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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특별기획] 내 마음에 차곡차곡… 맺힌 응어리 말끔히~ 청소법

【건강다이제스트 | 박현아 기자】

【도움말 |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

2017년이 끝자락에 와 있다. 이맘때면 불안하면서도 설렌다. 한 해 동안 해놓은 일이 없어 불안하면서도 새해를 맞는 설렘이 마음 한 켠에서 불을 지핀다. 12월 달력을 떼면 곧 2018년이다. 생활습관을 바꾸고 삶의 방향성을 점검하는 가장 좋은 시기가 연말이다. 연말연시가 터닝 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비움 없이는 채움도 없을 터! 송년 디톡스는 필수다. 건강이나 수행을 위한 단식 얘기가 아니다. 웰빙 열풍에 맞춰 정신의 독소를 빼내는 멘탈 디톡스를 해보자는 것이다. 마음테라피는 건강에도 좋다. 한 해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는가? 누구는 직장을 퇴직하고, 누구는 이혼을 하고, 누구는 오랜 연인과 이별했을 것이다. 너무나 밉고 싫은 상사나 부하직원도 있을 것이다. 내 마음에 산처럼 쌓인 화와 울분, 실망과 슬픔 등 온갖 상처를 훌훌 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송년 디톡스의 노하우를 취재했다.

1 일부러라도 좋은 기억을 찾아라

갑오년을 잘 마무리하고 싶으면 내 마음에 맺힌 응어리만 봐선 안 된다. 그래선 새해를 맞을 에너지가 생기지 않는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화병연구센터장)는 “보통 한 해를 되돌아보면 좋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좋은 기억을 일부러 찾아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과거의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는 이유는 자신이 가진 자원이나 힘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런 작업 없이는 앞으로 나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좋은 기억을 끄집어내서 습관적으로 되새김질하면 새로운 계획이 생기고, 각오도 다져진다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이 공존한다. 그런데 한 해를 반추할 때 나쁜 기억은 쉽게 툭툭 튀어나온다. 한 가지 기억이 떠오른 후 계속 나쁜 기억만 연결된다. 반면 좋은 기억은 생각도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 작심하고 좋은 기억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기억에게 공평한 일 아닐까?

한 해 동안 좋은 기억이 없다면 3년을 거슬러 올라가자. 3년 안에 좋은 기억이 없겠는가? 아니면 어린 시절 초등학교 때 기억이라도 끄집어내라. 슬픔과 골이 깊을수록 성장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언젠가 좋은 결과가 나온다.

우선 명상이 추천된다. 명상과 비슷한 뇌 상태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가장 쉬운 것이 호흡과 걷기다. 들숨과 날숨을 내쉬며 같은 리듬을 반복하면 정신 상태가 안정된다. 걷기도 마찬가지다. 반복해서 걷는 동안 자신의 영혼과 신체가 대화를 한다.

똑같은 동작을 계속하면 내면에 깔린 생각을 꺼낼 수 있고,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가 되므로 과거의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기가 훨씬 쉽다. 또 동작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는 게 아니라 머리에 떠올려진 생각을 심화할 수 있다. 기억이 ‘방아쇠’로 작동해서 좋은 기억과 계속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큰 힘이 생긴다.

디톡스 호흡법은 ▶깊게, 약간 길게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고 ▶숨을 억지로 들이마시기보다 “후~” 하고 충분히 내쉬고 ▶복식호흡의 느낌으로 부드럽고 규칙적으로 하면 된다.

2 갈등의 당사자를 만나라

한 해 동안 내 마음에 쌓인 응어리는 어떻게 청소해야 할까? 김종우 교수는 “갈등의 당사자와 만나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정작 얼굴을 맞대면 아무 것도 아닌데 만남을 회피하다 갈등이 증폭됐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물론 진짜 만나기 싫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가 받은 상처가 그렇게 큰 상처인지 점검해보라. 상처를 지나치게 증폭시킨 것은 아닌지 골똘히 고민해보라. 뒤끝이 없는 사람이라면 별것 아닌 상처로 넘겨버릴 수 있다. 뒤끝이 많은 사람이라면 그 문제를 재평가하라는 것이다.

