트 주변을 걷고 근처 호수공원을 걷는다. 이런 시간을 가지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이 유쾌해진다. 현재의 감정을 표현하고, 마주 보며 깔깔깔 웃고, 웃는 가족의 모습에 미소 짓다 보면 내일을 살아갈 에너지가 충전된다.

▲ 조용균 교수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오늘을 즐기며 사는 것이 건강과 행복을 얻는 길이라고 말한다.

간의 침묵을 이기는 정기검진

간은 병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그래서 침묵의 간으로 불린다. 하지만 그 침묵이 문제다. 간에 질병의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심각한 경우가 많다. 이러면 회복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간은 간질환 조기 발견을 위한 주기적인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간질환이 있다면 3~6개월에 한 번 정도 주기로 검사하는 것이 적당하다.

간처럼 굉장히 오래 참고 침묵하며 사는 것은 좋지 않다. 마음의 병은 간처럼 표현하지 않고 참는 데서 오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간을 닮으면 좋은 점도 있다. 간은 2/3가 제거되어도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 큰 문제가 있었어도 툭툭 털어버리면 더 활기차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간처럼 말이죠. 과거보다 지금에 더 집중하고 지금을 즐기고 감사하는 생활로 바꿔보세요. 저절로 내일이 유쾌해질 것입니다.”

지금이다. 지금이 뭘 해도 되돌릴 수 없는 과거를 벗어날 가장 좋을 때다. 건강에 정해진 길은 없다지만 왠지 조용균 교수를 따라 현재를 즐기면 건강으로 가는 길을 찾을 것 같다. 밑져야 본전, 오늘부터 따라 해보자.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인터넷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유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이엔에프메딕스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