우선 문제 해결을 위해 싸울 용기를 갖되 해결하지 못할 것 같으면 포기하고 지혜롭게 받아들이자. 포기할 때는 어떻게 포기할 건지 확실히 해야 한다. 시어머니와의 갈등이라 내가 해결할 수 없다면 싫지만 해야 될 일로 바꿔야 한다. 숙제를 한다는 마음으로 정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내게 상처를 준 상대방이 용서되지 않는다면 애써 용서하기보다 고통받은 자기 자신을 어루만져줘야 한다. 나를 위해 그를 용서해야 하지만, 그래도 상대를 이해할 수 없다면 당당하게 화내고 분노하라. 시간이 약이다. 마음을 무심히 관찰하고 내버려두면 세월이 흘러 미운 마음조차 스르르 사라진다.

3 걷기 여행으로 힐링하라

묵은해를 정리하거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할 때 힐링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 특히 트레킹이나 걷기 여행이 권할 만하다. 제주 올레나 지리산 둘레길은 어떨까? 코스가 많아 고르는 재미가 있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 하룻밤에 4∼5만 원이면 민박집에서 숙박과 아침식사까지 해결된다.

여행은 가급적 동반자와 같이 다녀오자. 주변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를 동반자가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쯤으로 여겼다면 새해에는 달라져야 한다. 김종우 교수는 “가족이나 친구를 나의 동반자 위치에 끌어올려 함께 추구할 만한 것을 찾으라.”며 “중년 이후에는 동반자가 인생에서 있는지 없는지가 큰 차이가 난다. 한해를 돌아보면서 ‘동반자와 함께 다녀온 좋은 여행’이라는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 인생은 행복하다.”고 말했다.

송년 디톡스를 할 때 좋은 기억을 떠올리는 방법으로 걷기를 추천했지만, 마음에 울분과 화가 차오를 때도 걷기가 효과적이다. 같은 속도로 짧게는 30분 이상, 길게는 1시간 이상 걸어보자. 스트레스가 쌓였다면 가능하면 한 시간 이상 걸어야 디톡스가 된다. 무기력할 때는 시장을 걷고, 조용히 있고 싶다면 공원을 산책해보자.

4 성당이나 사찰에서 20분 명상을 하라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성당이나 사찰에서 한해를 정리하는 것도 효과 만점이다. 휴가를 내서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해보라.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면 평소 가고 싶은 성당이나 사찰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성당에 앉아 20분가량 십자가상을 바라본다거나 사찰 본당에서 석가모니를 물끄러미 바라보라. 마음의 응어리가 조금은 씻겨나갈 것이다. 아예 작정하고 108배를 하는 것도 좋다. 걷기나 호흡처럼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108배를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삶에 지쳤을 때 자신이 갈 만한 아지트는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 그게 종교시설이든 정신과이든 상관없다.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털어놓을 만한 공간이 있다면 브레인 디톡스에 도움이 된다.

5 버킷리스트와 일상의 목표를 만들라

자신이 가진 자원이나 힘을 확인했다면 새로운 출발을 위해 새로운 계획을 세울 때다. 인생의 버킷리스트와 일상의 목표, 두 가지 축이 다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당신이 청년이라면 시간이 많을 테니 서두를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당신이 중년이라면, 미안하지만 삶은 그리 길지 않다. 올 연말에는 내가 진짜 바라는 삶이 뭔지 자문해야 한다. 50대라면 70대에 내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라. 자신이 꿈꾸는 그 모습을 향해 꾸준히 걸어갈 수 있도록 목표를 정해야 한다.

젊은 사람들은 직업적 성취를 위해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지만 중장년층은 다르다. 현실에서 내려가는 목표를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종우 교수는 “나 역시 45세 되던 해 1월 1일에 채식을 시작했다. 중년의 새해 목표는 어떤 삶을 살까?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큰 목표보다 소소한 목표를 정하고 삶을 다운사이징(Downsizing·소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까지는 멋진 호텔에서 숙박하고 휴양지에 가는 게 낙이었다면 민박집에 묵으면서 걷기 여행을 하고 청국장을 먹는 식의 소소한 기쁨을 찾으라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목표보다 삶의 철학이 담긴 목표가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훨씬 유리하다. 내가 살아가면서 기쁨이나 활력을 주는 것을 찾아서 매일 혹은 매주 반복해야 마음테라피에 도움이 된다.

김종우 교수는 화병, 스트레스성질환 분야 전문가다. 현재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장 겸 화병연구센터장. 강동경희대 한방병원 기획진료부원장을 지냈다. 한방신경정신과학회 이사, 신심스트레스학회 이사 등을 맡아 활발한 학술 활동을 하고 있다.

박현아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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